[취재파일플러스] 美 전투기 사준 대가로 기술 이전해준다더니..딴소리

안현모 기자 입력 2015. 9. 22. 08:49 수정 2015. 9. 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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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꾸기, 어쩌면 이 정도는 약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화가 나는 사례가 있는데요, 미국이 수조 원어치 전투기를 팔아줬더니 계약서 서명이 끝나자 당시 약속했던 기술 이전을 거부하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건국 이래 최대의 국산 무기 프로젝트가 착수한 지 1년도 안 돼 치명적인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김태훈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2025년까지 미디엄급 전투기를 개발해 120대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전투기 KF-X 사업에는 총 18조 원이 넘게 투입됩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도움을 받아 시작했는데요, 이 KF-X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자장비가 현재 말썽입니다.

차세대 전투기 F-X 3차 사업에서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F-35 40대를 사준 대가로 미국은 우리에게 레이더 등 핵심기술을 이전해주기로 한미 군 당국이 합의했는데 미국 측에서 수출 승인을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총 4가지 기술로 AESA 레이더, 즉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더부터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비,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그리고 전자파 방해장비가 그 대상인데요, 우리 군이 몇 차례나 기술이전 허가를 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은 요지부동입니다.

이에 장명진 방사청장은 지난주 국감에서 우리 손으로 자체 개발하거나 국제 협력을 통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물론 국내 개발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통상 20~30년은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고, 또 유럽 몇몇 나라가 AESA 레이더 기술이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어처구니없는 꼴입니다.

미국으로부터 그냥 받기로 한 기술을 따로 돈을 내고 유럽에서 사와야 한다니요. 게다가 유럽에서 레이더를 사 온다 한들 이를 KF-X에 통합하려면 미국은 또 시비를 걸어올 겁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부터 미국의 F-35 대신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선정했죠. 미국에서 전투기를 살 때마다 자꾸만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물건을 팔 때는 기술이전이든 뭐든 다 해줄 것처럼 사탕발림해 놓고는 팔고 나면 안 해주겠다고 잡아떼고, 또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해당 기술이 보편화되면 그제 서야 기술을 이전해주는 모양새인데요, KF-X 완료 시점이 10년 뒤로 다가와서 이러다가 레이더 없는 전투기가 탄생할까 봐 걱정입니다. 

▶ [취재파일] "美, 핵심기술 이전 거부"…길 잃은 '한국형 전투기'
       

안현모 기자ahnhyunm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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