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 토크쇼서 "나도 난민이었다"며 적극대응 감성호소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의 유명 TV 토크쇼에 나와 "나도 어릴 때 난민이었다"며 유엔이 난민 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반 총장은 18일(현지시간) 오전 전파를 탄 CBS의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서 진행자인 콜베어와 농담을 주고받으면서도 난민 문제를 진지하게 거론해 시청자에게 심각성을 알렸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 데이비드 레터먼이 은퇴한 뒤 콜베어가 바통을 이어받아 진행하는 인기 토크쇼로, 최근 힐러리 클린턴과 조 바이든 등도 출연했다.
반 총장과 콜베어의 토크쇼는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시작했다.
콜베어가 화려한 스튜디오와 반 총장의 유엔 사무실의 비교를 요구하자 반 총장은 "내 사무실은 단순하다. 매우 매우 변변치 않다. 유엔을 방문하는 교황을 위해 스튜디오의 의자를 빌려줄 수 있느냐"고 물어 청중을 웃겼다.
콜베어가 "물론 빌려 줄 수 있다"고 답하자 반 총장은 "교황은 인간적이고 겸손한 사람이다. 의자를 좋아할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화제는 지난 16일 시작된 제70차 유엔총회로 넘어갔다.
콜베어가 "교통체증을 유발해 줘 고맙다"는 반어법으로 화제를 바꾸고 나서 현재 인권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조금 전까지와 달리 진지해진 반 총장은 "분쟁이 벌어졌을 때는 여성, 어린 학생, 가난한 사람 등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다"면서 "모든 유엔 회원국과 당국, 국제 공동체가 나서서 음식, 물, 교육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또 한국전쟁 때문에 직접 난민이 됐던 이야기도 소개했다.
"내가 여섯 살 때 한국전쟁이 터졌다. 고향을 떠나 산으로 도망갔다"고 말한 뒤 "유엔으로부터 음식, 물, 교과서를 지원받았다"는 말로 유엔의 역할을 내비췄다.
콜베어는 회원국 대표들의 유엔총회 연설을 염두에 두고 "임기 동안 가장 힘들게 했던 지도자가 누구냐"며 가벼운 이야기로 돌렸다.
반 총장이 "비밀이 많다. 은퇴하면 이야기하겠다"고 하자 콜베어는 준비해 뒀던 핑크빛 칵테일을 건네면서 이야기할 것을 종용했다.
이에 반 총장은 통상 각 대표에게 주어지는 15분을 훨씬 넘겨 100분 동안 연설했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을 거론한 뒤 "통역이 힘들어서 계속할 수 없다면서 손을 들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sungje@yna.co.kr
- ☞ 어린이집서 뜨거운 물에 영아 화상…벌금형 선고유예
- ☞ "식당 앞에서 공짜밥 주기" 마사회 도시락 제공 속내는?
- ☞ 여고 배구부 감독 선수 폭행 공방…경찰 조사
- ☞ 분당 탄천서 시내버스 다리 아래 추락…운전자 부상
- ☞ <연예계 위!아래!> '일과 사랑' 추자현 vs '논란' 케이블 프로그램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증명서 떼러 경찰서 갔다가…살인미수 피의자 16년 만에 덜미 | 연합뉴스
- 김연경이 맡는 흥국생명 어드바이저는…'비상근 조언자' 역할 | 연합뉴스
- 광주 북구 공무원 "부서장·구의원 힘들어" 유서 남기고 사망 | 연합뉴스
- '돈세탁' 페루 前대통령 부부 나란히 징역 15년 받아 | 연합뉴스
- 일가족 5명 살해 50대 용인으로 호송…범행동기 수사 | 연합뉴스
- 9호선 출근 열차 바닥서 '인분' 발견 소동…민원 10여건 | 연합뉴스
- 몸 은밀한 곳에 필로폰 숨겨 밀반입한 30대 2명 징역 8년 | 연합뉴스
- 'LG 창업자 4남' 구자두 LB인베 회장 별세…향년 93세 | 연합뉴스
- 이성배 아나운서, MBC 퇴사…홍준표 캠프 대변인 맡아 | 연합뉴스
- 20대 시보 경찰, 주점서 행패 부리다 입건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