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 "대통령 뜻" "까불지마"..친박 실세의 전화, 협박일까? 아닐까?

박홍두 기자 2016. 10. 1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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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검찰이 무혐의로 끝낸 친박 공천 개입 파문…당시 녹취록 내용 다시 보니 13일 열린 국회의 대검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선 지난 7월 터진 ‘새누리당의 친박 공천 개입 파문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검찰이 전날 새누리당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날선 추궁이 이어진 것이다.

먼저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물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1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강윤중 기자
-(노 의원) “대한민국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가?”



=(김 총장)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평등하다 생각하시나?”



=“그에 대해선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을 것 같다.”



-“20대 총선 선거사범을 다루는데 있어서 소속 정당과 지위를 가리지 않고 엄정히 수사한다고 하셨는데, 어제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수석을 무혐의 처분했다. 녹취록에 다 있는데도. 이게 정당한 수사결과 같은가? 대한민국 국민들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생각할까?”



=“그 부분에 대해 수사팀에서 법리검토를 거쳐서 판단한 걸로 안다.”

12일 검찰은 이 세 사람이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 ‘협박이 아니다’라고 결론 지었다. 사건의 핵심은 최·윤 의원과 현 수석이 일부 새누리당 총선 공천 신청자이 김성회 전 의원에게 했다는 ‘말들’이었는데, 검찰은 이들의 말이 “친분에 따라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 여론은 비판으로 들끓었다. 노 의원의 말대로 “도저히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일반적 대화가 아니다”라는 반박이 쏟아졌다.

이날 국감에서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던 검찰총장에게 노 의원은 “‘형 까불면 안된다니까’라는 등의 말이 협박이 아니란 말인가?”라고 직격했다.

추궁이 이어지자 김 총장은 이렇게 답했다. “가장 중요한 건, 김 전 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협박이라고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이다. 다들 친한 사이라서 어떤 얘기도 할 수 있고. 출마지역에 대한 정치적 조언 내지 약속이행 촉구 내용으로 받아들였을 뿐 자기가 협박이라고 생각 안한다고 김 전 의원이 명백히 진술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진술과 녹취록 전체를 보고 종합적으로 혐의가 없는 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당사자인 김 전 의원이 협박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취재해 보도한 이들 세 사람의 통화 녹취록 내용을 다시 꺼내봤다. 내용은 이렇다. 지난 1월말 경기도 화성에 공천을 신청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세 사람이 잇따라 전화를 걸어 지역구를 바꿀 것을 의논하는 장면이다.

다음은 윤상현 의원이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건 녹취록의 주요 발언이다.

= “빠져야 된다. 형.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지역구) 아니라니까” “XX 지역은 당연히 보장하지”



=(김 전 의원이 ‘ㄱ씨가 경선하라고 그럴 텐데’라고 우려하자)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지. 친박 브랜드로 ‘친박이다. 대통령 사람이다’…”



=“까불면 안된다니까” (김 전 의원이 ‘너무 심한 겁박을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자) “형이 얘기한 대통령 뜻을 가르쳐준 거 아냐. (현기환) 정무수석하고, (최)경환이 형하고, 나하고 대통령, 다 그게 그거 아냐”



=“형, 안 하면 사달 난다니까.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
/권호욱 선임기자

최 의원도 전화로 지역구를 옮기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최 의원) “사람이 세상을 무리하게 살면 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잖아. 자꾸 붙으려고 하고 음해하고 그러면 ○○○도 가만 못 있지” (공천 약속 보장에 대해선) “그건 ○○○도 보장을 하겠다는 거 아니냐”,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



=(‘그것이 VIP (대통령) 뜻이 확실히 맞는 것이냐’고 묻자) “그럼” “그럼”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도 전화로 거들었다.

=(현 수석) “서청원 전 대표에게 가서 나한테 얘기했던 것과 똑같이 얘기하라. ‘대표님 가는 데 안 가겠습니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라고 물어봐라” “나하고 약속을 한 것은 대통령한테 약속한 거랑 똑같은 것 아니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복잡해지는지 아느냐”



=(김 전 의원이 ‘이게 VIP 뜻이라면 따르겠다’고 말하자) “길어져 봐야 좋을 것 없다. 바로 조치하라,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고…”
/박민규기자

결과적으로 김 전 의원은 결국 화성갑 지역구를 포기하고 화성병으로 옮겼으나 당내 경선에 져서 총선에 나가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달 7일과 24일 김 전 의원과 윤 의원을 소환 조사했고, 최 의원과 현 전 수석은 서면조사만 했다.

‘정권 실세들에게 면죄부만 준 수사’라는 비판은 점점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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