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소송' 홍준표 vs 안상수, 악연은 고향에서도 계속
스타 검사 출신에다 당 대표까지 지냈고 고향인 경남에 내려와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는 공통점만으로도 친할 법도 하지만 창원광역시 승격 등 각종 현안들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견원지간'
두 사람은 대놓고 충돌하지 않는다. 다만 홍 지사가 작심하고 직격탄을 날리면 안 시장은 말을 최대한 아낀 채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 홍준표-안상수 질긴 악연의 시작은 '개 소송'
표면적으로는 '화해'했다는 얘기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질긴 인연인지, 악연인지, 감정의 골은 쉽사리 메워지지 않으면서 잠잠하다 싶으면 또 다시 충돌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이미 소문난 앙숙관계다.
홍 지사와 안 시장은 검사 선후배 관계다. 홍 지사가 안 시장보다 7기수 아래 후배다.
홍 지사는 노태우 정부 시절 실세인 박철언 전 장관을 구속 시킨 '모래시계 검사'로, 안 시장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스타 검사 출신들이다.
정치권에 입문해 15대부터 18대 총선까지 4선을 한 것도 똑같다. 당 대표도 거쳤다.
어찌보면 안 시장이 홍 지사보다 사시 기수나 나이로 봐선 선배이나 서로 선후배 대접을 하기보다 무시하는 분위기다.
이 때 유명한 홍 지사의 이른바 '개소리 소송' 폭로 건은 아직도 두 사람의 관계를 표현할 때 지금도 화자되고 있을 정도다.
당시 홍 지사는 "개가 짓는다고 옆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개 소리 때문에 화합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당내 화합, 국민 통합을 하겠냐"고 공격했다.
이에 안 시장은 "개를 열마리 키웠고, 우리 아들이 고3인인데 시끄럽고 냄새가 나서 공부를 못할 지경이었다"고 했다.
결국 승자는 안 시장이었다. 이후 안 시장이 당 대변인을 측근으로 임명하려 하자, 홍 지사가 최고위원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등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됐다.
◇ 고향와서도 현안마다 '티격태격'…창원광역시 논란
두 사람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고향으로 내려와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것도 닮았다. 다신 보지 않을 것 같은 '악연'은 고향에서 '인연'으로 다시 만났다.
홍 지사는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서 경남지사로 당선됐고, 안 시장은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장 도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6.4 지방선거 당시 홍 지사는 안 시장과 경남지사직을 두고 경쟁을 벌였다.
안 시장이 다른 경쟁자였던 박완수 전 창원시장을 지지하자 홍 지사는 "보온병 연대로 무엇을 해보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안 시장이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을 빗대 말한 것.
경남지사와 창원시장으로 만난 이후에도 충돌은 이어졌다.
마산로봇랜드조성사업, 야구장건립사업, 마산명품야시장조성사업, 부영주택 월영아파트 단지 건축 승인 등을 두고 홍 지사는 창원시가 딴지를 걸고 발목을 잡고 있다며 앞으로 공동 사업을 추진 않겠다는 선언까지 했다.
홍 지사는 이 때에도 안 시장을 향해 "정신 나가도 분수가 있지, 일개 창원시장이…"라며 거센 어조로 공격했다.
홍 지사는 지난 28일 도의회에서 창원광역시 승격과 관련해 "결국 되지도 않은 정책을 가지고 정치 투쟁만 하는 것"이라고 안 시장을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창원시 문제에 개입하면 정치보복 한다는 말이 나올 것 같아 개입하지는 않지만 대신 감시, 감독권을 행사한다"며 "되지도 않는 정책으로 시민들을 현혹하고 임기를 때우려는 것은 올바른 목민관의 자세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지사는 안 시장과의 상하 관계를 강조하며 이렇게 정리했다.
"과거에는 중앙에서 같이 정치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기초단체장이 광역단체장한테 반역하고 대드는 것이 잘못이다. 갈등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다"
경남도 안에 소속된 창원시는 2010년 마산, 진해와 통합하면서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급 도시로 탄생했고, 안 시장은 광역시 승격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 지사는 "내가 재임하는 동안 안 된다"고 했고, 안 시장은 "경남도가 반대해도 성공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어 창원광역시 승격 문제가 앞으로 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경남CBS 최호영 기자] isaac4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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