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일기예보 또 틀렸다"

2008. 3. 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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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기상청의 예보가 잇따라 빗나간 데 대해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 1주일 새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가보훈처 업무보고에 앞서 공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날씨에 대해 언급하며 "오늘 일기예보가 틀렸네"라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등 중부지방은 오후 늦게부터 비가 온다고 했지만 실제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점차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환경부 업무 보고에서도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다"며 질타했다.

그는 "전에 '기상이 왜 그렇게 안 맞느냐'고 했더니 '슈퍼컴퓨터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던데 도입된 이후 예측률이 더 나빠졌다고 한다"며 "고급인력이 없어선지,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유의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 대통령이 기상청 오보에 대해 잇달아 질책한 것은 날씨가 국민생활이나 산업 및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도 불구하고 기상예보의 정확도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상청은 2004년 500억원짜리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데 이어 각종 첨단 장비 구입에 적잖은 예산을 들이고 있지만 예보 정확도는 그리 높아지지 않고 있다.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 황사 특보는 2000~2003년까지 정확도가 100%에 달했지만 슈퍼컴퓨터(2호기)를 들여온 2004년 이후에는 정확도가 77.9%로 오히려 뚝 떨어졌다.

호우특보의 정확도도 같은 기간 74.7%에서 66.3%로 낮아졌다. 태풍ㆍ대설 특보의 정확도는 각각 93.7%에서 88.9%로,79.4%에서 72.1%로 떨어졌다.

또 첨단장비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541곳에 설치된 첨단 무인자동기상장비(AWS)는 해마다 수백건씩 장애가 발생하고 있는 데다 비상시 통신수단인 초단파 무선송수신(SSB) 시설은 노후화와 통화음질 불량으로 실제 사용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지적했다고 갑자기 단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는 않겠지만 첨단장비 도입ㆍ전문인력 양성으로 일기예보가 어긋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오재호 한국기상학회장은 "슈퍼컴퓨터는 단순히 계산능력이 좋은 것일 뿐 결국 사람이 정확한 정보와 모델을 입력해야 정확한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며 "첨단장비 도입도 중요하지만 인력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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