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기서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2010. 12. 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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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로그에 글 올려 무상급식 비판

 무상급식 정책을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내후년 총선, 대선에서는 더 과격한 포퓰리즘 공약이 등장할 것", "여기서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무상급식을 거듭 비판했다.

 오 시장은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아이들 밥한끼 먹이자는데 왜 반대하냐구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여권의 2012년 총선 및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무상급식 저지에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서울시가 이번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무상급식이 기정사실화돼 나랏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이라며 "내후년의 총선, 그 이후 대선에서는 더 과격한 포퓰리즘 공약이 등장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고는 "여기서 무너지면 서울시가,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지금의 현실에 타협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의 이런 행보를 두고 '대선을 의식해 자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오 시장 재임 때인 2007년 서울시 정책전문관을 지냈던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오 시장이 (무상급식을)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한 것은 의무급식에 대한 지지가 높자 자신의 '3무학교 사업'으로 물타기하는 한편 (시 재정 분배를) 이념적 공방으로 몰고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 다른 것까지는 좋은데, 이념공방으로 몰고가는 것은 정말 치졸한 수법이 아닐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선 부소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엠비(MB) 낙점받고 당내 대선주자 입지 강화 위한 김문수(경기도지사)와의 경쟁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또 블로그에서 "학교 나오는 아이들 점심만 해결하면, 휴일이나 방학 때 저소득층 아이들의 식사는 누가 책임집니까?…모든 거 다 접고 애들 점심만 해결해주면 교육 복지가 해결됩니까?"라며 "무상급식은 결국 세금급식이요, 부자급식이며, 보편적 복지가 아닌 무차별적 복지"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아직 서울시의 많은 학교는 무상급식을 할 만한 물적, 인적 조직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며 "학교시설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고통을 겪고 있는 학교의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때문에 시설 개선이 늦어지는 것에 몹시 분개하고 있다"고 썼다.

 오 시장의 이런 견해도 정부나 서울시의 급식 관련 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학교 급식시설 개선을 내걸고 한달에 한 번 쓰는 오븐기를 설치하도록 학교당 3000만원가량씩 지원하고 있다. 배옥병 '친환경 무상급식 풀뿌리 국민연대' 상임위원장은 "서울시 학교의 99.8%가 급식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급식 시설 현대화 사업에 너무나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상급식을 하면 저소득층 학생의 방학·휴일 급식을 제대로 못한다는 주장도, 올해 방학·휴일 동안의 저소득층 급식 지원비를 270억원 삭감한 현 정부를 겨냥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 상임위원장은 "방학·휴일 중 저소득층 급식 지원 대상자가 평일 급식보다 오히려 적다는 현실이, 바로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하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야5당과 시민단체들은 오는 6일 오후 1시30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지원 조례 공포와 내년 관련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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