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촉발한건 한나라당 응징 당하고 대가 치러야"

2011. 9. 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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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치색채 드러낸 안철수

기득권 과보호 정치권 비판

"민주당도 혜택 자격없다"

'비민주' 노선도 함께 확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5일 '반한나라당' 정치 색채를 분명히 드러냈다.

안 원장은 5일 보도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 집권세력"이라며 "그럼 답은 명료하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된 것은 한나라당이 그 문제를 촉발했기 때문"이라며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한다"고도 했다. 애초 출마가 거론되던 지난 2일 여야 정당 입당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쪽 모두)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답한 것과는 조금 다른 태도다.

안 원장은 '반한나라' 좌표를 명확히 한 이유에 대해 "일련의 일들이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거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가를 치러야 역사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박정희 독재 시대인) 1970년대를 경험했다. (현 집권세력이 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거 거꾸로 갈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는 말도 했다.

앞서 안 원장은 여러 인터뷰에서 기득권과 기성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기득권을 옹호하는 분위기 탓에 한국 사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경고도 여러차례 날렸다. 지난달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그는 "기득권이 과보호되고, 권력층이 부패하고, 상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고, 계층간 이동 가능성이 완전히 닫힐 때, 그때가 나라가 망하는 순간"이라고까지 말했다.

그가 보기에 정치권이나 정부의 대응은 '구제불능'이다. 지난 5월 <기독교방송>(CBS) 인터뷰에서 그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풀 수 있는 열쇠들은 정치에서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정치권은) 기득권 과보호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탄식했다. 주간조선 인터뷰에선 "공정과 상생은 대통령이 꺼낸 화두"라며 "화두만 꺼내고 후속조치가 없으면 분노가 더 커진다. 차라리 안 꺼내는 게 낫다"고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현재 우리 사회의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진단한다. 기득권이 장악하고 있는 불공정한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20~30대 사이에 쌓인 '분노의 에너지'가 폭발 직전이라는 것이다. 내년 총선·대선에선 이들의 투표율이 50%에 이르는 등 정치 참여가 활발해질 거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사회구조를 바꾸는 최선책은 결정권자들에게 달려 있는데 그게 안 되면 대중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정당은 대중의 이런 정치적 요구를 수렴하지 못했다는 게 안 원장의 분석이다. 그는 "이번 문제의 촉발은 한나라당이 시작했지만 그 혜택을 민주당이 받을 자격은 없다"며 '비민주' 노선을 확인했다. 다만, 그는 야권 승리를 위해서라면 출마 의사를 접을 수도 있다고 했다.

스스로를 '자유시장주의자'라고 규정하는 안 원장은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라고 말한다. 그는 "항상 답은 양극단에 있지 않더라"며 "항상 도중 어느 지점에 있는데, 그래서 양쪽 다 알아야 자기 나름대로 건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최근까지만 해도 각종 인터뷰에서 정계 입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 "너무 커서 사실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답해 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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