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은 받았지만..필리핀 외가에 못가요"

형민우 2011. 11. 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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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자녀 여비 마련못해 발만 `동동'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다문화가정의 한 자녀가 수기 공모에서 수상했지만 여비를 마련하지 못해 외가인 필리핀을 가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9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본량동에 사는 나길현(12)군은 최근 어린이재단이 주최한 `다문화 외가 보내주기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부상으로 3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나군은 아버지(47)와 어머니, 동생 2명과 함께 어머니의 고향인 필리핀을 처음으로 가려 했지만 어려운 가정 환경 때문에 뜻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국민 기초수급자로 구청 자활사업을 하며 어렵게 가정을 꾸리고 있어 상금 말고도 최소 400만원이 더 필요하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마을의 빈집을 골라 어렵게 정착했지만 최근에 집주인이 나타나 살고 있는 집마저도 내줘야할 형편이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나군은 수기에서 화목한 가정과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진솔하게 적었다.

허리 아픈 아버지가 눈길을 쓸어줘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병원에 가시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고, 집주인이 나타나 집을 내줘야 하는데 그럴 형편이 못돼 걱정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가슴 저리게 그려져 있다.

사연을 접한 본량동주민센터는 함께 광산 본량동위원회와 함께 나군 가족이 12년만에 필리핀을 갈 수 있도록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나군의 사연을 주위에 전하고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모으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필리핀 방문에 도움을 주려면 본량동주민센터 사회복지담당(☎ 062-960-7866)에게 전화해 상의하면 된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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