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항 지분 팔기도 전에.. 매각대금 수천억원 끌어다 도로 예산으로 배정

박국희 기자 입력 2011. 8. 3. 03:25 수정 2011. 8. 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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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예산에 5909억원, 2011년엔 7393억원 배정 매각 불발되면서 공사 차질

국민주 매각 방식으로 인천공항을 민영화하겠다는 정부 여당의 방침이 알려진 가운데, 국토해양부 가 아직 팔리지도 않은 인천공항 지분 15%에 해당하는 매각대금 수천억원을 지난 2년간 도로포장 예산에 미리 배정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그동안 인천공항의 민영화 대금은 인천공항 확장·발전사업에 쓰겠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뒤에서는 도로포장 쪽에 전용하려 했고, 그 배경에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도로 건설 민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의 2010년 회계 결산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2010년 예산에 인천공항 매각대금 5909억원(15%)을 포함시켰다. 이 돈은 전국 수백개의 도로 건설에 전액 편성됐다. 그러나 인천공항 매각이 불발되면서 수입 손실이 발생, 곳곳에서 공사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2010년도 세입결손에 따른 도로사업 삭감액 사례' 중 일부를 보면, 지난해 '경주-감포1' 국도 건설의 경우 애초 배정된 190억원 예산 중 69억원이 감액됐다. '고하-죽교' 우회도로는 700억원 중 45억원이 삭감됐고, '남창-삼산' 도로확장공사 구간은 140억중 42억원이 감액됐다. 도로 종류별로는 국도(國道) 1632억원, 민자(民資)도로 469억원, 지방도로 73억원 등이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사업비 부족으로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2011년 예산에도 인천공항 매각대금 7393억원을 미리 포함시켰다. 이것도 대부분이 도로 건설 예산으로 편성됐다. 내년 예산에도 역시 같은 방식의 예산편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춘 의원은 "국회에서 매각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왜 인천공항의 매각대금을 그것도 도로포장 예산에 넣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08년 말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인천공항 매각대금은 제2여객터미널 건설 등을 포함한 4조원 규모의 인천공항 3단계 확장공사에 쓰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각대금의 15% 안팎을 미리 도로 예산에 반영하고 있는 것은 이런 발표 내용에 정면 배치된다.

일부에서는 그 배경에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건설 예산 따내기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순위가 낮은 도로를 국회의원들의 민원에 따라 건설하다 보니 돈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08년에 인천공항이 매각될 줄 알았다"면서 "항상 돈이 부족한 도로공사 쪽으로 돈을 먼저 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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