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부공무원·시의원들 물난리 속 골프
수해 복구 뒷전.."취소하기엔 늦고 날씨도 좋아져서"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최근 집중호우로 대구시 북구 노곡동 주택가가 침수돼 수해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물난리 와중에 대구시 고위 공무원과 시의원들이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0일 대구시의회 A 시의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7시께 경북 경산의 모 골프장에서 A 시의원을 비롯한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 3명, 대구시 국장급 공무원 4명이 2개 조를 이뤄 골프를 쳤다.
이들은 지방선거가 끝난 뒤 이달 초 대구시 간부 공무원과 시의원 간 상견례가 이뤄진 자리에서 골프 회동을 하기로 했고 A 의원이 부킹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오후부터 17일 오전까지 대구 북구에 112㎜의 호우가 쏟아져 노곡동 주택 44채와 차량 96대 등이 물에 잠기면서 공무원이 수해 현장에 긴급 투입되는 등 지역사회가 비상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부킹을 취소하지 않은 채 골프장으로 향했고 골프가 끝난 뒤 점심식사를 하고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은 "부킹을 취소하기엔 이미 늦은 데다 호우주의보도 해제되고 날씨가 좋아져 예정대로 골프를 쳤다"며 "유관 분야 공무원과 시의원이 앞으로 일을 잘해보자며 계획한 일이었는데 공교롭게 됐다"고 말했다.
A 의원은 "그린피 등 비용은 각자 부담해 접대받은 일은 없다"며 "제가 주도해 다른 분들이 곤란한 상황이 돼 곤혹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골프를 친 대구시 B 국장은 "골프 당일 수해 때문에 내심 신경쓰였지만 시 건설방재국과 관할 구청이 투입돼 있기에 예정대로 골프를 쳤다"며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물난리 당시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다 호우주의보 속에 비상근무자가 없어 재해가 일어났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시설 관계자와 담당 공무원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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