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팅 아일랜드 한강 진수작전 성공

입력 2010. 2. 6. 17:24 수정 2010. 2. 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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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타워크레인 등 동원…5시간20분만에 '두둥실'(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한강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의 제2섬이 6일 오후 서울 동작대교 남단 한강 물에 띄워졌다.

작년 9월부터 5개월여의 부유체 조립 작업을 마치고 진행된 이날 진수작업은 대형 타워크레인과 에어백 등의 장비가 동원되고 부유체를 60여m를 이동해 진수하는 데까지 5시간여가 걸릴 정도로 작전을 방불케 했다.

◇강으로…60m 여정 시작한 인공섬 = 진수 작업에는 2천500t의 섬을 60m 끌어 한강 물 속으로 옮기기 위해 거대한 타워크레인과 윈치(쇠사슬을 감고 푸는 장치), 24개의 초대형 에어백 등이 동원됐다.

한강사업본부는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강가 쪽에 설치된 윈치를 끌어당겨 섬을 옮기기 시작했다.

본부는 전날 부유체를 받치고 있던 지지대 밑으로 지름 2m, 길이 20m의 원통형 에어백 20개를 배치해 공기를 불어넣고 지지대를 빼내 진수 준비를 마쳤다.

1.7㎏/㎠의 공기압으로 팽팽히 부풀려진 에어백은 이동경로를 따라 3∼4열로 나열돼 섬을 받쳤고, 섬이 지나간 자리의 에어백은 공기를 빼고 나서 앞쪽으로 옮겨져 공기를 채우고는 다시 섬을 지탱했다.

섬은 에어백 위에서 이동 속도를 육안으로 느끼기 어려울 정도의 저속으로 천천히 강 쪽으로 움직였다.

가끔 '기잉∼'하는 낮고 육중한 기계음과 에어백에 바람을 넣고 뺄 때 나는 공기 소리가 현장에 나지막하게 울려 퍼져 이동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게 했을뿐이다.

에어백은 워낙 무거워 사람 힘으로는 들 수 없어 작업자들은 지게차로 바람 빠진 에어백을 끌어내 타워크레인에 매달아 앞쪽으로 옮겼다.

에어백은 하나만 해도 크레인에 매달려 축 늘어진 모습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대형 고래를 연상케 할 정도로 육중해 이날 작업의 규모를 실감케 했다.

보통 조선소에서 배를 진수할 때는 레일을 통해 이동시키지만 한강에서 작업이 이뤄진 특수성 때문에 고전적인 에어백 공법이 이용됐으며, 이 작업에는 관련 기술 노하우가 풍부한 중국인 기술자들이 동원됐다.

김형건 한강사업본부 기술사는 "섬은 윈치의 힘과 중력에 의해 평균 1분당 1m의 속도로 이동했지만 에어백을 옮기느라 간간이 작업이 중단돼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조심 또 조심"…마침내 한강에 두둥실 = 이윽고 한 시간 뒤인 정오께 섬이 20여m를 이동해 강가의 경사로에 이르자 본부는 강 쪽에 설치된 윈치를 풀어냈다.

섬은 이후에는 윈치가 아닌 중력에 의해 강물 쪽으로 이동했고, 육지 쪽에 설치된 윈치가 섬을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겨 섬이 과속으로 강물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지탱했다.

섬을 옮기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은 부유체 바닥에 설치된 40개의 센서와 2개의 경사계 등의 수치를 모니터링하며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섬 바닥에 변형이 오지는 않았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했다.

김지영 대우건설 책임연구원은 "섬이 당초 설계한 각도대로 차질 없이 이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1시50분께 섬이 물가에 거의 닿자 육로 이동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음을 알리는 박이 터지고 색종이가 흩날리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자, 이제 속력을 좀 내겠습니다." 한 작업자가 소리치자 공사 관계자와 취재진은 금방이라도 섬이 물에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고 물가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입수를 목전에 두고 뜻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 한강 수위가 예상보다 너무 낮아져 진수식을 강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고심 끝에 기술진은 한강 물속에 에어백 5개를 추가로 깔기로 결정했고, 진수식은 이에 따라 수 시간 더 늦어졌다.

에어백이 추가로 배치돼 진수 준비가 끝난 시각은 오후 4시20분께. 공사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초읽기가 시작됐다.

"3, 2, 1, 진수!"섬을 뒤에서 잡아당기고 있던 윈치가 한꺼번에 풀리면서 섬은 육중한 고무 마찰음과 함께 빠른 속도로 한강 속으로 뛰어들었다.

물보라와 함께 섬 밑에 있던 에어백이 퉁겨져 나왔고 섬은 탄력을 받고 미끄러지듯 강 안쪽으로 들어가 두둥실 떴다.

"와! 떴다" 하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참석자들은 감격에 겨워 장차 한강의 랜드마크로 태어날 플로팅 아일랜드 세 섬 가운데 첫 번째로 한강에 띄워진 2섬을 지켜보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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