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벚꽃축제의 주인공은 제주 왕벚꽃
제주 원산을 일본에서 증식해 기증(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미국 워싱턴 포토맥 강변에서 해마다 열리는 벚꽃축제의 주인공은 일본산이 아니라 제주산 왕벚꽃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의 김찬수 박사는 지난해 워싱턴을 2번이나 방문해 포토맥 강변의 벚나무 표본을 채취해 와 유전자(DNA) 분석을 수차례 한 결과 제주 원산의 왕벚나무와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그는 "최근 벚꽃축제(National Cherry Blossoms Festival)가 열리는 워싱턴 포토맥 강변을 다시 찾아 그곳에 있는 벚나무에서 피어난 꽃의 형태 등 분류학적 특징들을 관찰한 결과 왕벚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포토맥 강변의 왕벚나무는 1912년 일본의 오자키 도교시장이 우호의 뜻으로 기증한 것이다.
김 박사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제주의 왕벚나무를 가져다 개량한 뒤 대량 증식해 3천그루를 기증했으며 그 가운데 일부는 고사했으나 이후 계속 증식해 심어 현재 3천800그루가 식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벚나무가 제주의 왕벚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길은 또 있다.위싱턴 시내에 위치한 아메리칸대학교 교정에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첫 대통령인 이승만과 아메리칸대학교 폴 더글러스 총장이 1943년 4월 8일 '한국의 독립과 민주주의 실현에 관심을 갖는 상징'으로 심은 4그루의 왕벚나무가 그것이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오자키 도쿄시장이 기증한 왕벚나무가 '재패니즈 체리 트리(Japanese Cherry Trees)'라고 부르는 것을 불쾌하게 여겨 '코리언 체리 트리(Koeran Cherry Trees)'로 바꿔 줄 것을 요청했으나 당시 미국은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대신 '오리엔탈 체리(Oriental Cherry)'로 부르기로 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속해서 이승만 대통령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자 기독교인 친한회 회장인 더글러스 총장의 제의로 임시정부 수립 24주년 기념식에서 4그루의 왕벚나무를 심고 '코리언 트리'로 명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왕벚나무는 세계적으로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로 나무의 키가 크고 웅장하게 자라며, 꽃이 잎 보다 먼저 피어나고, 꽃자루와 암술대에 털이 있으며, 꽃자루 하나에 꽃이 여러개 달려 다른 벚나무에 비해 화려하다는 특징이 있다.
워싱턴 포트맥 강변에는 현재 3천800여그루의 왕벚나무가 식재돼 있으며 해마다 3월 28일부터 4월 12일까지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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