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 부도업체에 1천800억 부당지원"(종합)
감사원 "산은 자회사, 유관업체 돈걷어 골프"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 대한석탄공사가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허위문서를 만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뒤 부도난 건설업체에 모두 1천8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또 산업은행의 모 자회사는 친목도모 명목으로 유관업체로부터 회비를 거둬 거래업체 사장들과의 골프모임 경비로 사용했고, 증권예탁결제원은 신입사원 채용시 면접.필기시험 점수를 조작하는 등 공기업의 부정, 비리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6일 31개 공공기관에 대한 예비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적발돼 석탄공사와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등 부정.비리혐의 관련자 10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지난해 4-5월 시설투자에 사용할 차입금 418억원을 용도변경 보고없이 1차 부도난 M건설업체의 어음을 매입하는데 전액 사용했다.
석탄공사는 이어 M업체의 어음거래 중지로 손실이 우려되자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1천1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허위문서를 작성,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했고, 지난해 6-11월 31회에 걸쳐 M업체에 저리로 모두 1천800억원을 지원해 부도를 막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유동자금운용 담당본부장 등이 비정상적 투자를 주도했고 사장은 이런 사실을 보고받고도 조용히 사건을 무마하도록 묵인.방치했다"며 "M업체 대여금 잔액 1천100억원을 전액회수할 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석탄공사 사장 등 관련자 4명을 업무상 배임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또 증권예탁결제원의 경우 2007년 하반기 신규직원을 채용하면서 필기시험 점수를 조작해 11명을 탈락시키고 탈락대상인 14명이 실무진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임원면접 점수표도 조작해 합격순위 내에 있던 5명을 탈락시키고 순위 밖의 5명을 합격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등 6명을 사문서 변조 및 행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직원채용 점수조작과 관련, 인사청탁 여부에 대해 관련자들이 함구하고 있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다른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상당 수준의 인사관련 비리 첩보가 수집돼 조사결과에 따라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산업은행의 모 자회사는 직원명의 통장을 개설해 대출.리스 등을 받은 60여개 거래업체로부터 친목도모 명목으로 연회비 30만-100만원을 송금받아 직접 관리했고, 자회사 임원들은 이 회비로 거래업체 사장들과 함께 2005년부터 매년 2-3차례씩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은행 자회사가 올해 3월까지 거둔 총회비는 1억2천만원, 집행액은 7천만원, 잔액은 5천만원에 달했다.
감사원은 "공공기관 감사를 진행 중인 지난 3월21일에도 제주도 모 골프장에서 산업은행 자회사의 임원 5명이 거래업체 사장 17명과 함께 골프를 치고 소요경비 1천400만원을 회비에서 집행했다"며 "향응, 접대성 골프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다른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유관업체 부담 유발, 유착관계에 따른 부당대출 및 대출기한 연장 사례가 있는지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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