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 첫 '재임중 2번째 탈당' 임박

2007. 2. 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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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조만간 열린우리당을 탈당하면 재임중 여당 당적을 포기하는 4번째 대통령이 된다.

특히 노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재임중 여당을 두번이나 이탈하는 첫 대통령으로 남게된다. 이는 참여정부 첫해인 2003년 9월29일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한 `전례'를 포함한 경우다.

당시 민주당은 이른바 '천(정배).신(기남).정(동영)'을 주력으로 하는 신주류 및 김근태(金槿泰) 의원계 등이 통합신당 창당을 기치로 내걸고 탈당을 감행함에 따라 여당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법적으로는 엄연히 여당의 지위를 지니고 있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을 떠난 것은 6공화국 마지막해인 92년 9월18일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이 민자당 명예총재직을 버리고 탈당한 것이 `효시'였고, 그 후 지금의 노 대통령에게 이르기까지 5년 주기로 대통령이 탈당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97년 11월7일 김영삼(金泳三.YS) 대통령이 신한국당을, 5년 뒤인 2002년 5월6일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했던 것.

우리 헌정사에 오점이자 하나의 `전통'처럼 돼버린 현직 대통령의 당적 포기는 대선의 해에 이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그 중심에는 현직 대통령과 여권 내부의 '미래권력' 간의 갈등이 내재했다.

탈당한 전직 대통령 모두 겉으로는 초당적 국정운영과 공정한 대선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한결같이 정치적 갈등이나 측근 비리로 급격한 레임덕에 빠지면서 여권내 차별화 시도가 탈당을 재촉한 측면이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YS와의 갈등이 탈당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YS는 3당 합당 때 맺은 내각제 추진 각서를 파기한 뒤 대선을 앞두고 당의 주류였던 민정계 밀어내기와 함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차별화를 노골화했다.

여기에 대통령 사돈기업인 SK에 대한 이동통신사업 허가를 둘러싼 특혜 의혹이 불거진 상황도 노 전 대통령의 탈당을 압박한 요인이 됐다.

그런 YS 역시 임기말 '대통령 때리기'의 희생양이 됐다. 당시 YS는 한보사태와 아들 현철씨를 비롯한 민주계 실세들의 잇단 구속 등으로 퇴임 1년을 남기고 급속한 레임덕을 맞았다.

그 와중에 검찰이 국민회의 대선 후보였던 DJ 비자금 수사를 유보하자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탈당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여당의 포항 집회에서 당원들이 'YS인형'을 난타하고 불태워버리는 사건이 터지자 탈당계를 냈다.

DJ의 경우 당시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졌던 여당의 활로를 터주기 위해 자진해 탈당한 케이스로 기록되고 있지만 '홍삼트리오'라는 신조어를 낳은 세 아들 등 측근들의 잇단 게이트 문제가 탈당의 직접적 동기가 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타의(他意)'로 당을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탈당은 그 내용과 배경 측면에서 전임자들과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변 비리로 인해 떼밀리다시피 여당을 나왔던 전임자들과 달리 노 대통령은 도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깨끗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자의에 의한 `선택적' 탈당으로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지난한 통합신당 추진노력에 힘을 보태주려는 배려도 가미돼 있고, 임기말 초당적 국정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적 측면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노 대통령 역시 임기말 지지도가 추락한 가운데 여당의 요구가 탈당 결심에 적잖이 작용하고 있는 점은 형식적으로는 전임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역대 대통령 탈당 일지

▲노태우: 1992년 9월18일 민자당 탈당

▲김영삼: 1997년 11월7일 신한국당 탈당

▲김대중: 2002년 5월6일 민주당 탈당

▲노무현: 2003년 9월29일 민주당 탈당

▲노무현: 2007년 2월중 열린우리당 탈당(예상)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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