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한복판' 광화문 왜 물에 잠겼나

2010. 9. 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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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시설, 102년만의 `물폭탄'에 속수무책

"무턱대고 시설용량 키우면 다른 문제 직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추석 연휴 첫날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광화문 등 도심 곳곳이 물바다가 된 것은 하수관이나 빗물펌프장 등 호우 대비 시설의 용량에 비해 너무 많은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록적인 폭우로 물폭탄을 맞은 광화문은 순식간에 차량 통행이 어려워지고 지하철역이 폐쇄될 정도로 마비됐다.

이날 하루 서울지역 강수량은 259.5㎜로, 9월 하순 강수량으로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래 102년 만에 가장 많았다. 광화문 인근인 마포에 280.5mm, 서대문에 275.5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 때문에 광화문 일대에서는 하수관으로 물이 빠지기는커녕 오히려 역류해 도로로 넘쳐 흘렀고, 상대적으로 지대가 낮은 곳으로 빗물이 계곡물처럼 쏟아져 고였다.

이에 대한 서울시의 설명은 단순하다. 현재 빗물처리 시설로는 감당할 수 없는 큰비가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

앞서 내린 빗물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는데 하늘에서는 계속 쏟아져내리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시내 주요 하수관과 빗물펌프장은 10년에 한 번 꼴로 내릴만한 호우에 대비해 시간당 강수량 75㎜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는데 이날 오후 광화문에는 배수처리 용량을 훌쩍 넘어서는 폭우가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송경섭 물관리국장은 "21일 오후 2시19분부터 40분간 종로구청에서 측정한 비의 양을 시간당 강수량으로 환산하면 90㎜가 넘는데, 이는 30년에 한 번 올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광화문 근처에 묻힌 하수관은 지름 600∼800㎜ 크기의 지선관으로, 10년에 한번 내릴만한 큰비를 대비해 설치돼 있다고 송 국장은 설명했다.

일각에서 광화문이 침수된 원인 중 하나로 청계천을 거론하는 데 대해 서울시는 청계천은 80년 만에 한 번 오는 홍수에 대비할 수 있을 정도로 배수관을 설치해놨으며 이번에도 범람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이번 같은 기록적인 호우에 대비해 하수시설을 무턱대고 늘릴 수도 없다며 광화문 일대 하수시설 확충은 신중히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송 국장은 "수해방지 대책을 세워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흔치 않은 큰비에 대비한다며 하수관의 크기를 무턱대고 키워뒀다가는 평소에 하수의 유속이 느려지고 내부 물질이 썩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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