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결국 2천억 빚내서 무상보육 예산 수혈
지방채 발행 추경 편성…재정 악화 악순환 우려
박시장 "내년에는 어찌할 수가 없다"…영유아보육법 개정 촉구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 이달 말 예상되는 양육수당 미지급 사태를 피하려고 서울시가 결국 2천억원의 빚을 내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들의 해맑은 미래를 놓고 더는 중앙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서울시가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올해 서울시의 재정 상황은 경기 침체 때문에 약 4천억원의 세수 결손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상보육비 부족분 3천708억원은 감당하기 어렵지만, 시민의 기대와 희망을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방채 발행과 추경 편성을 통해 국비 1천423억원을 지원받아 연말까지 무상보육 예산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자치구가 부담해야 할 몫도 포함돼 있다.
올해 서울시에서 무상보육에 필요한 예산은 1조656억원이지만 시에서 책정한 예산은 6천948억원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미 지난달 말 25개 자치구 중 17개 자치구가 이달 25일 집행할 보육수당 재원을 마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시의 국비 지원 요청에 대해 추경 편성을 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은 2009년 금융위기 때 6천900억원을 발행한 이후 4년 만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갚았고 나머지는 내년에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시 부채 규모는 2조 9천661억원으로, 3년만에 2조원대로 내려갔으나 이번 지방채 발행으로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올해는 이렇게 넘어가지만 지금처럼 열악한 지방 재정으로는 내년에는 정말 어찌할 수가 없다. 서울시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고 중앙 정부와 국회가 답할 차례다"라며 영유아보육법 처리를 촉구했다.
서울시의 재원 부담 비율을 80%에서 60%로 낮추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가 여당과 정부의 반대로 법사위에서 10개월째 계류 중이다.
서울시가 일단 빚을 내 무상보육 재원을 마련하기로 함에 따라 각 자치구는 한숨 돌리게 됐지만, 내년이 더 걱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겨우 사태를 수습하게 됐지만 이대로 간다면 정작 내년이 더 걱정"이라며 "구에서는 매달 예산을 걱정해야 하고 수급자는 언제 끊길지 모르는 지원금을 불안하게 기다리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inor@yna.co.kr
☞ 갤럭시노트3·갤럭시기어 베일을 벗다(종합) ☞ 크레용팝, '빠빠빠 2.0' 뮤비…"해외진출 위한 행보" ☞ 수원지법 오전 영장심사..이석기 유치장서 밤새 뒤척 ☞ < 美야구 > 컵스 감독 "임창용 별명은 미스터 제로입니다" ☞ 美 무장정찰헬기 '카이오와' 30대 한반도 재배치 ▶ 연합뉴스 모바일앱 다운받기▶ 인터랙티브뉴스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서울시 무상보육 예산 논란 일지
- '무상보육 예산 지방채 발행' 서울시 문답
- 감성으로 접근한 박원순 시장 발표문
- 급한 불 껐지만 '반복될' 무상보육 논란
- 기재부 "서울 무상보육 재원 42%는 국가 보조"
- 양주서 스포츠마사지 받던 40대 숨져…국과수서 부검 | 연합뉴스
- '탑건' 발 킬머 별세…90년대 할리우드 풍미한 미남 악동배우 | 연합뉴스
- 김수현 측 '가세연' 추가 고소…"미성년 교제 결단코 아냐" | 연합뉴스
- 수원 오피스텔 앞에서 모녀 숨진 채 발견…추락 추정(종합) | 연합뉴스
- '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해서'…친할머니 살해한 손주 2심도 중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