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금송'..결국 서원 밖으로 추방
1천원권 지폐서 쫓겨난데 이어 서원에서도
(안동=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심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도산서원 내 금송(金松)이 서원 밖으로 쫓겨나게 됐다.
경북 안동시는 세계유산 등재와 사적 보존·관리를 위한 '도산서원 종합정비계획'을 최근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안동시가 국비와 도비 지원을 받아 호연건축문화유산연구원에 용역을 의뢰, 문화재청에서 최종보고회를 거쳐 확정된 정비계획에는 '금송이 도산서원의 자연경관을 저해하기 때문에 서원(매표소) 밖으로 옮겨 보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금송은 박 전 대통령이 도산서원 성역화사업 준공을 기념하기 위해 1970년 12월 청와대 집무실 앞에 있던 금송을 옮겨심었다가 2년만에 말라죽자 당시 안동군이 동일 수종을 구해 몰래 같은 자리에 식재한 것이다.
기념식수와 함께 세워진 표지석에는 '박 전 대통령이 아끼던 나무로 손수 옮겨심었다'는 내용만 표기됐으나 문화재 제자리찾기운동(사무총장 혜문 스님)의 문제 제기로 40여년만인 지난 2011년 12월 '동일 수종을 다시 식재했다'는 내용의 표지석으로 교체됐다.
게다가 금송이라는 수종 자체가 한반도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일본 고유종으로 현재의 청와대 자리에 조선총독관저를 건립할 당시 일본에서 옮겨 심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면서 이전 문제가 10여년 전부터 제기됐다.
2007년 이전까지 발행됐던 1천원권 지폐 뒷면에도 등장한 금송은 '우리나라 화폐에 일본 소나무가 그려져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다 이후 신권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현재 도산서원 경내 서당 바로 앞에 있는 금송도 문제 제기에 따라 영원히 제거하는 대신 매표소 앞 마당으로 옮겨 보존될 예정이다.
손상락 안동시 세계유산담당은 "금송 이전 작업은 문화재청에서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혜문 스님측은 도산서원 금송과 관련, '국민을 기망하는 행위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 국가를 상대로 금송 이전과 위자료 1천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대구지법 안동지원에 냈다.
d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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