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간 내아이 실시간 모니터..'라이브앱 CCTV' 논란

입력 2015. 1. 21. 14:48 수정 2015. 1. 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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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스템 구축비용 지원.."부모안심 정책" 어린이집·보육교사 "분명한 인권침해·어린이 눈이 더 무섭다" 반대

경기도, 시스템 구축비용 지원…"부모안심 정책"

어린이집·보육교사 "분명한 인권침해·어린이 눈이 더 무섭다" 반대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도가 인천 어린이집 여아 폭행사건을 계기로 추진중인 '라이브 앱 CCTV'가 논란이 되고 있다.

라이브 앱 CCTV는 학부모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어린이집이 아이를 보육하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기존의 CCTV가 아동 학대 등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사후에 사실 여부를 밝히고자 주로 이용된다면, 이 라이브 앱 CCTV는 학부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학부모에게는 안심을 주지만, 일거수일투족이 완전히 노출되는 보육교사들에게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

◇ 경기도, 자율적 라이브 앱 CCTV 설치 지원

라이브 앱 CCTV 설치는 남경필 지사가 어린이집 폭행 근절 대책의 하나로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제안했다.

그는 "어린이집에서 라이브 앱 기능의 CCTV 설치를 신청하면 모두 지원하겠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보육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처럼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과 학부모 등이 합의해 신청하는 경우에만 설치비를 지원해 보육교사 인권침해 논란을 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라이브 앱 CCTV는 카메라 6대와 본체, 모니터 등 1세트를 설치하는데 130만원이 들고,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메라 한 대당 5만원이 소요된다.

남 지사는 20일 라이브 앱 CCTV를 설치해 운영중인 부천의 한 어린이집을 방문, 운영현황을 살펴보고 학부모, 보육교사와 간담회를 했다.

이 어린이집은 보육교사의 인권침해 문제와 학부모들의 지나친 간섭 등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안정적으로 정착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간담회에서 남 지사는 "부모와 교사가 공통으로 하는 말이 신뢰가 쌓이면 CCTV가 필요없다고 한다"면서 "CCTV는 이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의 하나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도입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는 라이브 앱 CCTV 설치 지원을 위해 예산마련 작업에 들어갔다. 예산이 확보되면 공고를 내 도내 어린이집의 지원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CCTV가 아동학대를 막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말 못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부모에게 안심시킬 수는 있다"면서 "어디까지나 어린이집과 학부모가 협의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해 인권침해문제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 어린이집연합회·보육교사는 "CCTV가 대안이 아니다" 반대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의 생각은 다르다.

경기도 어린이집연합회는 21일 연합뉴스에 "라이브 앱 CCTV는 인권침해 소지가 분명하다"며 반대 뜻을 나타냈다.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는 도내 31개 시·군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가정어린이집 1만3천500개 가운데 90%가 넘는 1만2천여곳이 가입돼 있다. 이들이 보육하는 어린이들은 10만명 가량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CCTV보다 더 인권침해 소지가 클 뿐 아니라 일상적인 보육 방식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가 실시간으로 어린이집을 감시하게 되면 아이가 혼자 딴 짓 하는데 왜 가만히 두는지, 밥을 왜 안 먹는지 일일이 다 간섭하게 될 수 있다"면서 "이건 매우 심각한 간섭상황이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문제가 발생했을때만 내놓는 CCTV설치 같은 땜질식 처방보다는 학대의 기준, CCTV 조회 시기와 방법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매일 유아들을 돌보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8년간 보육교사를 했다는 수원 모 어린이집의 A씨는 "아이가 예뻐서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CCTV로 봐서는 때리는 것처럼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CCTV 보다는 보육교사 자질 향상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CTV가 있다고 해서 아동폭행 사건을 다 막지는 못한다"면서 "우리 보육교사에게는 어린이들의 눈이 CCTV보다 더 무섭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의 문경희(남양주2) 의원도 개인의견임을 전제로 "모바일 앱 CCTV는 부모 안심용 단기처방일 뿐"이라면서 "아이를 보호하는 근본취지는 중요하지만, 보육교사를 감시하는 목적으로 설치해서는 안되며, 보육교사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어린이집 CCTV 설치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당은 CCTV가 보육교사 가혹행위의 예방과 사후 적발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꼭 필요한 만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처우 개선이 먼저라면서도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견해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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