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드러난 '불편한 진실'..美경찰 부실수사로 무고한 사람 사형

뉴스 입력 2012. 5. 16. 17:53 수정 2012. 5. 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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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제공](서울=뉴스1) 김영신 인턴기자=

AFP=News1

1989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살인죄로 사형 당한 남자 카를로스 드루나(당시 27세). 그의 죽음은 '완전히 틀린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23년 만에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미국 콜럼비아 법대 제임스 리브먼 교수와 그의 학생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지난 수년 간 카를로스 드루나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쳤다.

마침내 조사팀은 15일(현지 시간) "카를로스의 부당한 사형을 해부하다(Los Tocayos Carlos: Anatomy of a Wrongful Execution)"라는 제목으로 당시의 살인 사건과 드루나의 무고한 죽음을 둘러싼 진실 보고서를발표했다.

AFP의 보도에 따르면 비극의 시발점은 1983년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시 외곽의 한 주유소에서 일어났다.당시 주유소에서 일하던 싱글맘(아이를 혼자 키우는 여성) 온다 로페즈가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범행이 있은 지 40분 후 주유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카를로스 드루나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그를 체포한 이유는 오직 '히스패닉 남자가 주유소에서 뛰어 나가는 걸 봤다'는한 목격자의 증언 때문이었다.

체포됐을 당시 드루나는 면도를 하고 화이트 셔츠를 입은 깔끔한 모습이었다. '범인은 콧수염이 있고 회색 셔츠를 입었다'는 목격자 증언과는 달랐다.목격자는 또 살인범이 북쪽으로 뛰어갔다고 했지만 드루나가 잡힌 곳은 동쪽이었다.

드루나는 자신은 '그'가 아니라며 범행을 부인했다.카를로스 헤르난데스로 알려진 진범은 따로 있었다.

이름이 같고 비슷한 외모에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로 경찰은 엉뚱하게 드루나를 체포해 사형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리브먼 교수 팀의조사에 따르면드루나는 체포될 당시 "범죄 전력이 있는 헤르난데스(진범)가 가석방 상태에 술에 취해 일을 저질러 도망친 것"이라며 진범을 지목했움에도경찰은 이를묵살했다.

법정 재판에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기소 검사는 배심원들에게 '헤르난데스(진범)는드루나가 상상으로 만들어 낸 유령'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드루나의 변호사마저 '헤르난데스라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리브먼 교수에 따르면드루나 사건을 전하는 지역신문 조차진범인 헤르난데스의 사진을 게재할정도로 혼동을 겪었다.

결국 드루나는 살인 혐의로사형을 선고 받았다.

리브먼 교수는"드루나가 죽는 순간까지도 진범이 따로 있다며 자신의 결백을 호소했으나재조사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1989년 드루나는 사형실의 침대위에서 독극물주사를 맞고 생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경찰과 검찰, 법원 모두 드루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부실 수사가 빚어낸 완전한 참극이라는 데 조금도 의문이 없다"고 성토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영원히 잊혀질 뻔 한 드루나의 억울한 죽음은 진범이 잡히며 서서히 드러났다.

진범인 헤르난데스는 완다 로페즈를 찔렀던 같은 흉기로 훗날 또 다른 여성을 죽인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헤르난데스는 교도소에서 간경화로 사망하는 날까지로페즈를 죽인 사람은 자신이라고 계속 인정했다고 리브만 교수는 전했다.

"두 카를로스의 외모는 친척들도 오인할 만큼 닮았다고 하지만 그것이 드루나의 사형을 정당화하진 못한다. 부실 수사와 성급한 재판이 청년드루나의 삶을 짓밟았다."

이같은 리브먼 교수의 조사 결과에 많은 미국인들이 숙연해하고 있다.

범인으로 오인받아 사형당한 카를로스 드루나가 생을 마감했던 방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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