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오염사태' 광주시민 분통..파장 확산

맹대환 2012. 5. 1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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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광주에서 정수 약품이 과다 투입돼 수돗물 공급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오염된 수돗물이 하천으로 흘러들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과다 투입된 약품인 응집제(PAC)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오염된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사상 초유' 수돗물 오염 사고

지난 12일 오후 1시께 광주시 동구 용연정수사업소에서 약품탱크 누출액 방지 설치 공사중 현장 근로자의 실수로 약품 드레인 밸브가 오작동 됐다.

이로 인해 하루 평균 4t 가량 투입하는 응집제(부유물질 응집 약품)가 10배 가량 과다 투입됐다.

수질 조사 결과 응집제 과다 투여로 수돗물 수소이온 농도(pH)가 정상 수치인 5.8~8.5pH 보다 산성이 강한 5.5pH를 나타냈다.

용연정수장은 "수돗물에서 강한 신맛이 난다"는 신고를 받고서야 오염 사실을 확인했다.

◇공급 중단 사태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뒤늦게 사태 파악을 한 뒤 오염된 수돗물을 음용하지 말라며 언론에 공지하고 공급을 중단했다.

용연정수장을 통해 수돗물을 공급 받는 지역은 동구, 서구, 남구, 북구 등으로 인구 80만여 명에게 하루 24만t 가량을 공급한다.

수돗물 공급 중단은 12일 오후 3시40분부터 시작돼 이날 오전 4시까지 12시간20분 가량 지속되다 정상화됐다.

이 과정에서 수돗물을 직접 급수받는 단독주택 거주 주민들은 음용 자제 당부에 한 밤중에 생수를 구입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다.

◇오염 수돗물로 광주천 물고기 집단 폐사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오염된 수돗물 상당량이 수도관로를 타고 공급돼 관로 안에 있는 물을 빼내는 드레인 작업을 12일 오후부터 13일까지 지속했다.

주요 간선도로 등에 설치된 소화전을 열고 물을 빼내는 드레인 작업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수도관 파열 등 또 다른 사고로 오인해 119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오염된 수돗물이 하수관을 타고 광주천으로 흘러들어 동구 남광교 광주천 일대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광주시는 산성이 강한 수돗물이 광주천에 유입되면서 수중 용존산소량 감소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고를 받은 광주시청과 영산강유역환경청, 동구청 공무원 등은 이날 하루 광주천에서 폐사한 물고기 95㎏(500여 마리)을 수거했다.

드레인 작업이 이날 내내 광주시내 곳곳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물고기 집단 폐사는 더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시민 불신 여전

시민들은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사고가 발생한 지 8시간 가량이나 지나서야 외부에 사실을 공개한 점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건강과 직결되는 수돗물이 오염됐음에도 시민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음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수돗물 오염 사고 이후 응집제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광주천 물고기 집단 폐사만으로도 오염된 수돗물의 위력이 간접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민 박모(48)씨는 "이번 수돗물 오염사고는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의 허술한 안전 시스템과 안일함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이런 상황에서 광주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을 수 있겠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광주 동부경찰서는 이번 수돗물 오염사태에 대해 관계 공무원들의 뒷수습이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중이며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mdhnew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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