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란코 크리보카피치 전 몬테네그로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외교에 무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관해 잘못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리보카피치 전 대통령은 이날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이상한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크리보카피치 전 대통령은 "이런 대외 정책 지식을 갖춘 대통령을 놓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는가?"라며 "대외 정책은 그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몬테네그로의 평화는 어떤 종류의 위험에도 처해 있지 않다. 모든 게 통제 아래 있다. 나토 군대는 몬테네그로에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 터커 칼슨으로부터 "왜 내 아들이 몬테네그로를 방어하기 위해 거기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나토의 집단 방위 체제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무슨 말 하는 건지 이해한다. 나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몬테네그로는 작은 나라지만 사람들이 매우 강하다"며 "그들이 공격적이게 될 수 있고, 그러면 축하한다. 3차 세계 대전이다"라고 말했다.

나토 29개 회원국들은 집단 방위를 명시한 '헌장 5조'에 따라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 몬테네그로는 지난해 29번째 회원국으로 나토에 합류했다.

몬테네그로는 인구 65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발칸 반도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세력 다툼의 중심지다. 러시아는 몬테네그로를 비롯한 발칸 국가들의 나토 가입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킨다며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가 몬테네그로를 사례로 들며 나토를 비판하자 더욱 논란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미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몬테네그로를 공격하고 나토 내 우리 의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대통령이 푸틴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며 "푸틴은 범대서양 동맹을 산산조각내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동맹 유지를 위한 충분한 비용은 부담하지 않으면서 미국으로부터 무상으로 안보를 보장받으려 한다고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으로 방위비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2014년 정상회의에서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을 각국 GDP 대비 2% 수준으로 올리자고 합의했다. 현재 이 조항을 준수하는 회원국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에스토니아, 그리스, 폴란드 등 5개국 뿐이다.

ez@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