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절규' 염동열 '읍소'..'방탄국회' 주인공들 신상발언 들어보니

김형규 기자 2018. 5. 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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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과 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가 실시되기 앞서 신상발언을 하기 위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방탄국회’ 논란과 함께 국회의원 특권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홍문종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총 재적인원 275명 가운데 찬성 129표, 반대 141표, 기권 2표, 무효 3표로 부결됐다.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98표, 반대 172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두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들의 무죄와 결백을 주장했다.

홍문종 의원은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에 기대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면서도 억울함을 조목조목 토로했다. 홍 의원은 “뇌물 받지 않았다. 횡령도 하지 않았다. 법원 가서 재판 받겠다”며 “(다만) 저를 구속하라고 이야기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밤잠을 못 잤다. 입술이 터졌다. 정치인생을 걸고 피 맺힌 절규로 말씀드린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이렇게 하면 어느 국회의원도 자유롭지 못하다. 거의 10년 전에 일어난, 제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가지고 이렇게 국회의원을 어렵게 한다면 이것은 검찰의 권력남용”이라고 항변했다.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왼쪽)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과 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선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염동열 의원은 읍소 작전을 폈다.

염 의원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두 아들의 학교 생활은 물론 43살 늦은 나이에 꾸린 한 가정이 절박한 위기로 내몰려 있다. 매일 아침마다 아빠 힘내라는 둘째 녀석의 풀죽은 목소리가 아직도 제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며 동료 의원들의 감정에 호소했다.

염 의원은 “검찰의 일방적이고 억울한 수사라고 반론하고 싶지만 진실 공방은 자제하고자 한다”며 “저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도 없다. 검찰의 주장과 다툼의 여지가 많아 방어권이 확보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왼쪽)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자 동료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앞서 검찰은 지난달 뇌물수수·횡령·배임, 범죄수익 은닉, 범인 도피 교사 등의 혐의로 홍문종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수십 명의 지원자를 부당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두 의원이 속한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는 113석이다. 이날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반대표가 각각 홍문종 141표, 염동열 172표인 것을 감안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에서도 다수의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내에서 20표 이상 이탈표가 있었다.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염동열 의원(오른쪽)과 홍문종 의원(왼쪽)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에 앞서 머리를 맞댄 채 이야기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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