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뭐길래.. 울고 웃는 韓 전자·부품업계

주성호 기자 2018. 1. 2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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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삼성디스플레이 등 올해 실적전망 '우려'
반도체도 '신중' 모드..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기회?
지난해 9월 10주년 기념 '아이폰X'를 공개하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일거수 일투족'에 한국 전자·부품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과의 공급계약 체결 여부나 이 회사가 정한 사업전망, 전략 등에 따라 국내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출렁이는 모양새다.

LG이노텍은 지난 23일 2017년 4분기 매출액 2조8698억원, 영업이익 1412억원을 기록해 각각 40%, 20% 늘어났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실적은 매출액 7조6414억원, 영업이익 296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33%, 183% 증가한 수준이다. LG이노텍이 연매출 7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은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출시한 10주년 기념 스마트폰 '아이폰X' 효과 덕분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X에 듀얼카메라 모듈과 3D센싱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사 중에서 핵심으로 손꼽히며 연간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LG이노텍이 개선된 실적을 발표한 날 주가는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연초 15만원대에서 24일 현재 1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은 애플의 신형 아이폰X 판매 부진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고가 160만원대에 달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X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당초 전망보다 판매가 더디다는 이유에서다. KGI증권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아이폰X 출하량은 3100만대 수준이며 하반기에 단종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이폰X 출하량 감소를 반영해 LG이노텍의 올 상반기 3D센싱 모듈 매출액을 당초 6740억원에서 5390억원으로 20%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 News1

지난해 애플에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아이폰X 부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소형 OLED 시장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 애플 효과로 인해 매출액 8조8000억원대, 영업이익 1조4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44%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개선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아이폰X 부진 우려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수요처가 삼성전자, 애플로 한정돼 추가 수요처 확보가 제한적"이라며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을 8조2970억원에서 5조3180억원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애플의 행보에 분주하게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 초호황으로 '반도체 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애플의 핵심 공급사로 꼽힌다. 애플이 아이폰 출하량을 줄이는 만큼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 외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하면서도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고사양 그래픽 D램, 데이터센터 서버용 제품 등으로 체질을 개선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면서 동시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은 곧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시리즈를 최초 공개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1530만대로 점유율 19.2%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점유율 15%대로 2위에 머무를 전망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비, 디스플레이, 부품 등 후방산업의 특성상 고객사의 사업전략으로 실적이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거래선 다변화와 수익성 강화 등으로 리스크 관리에 임하면서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ho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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