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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지 45일 만인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여야 공방은 대선 이후 바뀐 정치지형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4당 체제'로 국회가 재편되면서 기존 극단의 '양당정치 체제'를 벗어나 협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안에 따라 이번과 비슷한 형태의 지리한 협상이 반복되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경안이 지난달 6일 국회에 제출된 뒤 '여소야대' '다당제' 국회에 따른 해법을 찾아가기 위한 45일간의 시간을 소요한 국회는 전날(21일)까지도 막판 진통을 거듭해야 했다.

이 과정에 국회 재적의원(299석)의 절반에 못 미치는 120석을 보유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107석을 보유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모두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당의 경우 추경 통과 과정에서 막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 개의 여부 등 의사일정을 통보받지 못해 여야 소통에 완전히 배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과 한국당에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등으로 구성된 현재 국회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이 합의를 할 경우 원내 과반을 넘길 수 있어 한국당은 불만을 드러내는 것 외에 제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은 21일 오후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당을 배제한 채 추경 통과가 이뤄지는 상황이 연출될 뻔하기도 했다.

여야 3당은 본회의 개최를 위해 의원들에게 국회 인근에서 대기해줄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도 전파하고 본회의 개최를 강행하려 하자 한국당은 "야밤에 이뤄진 야합 날치기"라며 강력 반발했고, 정세균 의장의 중재로 여야 4당 원내대표간의 합의를 통해 결국 이튿날로 본회의가 미뤄졌다.

하지만 정작 본회의가 열리자 이번엔 반대토론 직후 한국당의 집단 퇴장으로 정족수가 부족해지자 민주당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퇴장 이후 재석 의원 숫자가 과반인 150명에 4명 부족한 146명에 머물렀고, 민주당이 한국당의 표결 참여를 바라보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결국 한국당 의원 일부가 약 한시간이 지연된 뒤 다시 본회의장에 들어오면서 추경안이 처리될 수 있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역대 추경에서 한국당처럼 비협조적인 적 사례가 없었고 심지어 오늘 국회를 농락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제 밤에 3당이 의결정족수를 만들어 본회의를 열려고 했을때 한국당이 연기를 요청하면서 의결 참여 전제했는데도 약속을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당은 집단 퇴장 후 비공개 의총에서 일부 의원들이 표결 자체에 반대하는 등 반발이 있었고, 정우택 원내대표가 여야관계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표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추경 본회의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세금으로 공무원을 증가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추경에) 많은 부분에 민생예산이 들어있기 때문에 (표결에 참여)하는 것은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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