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발의·출석률 보니..성실한 정의당·게으른 바른정당

입력 2017. 5. 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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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정당별 대표법안 발의 정의당, 국민의당, 민주당, 한국당, 바른정당 순
각 정당별 상임위 평균 출석률도 정의당 1등·바른정당은 최악의 성적표
바른정당 김무성 한국당 김석기 발의 0건·추미애는 상임위 출석률 꼴찌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며 사상 첫 대통령 파면을 이끌어낸 20대 대한민국 국회가 오는 30일이면 첫돌을 맞는다.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수정당이 둘로 쪼개지고, 보궐선거로 치러진 조기대선에 각 정당이 총력을 다하면서 20대 국회의 지난 1년은 그 어느 때보다 급박하게 돌아갔다. 정치권에서 대선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고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 견제도 의회의 주요기능이지만, 민생문제 해결과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국회가 본연의 입법기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경제신문은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해 5월 30일부터 최근 1년 동안 개별 국회의원이 어떤 법안을 대표발의했고, 상임위나 본회의에 얼마나 출석했는지를 전수조사했다. 이 결과 개혁보수를 표방하며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에서 분당한 바른정당이 법안 발의나 상임위 출석 등 '성실성 지표'에서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반면 진보정당인 정의당은 가장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느 학생이나 직장인도 마찬가지지만 국회의원에게도 '출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특히 모든 법안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토론하는 상임위원회 출석은 국회의원 성실성 지표로 활용되기 충분하다.

20대 국회의원 출석률을 전수조사한 결과 정의당이 평균 94% 출석으로 가장 높은 출석률을 기록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91%)과 국민의당(90%)이 90% 넘는 출석률로 뒤를 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78% 출석률에 그쳤고, 바른정당은 77%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연찮게도 진보정당일수록 상임위 출석률이 높고, 보수 지표에 가까운 정당일수록 출석률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20대 국회 평균 상임위 출석률은 85% 였다.

본회의 출석률은 더불어민주당이 95%로 가장 높았고, 국민의당 93%, 자유한국당·정의당 91%, 바른정당 85%로 순이었다. 평균 출석률은 92%였다.

20대 국회는 2016년 5월 30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총 6035건의 법안을 제출했고, 개별 국회의원들은 평균 20.1건을 대표발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같은 기간 개별 국회의원당 10.6건의 대표법안을 발의해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장 많은 대표법안을 발의한 정의당(27.7건)이나 국민의당(27.2건)에 비해선 세 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5.2건의 대표법안을 발의해 평균을 밑돌았다.

바른정당 창당에 중추적 역할을 한 김무성 의원(6선)은 20대 국회 들어 법안을 한 건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의원(3선)도 2건에 불과했다. 현재 원내수석을 맡고 있는 정양석 의원(재선)이 4건, 정운천 오신환 의원 6건, 김용태 이혜훈 지상욱 유의동 의원 7건, 대선후보를 지낸 유승민 의원과 김세연 사무총장은 8건 등 바른정당 의원수의 절반이 넘는 11명 의원이 한자릿수 대표발의에 머물렀다.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12명의 의원은 제외한 결과다.

바른정당이 이처럼 부진한 입법활동 결과를 보이면서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는 신생정당으로서 초심을 지켜야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선수가 높고 개인 재산도 많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소위 '금수저 정치인'으로서 치열함을 잃어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발의한 법안이 많을수록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잘하고 있다고 볼 수만은 없다. 지역구나 이해단체의 민원성 법안이나 단순 자구수정 법안이 모두 포함돼있고, 되레 없느니 못한 규제법안 등 악법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바른정당과 꾸준히 연대론이 돌고 있는 국민의당은 의원 평균 27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해 원내교섭단체 정당 중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 황추홍 의원(2선)과 이찬열 의원(3선)은 100건 넘는 법안을 발의했고, 원내대표를 지낸 주승용 의원이 93건, 정책통인 김관영 의원이 74건, 비례 초선인 최도자 김삼화 의원이 각각 58건을 발의했다. 비례의원과 초재선 비중이 높은 국민의당이 정책개발과 법안발의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의원당 23.9건을 발의해 평균을 웃돌았다. 20대 국회서 117건을 발의해 가장 왕성한 입법활동을 벌인 박광온 의원을 비롯해, 초선인 박정 의원도 102건을 발의했다.

반면 여당에서 야당으로 입장이 바뀐 자유한국당은 15.2건의 법안을 발의해 평균에 크게 밑돌았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김석기 의원은 초선임에도 한 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 최경환 김한표 여상규 의원은 1건, 서청원 백승주 이군현 의원은 2건, 김광림 이진복 홍문종 의원은3건에 불과했다.

정의당은 윤소하 의원이 64건, 원내대표인 노회찬 의원이 36건, 이정미 의원 29건을 발의하는 등 가장 왕성한 입법활동을 벌였다.

5당 체제로 운영중인 20대 국회에도 쉽게 결론나지 않는 쟁점법안들이 다수 남아있다. 기재위에는 박근혜 정부때 발의됐던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쟁점법안이 그대로 넘어왔다. 환노위에서는 동력을 상실한 노동시장개혁법안(노동4법)이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사다. 운영위에서는 친인척 보좌관 채용금지 등을 담은 국회개혁법안들이 논의돼야 한다. 법사위에서는 단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이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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