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과 '독선' 사이..김종인의 214일

김한솔 기자 2016. 8. 2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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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 공식 행보 마무리
ㆍ‘경제’ 화두로 내세워 총선 승리·수권정당 이미지 ‘기여’
ㆍ의원들 반발 땐 직설적 화법 대응, 수직적 리더십 ‘한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76)가 24일 마지막 비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새 지도부가 선출될 8·27 전당대회까지 214일간 당을 이끌며 ‘안정’을 보여줬다는 호평과 ‘독선’이 부각됐다는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김 대표가 퇴임 사흘을 앞두고 주재한 마지막 공식 회의는 비대위원들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파이팅”을 외치며 사진을 찍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 북한 상황에 대한 정부와 야당의 정보 공유 필요성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개진했다.

소회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우상호 원내대표와 비대위원들이 한마디씩 했다.

우 원내대표는 “비대위를 그만두신다고 당을 떠나시는 것이 아니고, 당을 위해서 계속해 노력해나가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고, 양승조 비대위원은 “내부 분열과 갈등을 야기하고 표출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지도부”라며 “차기 지도부가 명심했으면 한다”고 했다.

김현미 비대위원은 “김 대표께 많은 것을 배우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회의가 끝나고 김 대표에게 감사패가 증정됐다.

대표 비서실에서 준비한 감사패에는 “위풍당당한 풍모, 정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촌철살인, 지나침이 없는 품위있는 미소. 위기의 당을 이기는 당으로, 수권정당의 꿈을 크게 키워준 ‘경제할배’ 김종인 대표님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이 패를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김 대표가 “별로 늙지도 않았는데 할배라고 해”라고 말해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김 대표는 함께한 비대위원들에게 손수 감사의 뜻을 담은 유기농 상품권을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가 이끈 7개월의 ‘비상 지도체제’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4·13 총선 전 국민의당과의 분당 등 악재를 겪으면서도 ‘문제는 경제야’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며 총선에서 123석을 차지하는 데 기여한 점엔 당내 이견이 별로 없다.

‘수권정당’ 이미지를 강조하며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도 주요 화두가 될 ‘경제민주화’가 김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점도 당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김 대표의 ‘수직적 리더십’은 ‘과’로 평가받는다. 취임 직후 북한 궤멸론과 햇볕정책 무용론 발언, 4·13 총선 당시 야권 통합 제안으로 ‘안철수 흔들기’, 비례대표 공천 파문으로 당무 거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애매한 당론 논란, 당 강령개정안의 ‘노동자’ 삭제 문제 등 예민한 사안마다 당내 토론보다는 직관적 판단을 밀어붙이는 리더십을 보였다.

반발이 있을 땐 직설적이고 단도직입적인 화법으로 대응했다.

한 비대위원은 “의원들의 다양한 성향을 원만하게 묶어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분간 경제민주화 강연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친박과 친노를 제외한 제3지대에서 정계 개편이 일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경제를 고리로 중도 세력 을 규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9월 중 예정됐던 독일 방문은 정기국회 등을 이유로 취소됐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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