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복 경찰 또 세월호 유가족 미행하다 '들통'

2014. 7. 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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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공주서 정보과 형사, '도보 순례' 유가족 차량으로 따라가

유가족에게 들키자 달아나…경찰 "도와주려 한 것" 해명

사복 경찰이 또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미행하다가 들통이 났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와 누나 이아름(25)씨,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52)씨는 13일 경기 안산 단원고에서 전남 진도 팽목항까지 걸어가는 도보순례 도중 충남 공주시 정안면에서 자신들을 미행하는 사복 경찰을 발견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5시20분쯤 23번 국도를 이용해 공주 시내 쪽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유가족뿐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시민 30여명이 동행했고, 공주경찰서 순찰차도 뒤에서 호위를 했다. 유가족들은 이때 스타렉스 차량이 2시간 가까이 속도를 늦춘 채 자신들을 따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차량에는 30대 남자 혼자 타고 있었다.

김학일씨가 행진을 멈추고 차량에 다가가 "누군데 따라오느냐"고 물었고, 30대 남자는 처음에는 "따라가는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자 김씨가 "2시간 동안 따라오는 걸 목격했는데 무슨 소리냐, 경찰이 맞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고 그제야 30대 남자는 "공주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이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도와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순찰차와 교통경찰이 호위하는데 무슨 도움이 더 필요하냐"고 따지며 동행하던 <한겨레21> 기자에게 취재를 요청했다. 그러자 정보과 경찰은 차량을 몰고 급히 사라졌다.

이호진씨는 "경찰이 왜 자꾸 유가족을 미행하느냐.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이냐. 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물어보라"며 호위하던 교통경찰에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공주경찰서 관계자는 "도보행진단의 요청으로 정보관이 교통관리계 직원들과 함께 (행진하는 분들을) 도와주려고 동행했던 것"이라며 "담당 정보관이 좀 미숙하게 대응해 유족들이 언짢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 형사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미행하다가 들통이 나 파문이 일었다. 단원서 정보보안과 형사 2명은 5월19일 안산에서 진도로 내려가던 유가족 30여명을 몰래 따라가다가 저녁 7시30분께 전북 고창군 고인돌휴게소에서 눈치를 챈 유족들에게 붙잡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최동해 경기지방경찰청장은 다음날인 20일 새벽 급히 안산의 합동분향소를 찾아가 유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최 청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사복 경찰'의 활동은 하지 않겠으며,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지난 8일 길이 130㎝, 무게 5㎏의 십자가를 지고 750여㎞(1900리) 도보순례에 나섰다. 잊혀져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염원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단원고에서 출발해 진도 팽목항(7월31일 예정)을 거쳐 8월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정은주 <한겨레21> 기자, 전진식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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