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55분, 딸 전화 받았더라면.." 한 아버지의 후회
[앵커]
저희 JTBC 뉴스9에 출연하셨던 탑승자 가족으로 이번 사고로 딸을 잃은 분이 계십니다. 방송 직전에 사망 소식을 듣고 바로 현장으로 가셨죠. 참 안타까웠었는데, 사고가 난 뒤 1시간쯤 뒤에 딸에게 전화가 걸려왔었는데, 받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저녁,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김시연 양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시연 양의 아버지 김중열 씨는 JTBC 뉴스에 출연을 앞두고 있었지만, 뉴스 시작 직전에 딸이 발견됐다는 비보가 전해져 황망하게 달려갔습니다.
하루 뒤 경기도 안산에 마련된 빈소에는 시연 양을 아끼고 사랑했던 친구들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평소 귤을 좋아한 시연 양을 위해 사랑한다는 글귀를 빽빽이 적어놓은 귤과 귀여운 인형, 사탕, 초콜릿까지… 빈소라기보다 여느 여고생의 방을 연상시킬 정도입니다.
한가운데에는 장난기 넘치는 시연 양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마냥 밝기만 해 철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집에서는 맏딸로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던 딸을 생각하면 김 씨는 그저 고맙고 미안할 뿐입니다.
[김중열/고 김시연 양 아버지 : 큰 애 (시연 양) 한테는 장녀라는 그런 느낌 때문인지는 몰라도 책임감이나 부담감을 많이 준 것 같아요.]
김 씨는 사고 당일 9시 55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시연 양이 9시 45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구명조끼를 입고 있고 구조선이 와서 지금 나가야겠다고 말했고, 10분 뒤 아버지 번호를 눌렀지만 받지 못했던 겁니다.
[김중열/고 김시연 양 아버지 : 전화기를 옆에 놓고 일을 하는 편인데, 그때는 제가 잠깐 주변에 다녀왔던 그런 상황 같습니다. 그 불과 5분 사이에 제가 (딸의) 전화를 못 받았던 것이죠.]
누구보다 밝고 씩씩했던 예쁜 딸이 또 1명 우리의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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