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정부, 日 대사 초치 "과거 망각하는 자 과거 되풀이"
"자라나는 세대들에 잘못된 불화와 갈등의 씨앗 심어"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정부는 28일 일본이 독도가 자국영토라는 주장을 중·고교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명시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벳쇼 고로 주한 일본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일본정부가 최근에 주변국과 갈등, 분쟁을 생산하는 그런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 차관은 특히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되풀이하기 마련'이라는 미국 철학자이자 시인인 조지 산타나야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과거를 거울로 삼지 못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이 과연 정치라는 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일본을 이끌어 나갈 것인지, 주변국과 어떻게 함께 가려는지 커다른 의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이어 일본이 화해와 협력이라는 세계사적 흐름에 역주행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도 피력했다.
그는 "동북아시아가 당면한 도전에 대처하고, 내일의 비전을 달성하기위해 일본과 협력해나가야 하는 시점인데, (일본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잘못된 불화와 갈등의 씨앗을 심고자 하는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박근혜 정부는 일본과 안정적 관계발전을 추구해 나간다는 대일 외교의 기본입장을 가지고 대처를 해왔는데, 일본 지도자들의 잘못된 언행으로 한발자국도 못나가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 "일본이 얼마나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지 '유슈칸'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바로 알 수 있다"며 "해설서의 잘못된 내용을 즉각 시정하고 이런 풍파를 일으키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에 잘못된 민족주의를 심어주려고 하는데 그길로 가면 과거의 잘못된 길로 다시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등고망언의 자세로 올바르고 참된 역사를 가르쳐서 평화와 협력의 정신으로 이웃을 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벳쇼 고로 대사는 이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본국 정부에 보고하겠다" 고 답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학습지도요령 발표와 관련 '일본은 자라나는 세대를 거짓 역사의 수렁으로 내모는가'는 제목의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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