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있어요?"..초고령사회 일본의 '똑똑한' 빈집 처리

김혜경 2016. 8. 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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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때는 번화가였던 교토(京都)의 시마바라(島原)지역의 빈집을 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출처http://www.akiya.house) 2016.07.28.
【서울=뉴시스】나가노(長野)현에 위치한 빈집을 개조해 만든 게스트하우스.(http://www.akiya.house) 2016.07.28.
【서울=뉴시스】이바라키(茨城)현 쓰쿠바시에 있는 비어있던 공무원 숙소를 예술인들의 모임 장소로 용도를 변경해 활용하고 있다. (사진출처: http://www.akiya.house) 2016.07.28.
【서울=뉴시스】일본의 한 빈집의 모습. (사진출처: http://www.akiya.house) 2016.07.28.

일본 주택 7채 중 1채가 '빈집'…임대주택으로 활용키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일본.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일찍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올해는 인구 감소폭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일본 전국에는 '빈집'이 넘치는 실정이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2013년 10월 현재 일본 전국의 빈집은 약 820만채로, 전체 주택의 13.5%를 차지한다. 일곱 집 중 한 집이 빈집인 셈이다. 빈 집이 증가하면 경관에도 좋지않고 치안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또 빈 집은 쉽게 노후가 진행돼 지진이 발생하면 쉽게 붕괴될 우려가 있는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골칫덩어리'인줄로만 알았던 빈집이 인기를 얻고 있다.

◇"빈집 언제 나와요?"…빈집 대기자까지 있어

지난 26일 NHK 보도에 의하면 시가(滋賀)현 히노초(日野町) 지역에서는 빈 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히노초 지역은 7년 전인 2009년부터 빈 집에 입주를 희망하는 사람들과 빈 집 소유주를 연결시켜주고 있다. 이 제도는 '빈 집 뱅크'라고 불리는 빈 집 등록제도로 지자체가 빈 집을 임대하거나 판매하기 원하는 소유자를 모집해 홈페이지에 통해 빈 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구매자나 임차인과 연결시켜준다.

이 제도 실시 이후 히노초 지역 빈 집으로 이주한 사람은 38가구 98명에 이르렀으며, 지난달 현재 75명이 빈 집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히노초 지역 인근에 대도시인 교토(京都)시가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요소도 이주자들에게 큰 매력이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바라키(茨城)현 히타치나카시 지역은 2010년도부터 빈 집 입주자에게 월세를 보조해주고 있다. 보조금 지원 조건은 월세 5만엔(약 50만원) 이하의 빈 집으로, 지자체 보조금 상한선은 2만엔이다. 기후(岐阜)현 다지미(多治見)시도 2007년도부터 시영주택 입주 자격이 있는 시민이 빈 집에 입주할 경우 최대 1만 5000엔의 월세 보조를 시작했다.

◇일본 정부, 빈 집 임대주택으로 활용키로

지자체에서 먼저 시작된 빈 집 활용에 중앙 정부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일본의 빈 집은 증가하고 있지만 저소득자들은 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주택 임대료는 일반주택 임대료의 약 3분의 1정도로 저렴해 임대주택 청약경쟁률은 굉장히 높다. 도쿄도는 22.8:1, 오사카부(大阪府)는 10.5: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임대주택 입주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렇듯 임대주택 공급에 애를 먹고 있는 일본 정부는 임대주택을 신설하는 대신 빈 집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키로 했다. 정부가 빈 집 입주자들에게 임대료를 일부 보조할 방침이다. 국교성의 한 간부는 "임대주택을 새로 만들기보다 빈 집을 활용하는 것이 지자체에 부담이 적고, 빈 집 해소의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전국 47개 도도부현마다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빈 집을 입주 희망자에게 중개하는 시스템을 내년도에 신설할 방침이다. 저소득자 주택 환경 개선과 빈 집의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교성에 따르면 빈 집 소유자가 빈 집을 해당 지자체에 등록 신청을 하면 지자체가 빈 집의 내진성이나 단열성을 심사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다. 입주 희망자는 자치단체에 신청한 후 데이터베이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빈 집을 찾아 주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빈 집 임대의 장점은 임대료(월세)가 주변보다 저렴하고 지자체나 정부가 소유자에게 월세 일부를 보조해준다는 점이다. 소유자의 빈 집 리모델링비를 지자체나 정부에서 보조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빈 집을 숙박시설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군마(群馬)현 간라쵸(甘楽町) 지역은 산재하는 빈 집을 숙박 가능한 시설로 개조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우선 올 가을 이후 빈 집 1채를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할 방침이며, 2016년도에는 3~4채의 개조를 목표로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호텔이라는 콘셉트로 장기적으로는 관광객들의 숙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빈 집 문제 앞으로의 과제는?

그러나 현재 빈 집 대책은 단독주택 중심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 전문가는 "아파트 빈 집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물의 노후화와 주민의 고령화 등으로 아파트 관리가 어려울뿐 아니라, 재건축이나 해체도 안되는 아파트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시급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빈 집 입주자의 월세 체납을 걱정하는 소유자도 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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