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전도연 그리고 모든 '아내'를 위한 드라마 [첫방기획]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굿와이프' 첫회는 명불허전 전도연의 진가를 입증했다. 무엇보다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아내'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8일 저녁 첫 방송된 케이블TV tvN 새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극본 한상운·연출 이정효)는 15년 동안 남편과 가정을 위해 헌신했던 '아내' 김혜경(전도연)의 변화가 쾌속하게 펼쳐졌다.
전도연은 이 과정에서 명불허전 연기력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승승장구하는 검사 남편, 영특한 자녀들. 남부러울 것 없이 가정에서 보호받고, 그 가정을 지키던 주부 김혜경은 자신을 바쳐 헌신해온 남편 이태준(유지태)의 불륜 스캔들을 직면하고 충격과 원망, 배신감에 휩싸인 여인의 감정을 세심하고 실감나게 표현해냈다.
무엇보다 김혜경이란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던 건, '아내'라는 이름으로 미련스럽게 감내하지 않고 당당히 남편의 배신 앞에 "개자식"이라고 욕할 수 있는 강단있는 모습 때문이었다.
여느 드라마 속 남편의 배신을 알고 방황하며 울고불고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로맨틱한 재력남을 만나 운명같은 사랑을 이룬다는 흔해빠진 식상함은 결코 찾아볼 수 없었다. 비록 이는 더러 여성들의 로망일 순 있겠지만, 결코 현실가능성은 전무한 판타지적 상황일 뿐이다. 그렇기에 비현실적 로망을 배제한 채 남편의 불륜 스캔들 8개월 뒤, 생계를 위해 로펌에 신입으로 입사해 의지를 불태우는 강인한 여자 김혜경은 이색적이면서도 시청자들을 절로 응원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이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의 변호를 맡았을 때도 김혜경은 모두가 유죄 판결을 내도록 판을 짜고 있음에도 "평생을 안전하게 살아서 더는 그러기 싫다"며 굽히지 않는 소신을 보였다. 종국엔 통쾌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그의 모습은 강렬한 쾌감과 성취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매번 수동적으로 그려졌던 가정 주부이자 아내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한 김혜경이란 전에 없던 캐릭터는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인물의 감정선을 좇기보다, 에피소드에 치중한 스토리였음에도 혜경이 겪었을 상처와 심리 변화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전도연의 명불허전 연기력은 묘한 카타르시스와 캐릭터를 향한 몰입도를 더했다.
전도연 또한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만의 안방극장 복귀 이유에 대해 "평소 감성적인 면에 끌려 시나리오를 보는 편이지만, '굿와이프'는 처음으로 인물의 감정보다 상황에 따라가서 본 작품이었고 매력적이었다. 이야기가 한 눈에 들어와서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혜경의 첫 재판 적응기를 이처럼 짜릿하게 펼쳐낸 '굿 와이프'는 그가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모해나가는 과정에 따라 더욱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속내를 알 수 없는 치밀한 악인 유지태의 본색과 다정한 윤계상, 압도적인 카리스마의 김서형 등 주요 캐릭터들 사이의 얽힌 관계가 중점으로 다뤄지는 궤도에 오를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굿와이프'의 전략적 선택이 만족스러운 첫 회였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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