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선거혁명 정국 주도권 다투는 야권]대구서 당선된 김부겸, '더민주 군기 반장' 자임

정제혁 기자 2016. 4. 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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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원내대표들이 강경파 뒤에 숨는 행태
ㆍ비겁하고 무책임해 더는 두고 못 봐
ㆍ이렇게 하면서 나라를 맡겨달라 하나”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당선자(58·사진)가 15일 “이제 할 말은 하겠다”고 선언했다. 야권 험지 대구에서 ‘3수’ 끝에 지역 벽을 뚫고 4·13 총선에서 당선된 그가 당 ‘군기 반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강경파에 휘둘려 당 지도부가 당론 결정을 미루는 행태에 대해선 “비겁한 풍토”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당내 강경파들의 독선적 행태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 당선으로 단숨에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김 당선자가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고 공개 선언한 만큼 향후 당 정체성 등을 둘러싼 논쟁도 예상된다.

김 당선자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내 강경파를 겨냥해 “말 몇 마디로 당을 망쳐도 제재받지 않는, 스스로 내부를 파괴하고 우리와 국민을 이간질시키는 풍토에 대해 반드시 발언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하면서 나라를 맡겨 달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정치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특히 “원내대표들의 비겁한 풍토에 대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원내대표들이 당론을 결정할 때 보면 (강경파 몇 사람이) 몇 마디 떠들면 (따라가고) 하는데 그런 식 당 운영은 이제 용납 안 한다. 책임지는 사람 없는 그런 무책임한 정치하면 안된다. 원내대표들이 왜 비겁하게 결정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법안이나 당론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분위기에 따라서, 익명에 숨어서 하면서 당론이라 따랐다고 비겁한 변명을 해선 안된다”며 “원내대표들이 표결해서 당론을 정한 게 없다. 그건 비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얘기는 꼭 써달라”고도 했다.

김 당선자는 “(국회의원 각자가) 당당히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정치를 하자는 거다. 그렇게 하지 않고 어떻게 당 체질을 바꿀 수 있느냐”며 “강경파들이 색깔을 드러내는 만큼 온건파도 얘기해야 한다. 당론 결정을 대중에게 맡기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강경파들이) 진보정당 할 만한 배짱은 없는 것 아니냐”며 “국민들은 그런 불일치를 더 이상 안 보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당선자는 “창당한 지 석 달도 안된 국민의당보다 왜 정당표를 안 줬느냐”며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더민주)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정당 투표에선 우리를 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은 안철수·문재인 갖고 다툴 때가 아니다. 의회 권력을 우리한테 넘긴 국민들한테 왜 화답을 못하느냐”면서 “20대 국회 개원협상 할 때 깊게 이야기할 상대는 국민의당 아니냐. 여소야대에서 얼마든지 창조적 그림이 가능하다. 우리와 국민의당은 합의할 게 많다”고 했다.

김 당선자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분 저분 눈치 보고 그럴 생각 없다” “당내에서 몇 사람한테 지지 좀 받겠다고 입에 발린 말 할 생각 없다”고 했다. 부드럽고 온화한 평소 화법과 달리 격한 표현을 쏟아낸 것이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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