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퇴 전 김무성 대표 인터뷰 "탈당 당선 후보들, 공천 잘못된 것 증명"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사퇴했다.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이 모든 결과는 새누리당이 자초한 것으로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서 다시는 국민여러분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지엄한 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과 표심을 가슴깊이 새기면서 앞으로 저희 새누리당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오로지 국민이 옳다는 생각으로, 생각하고 그런 방향으로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직을 내려놨다.
김 대표는 전날 개표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13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쌓인 피로 등을 호소하며 지난 13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택을 나서는 김 대표를 만나 단독 인터뷰를 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내가 다 책임져야지"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를 어느정도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당 여의도연구원)가 처음 여론조사에서 (과반이) 안 될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비상사태라고 했는데 결과가 그대로 나왔다"고 말했다. 과반 미달에 대해선 어느 정도 예측하고 있었단 의미다.
그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느낀 민심은 정말 바닥이었다. 수십년 새누리당을 지지했지만 이번엔 안 찍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걱정이 되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유승민 의원 등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보들에 대해 "공천이 잘못됐다는 걸 증명한 것이니 당연히 모두 입당을 허용해야 한다"며 복당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선전 이유에 대해선 "양당에 실망한 표들이 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표를 더 갉아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친박계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그러면 또 회초리 맞는다. 지금은 모두 다같이 잘못했다고 엎드려야 할 때"라고 선을 그었다. 복당을 반대하면 안된다는 의미다.
그는 오세훈, 김문수 후보 등 대선 주자들이 줄줄이 탈락한 데 대해선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대선주자들을 만들어 낼 수 있나 없나가 달렸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A : "(힘없는 목소리로) 내가 다 책임을 져야지."
Q : 오늘 당장 사퇴하나.
A : "사퇴는 이미 선언했고 이제 다음 체제를 어떻게 갖추느냐에 대해서 논의해야한다."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총선 직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 직후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그는 사퇴 의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Q : 패인이 뭐라고 보나. 이렇게까지 될줄 알았나.
A : "우리(여의도연구원) 처음 여론조사에서 (과반이) 안 될 걸로 나왔다. 그래서 내가 비상사태라고 한 건데 그대로 나왔다."
Q : 예측했나.
A : "(답없이 고개만 끄덕)"
Q : 1당이 뒤바뀔 것까지도 생각했나.
A : "그래서 내가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비상을 걸었던 거다. 당시 나온 숫자가 딱 이번에 받은 숫자인데 그때부터 과반으로 올리려 했는데 실패한 거다."
지난 4일 오후 김 대표는 긴급 선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당시 여의도연구원 조사결과 반드시투표층에서 서울의 경우 10석만 확실히 이길 수 있고, 전체적으로 130석 가량 확보가 가능하다는 다는 내용이 보고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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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국민의당이 이렇게까지 선전할 줄 알았나 .
A : "그건 양당에 실망한 표들이 그리로 가버린거다. 투표율이 높은건 아니지만 낮을거라고 예상했는데 나중에 더 올라온 게 국민의당 지지로 나왔다."
Q : 새누리 표를 더 많이 갉아먹은 것 아닌가.
A : "결과적으로 그렇다."
Q : 앞으로 국정운영이 더 힘들어지겠다.
A :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
Q : 입원했었는데 몸이 많이 안 좋은가.
A : "정말 사력을 다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진짜 열심히 했다."
Q : 긴장이 풀렸나.
A : "그간 기력이 쇠한거지. 마이크 붙잡고 연설한다는게 굉장히 에너지가 소모된다. 체력을 보충해야 되는데 제때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먹고... (이때 김 대표는 차 안에서 창밖을 주시했다)"
Q : (탈당한) 무소속 당선자들 입당 시켜야한다고 보나.
A : "이건 공천 잘못이 증명 된 거다. 그럼 잘못된 공천해서 이긴 사람들은 시정해서 받아들여야한다."
Q : 상향식 공천도 성공했다고보긴 어려운거 아닌가, 80% 상향식했다는데 결과가 안좋다.
A : "전략공천이 많지 않았나. 이 선을 넘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이야기할 수 없잖나. 실패한 거라 할 수는 없다."
Q : 그래도 상향식 공천 가치 계속 추구해야 하나.
A : "그렇다. 이번에 전략공천한 곳들에서 민심이 다 등을 돌려버리지 않았나." (상향식 공천을 한 곳에선 민심 이반이 적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Q : 호남에서 이정현, 정운천 후보의 당선은 이변이다.
A : "정운천 후보는 내 '배알' 발언 때문에 표 떨어졌다더라." (김 대표는 지난 6일 전주 유세 지원에서 "전북도민들은 배알도 없느냐"며 여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북도민을 무시한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
Q : 정 후보가 뭐라 했나.
A : "근데 그것(배알 발언) 때문에 이정현 후보도 산 거다. 예산폭탄 가져갔잖나. 전북도 정 후보 한번 해야 (예산폭탄) 터진다고 하니 이 후보가 확 부각된 거다. 새만금개발청,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전부 다 여당이 전주에 만들어줬다. 우린 이렇게 해줬는데 (야당) 11명 그동안 뭐했느냐, 아무것도 한 일 없는 사람들 또 뽑아줄거냐, 저쪽(야권)에서 내 말을 악용했지만 전북 사람들 민심은 그말이 맞다 한 거다."
Q :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대표 혼자 선거 결과에 책임져야 하는 게 맞냐고 문제제기 한다.
A : "내용은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책임져야지 방법이 없다."
Q : 친박도 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A : "민심을 무서워하면 그들도 조용할거고, 또 정신 못차리고 그러면 회초리 또 맞는다. 모두 다 내 잘못이라고 엎드려야 한다." (복당 문제로 시끄러워지면 안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Q : 오세훈, 김문수 등 여당 대선 주자들을 많이 잃었단 얘기 나온다.
A : "지금 당장 그들을 대선 주자라 할 수 있나. 또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사람들을 만들 수 있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Q : 19대 국회에선 남은 법안 처리 거의 물 건너 갔다고 봐야하나.
A : "(고개 끄덕)"
Q : 국민의당하고는 전략적으로 같이 가는게 맞는건가.
A : "(더민주랑 국민의당) 두개 합치면 몇개나 되나. 161이네 후…. (한숨) 협상을 잘 해야하는데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아무것도 못한다."
Q : 이제 선국회진화법 폐지하잔 얘기 새누리당에서 아무도 못하겠다.
A : "쯔쯧 (혀 차고 한숨)"
Q : 지도부 총사퇴도 생각하고 있는 건가.
A : "오늘 일단 선대위를 해산하면서 지도체제 어떻게 갖출것인가를 최고위원들끼리 모여 상의해야 한다. 최고위원 중에 지금 이인제, 김을동, 안대희 최고위원이 낙선했다. 6명이 모여서 회의를 해야 하는데…."
Q : 예상했던것보다 대표직 사퇴시기가 앞당겨진 건가.
A : "일단 책임지고 사퇴는 선언하고 법적인 사퇴는 새로운 지도체제가 만들어지고 해야 하지 않겠나."
Q : 누가 당에서 구심점 역할 할 수 있을까.
A : "지금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할 수 밖에 없을 거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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