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의 제주도 싱글라이프

2014. 6. 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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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풀한 목소리로 애절하게 사랑을 노래하는 가수 이정. 제주로 터전을 옮긴 그의 안부가 궁금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심심한 일상이었지만 그는 진심으로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자고, 음악보다 새소리, 바람 소리, 바닷소리를 즐겨 듣는 그의 '나 혼자' 제주 라이프.

우리 동네 예체능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가수 이정의 집. 야자수와 돌담이 어우러진 외관이 돋보이는, 휴양지 리조트 같은 느낌의 예쁜 주택이다. "비 오는 데 오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카디건에 화이트 팬츠, 댄디한 차림의 그가 반가이 맞으며 손수 내린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건넸다. 제주에 산 지 1년 조금 넘었지만 그사이 이곳의 삶에 매우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도시에서 살다 보면 정신없이 바쁘긴 한데 오히려 더 고독할 때가 많잖아요.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 그런 허무하고 외로운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쿨의 재훈이 형이 제주로 와서 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어요. 저도 마침 어디론가 떠나서 살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그 말이 정말 반갑더군요. 그래서 형 옆집에 집을 구해 나란히 살고 있죠. 애월읍은 살기 좋은 동네예요. 공항에서 가까운데 비행기 소리는 안 들리고, 바다랑 그렇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점이 마음에 들었죠." 음반 작업이나 콘서트 준비, 방송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서울과 제주를 수시로 오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제주에 사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는 말한다.

< 우리 동네 예체능 > < 날아라 슛돌이 > 같은 예능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면 익히 알겠지만, 이정은 소문난 운동 마니아다. 그런 그가 운동에 대한 욕망을 제주에서는 어떻게 해소할지 궁금했는데 그는 더욱 버라이어티하게 운동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제주에서 운동하는 게 훨씬 좋죠. 아름다운 경치에 공기는 맑고, 운동할 수 있는 장소도 정말 많거든요. 등산, 축구, 테니스, 다이빙 등 서울에서보다 더 다양한 종목의 운동을 하고 있어요." 정말이지 운동으로 시작해 운동으로 하루가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는 제주의 자연 곳곳을 누비며 각종 운동을 즐기고 있었다.

한라수목원(맨 위)

광이오름 기슭에 위치한 수목원. 제주도 자생 식물을 잘 보존하기 위한 자연 학습장의 용도로 조성한 곳이다. 교목원, 관목원, 약용원, 죽림원, 삼림욕장 등 다양한 테마로 나뉘어 있어 식물 관찰을 하며 산책하기 좋다. 제주시 수목원길 72.

064-710-7575.

애월 한담산책로(왼쪽 아래)

애월 끝자락에 위치한 한담 마을부터 곽지과물해변까지 이어지는 해변 산책로. 선바위, 으뜸바위 등 다양한 기암괴석을 구경하며 거닐기 좋다. 산책로 초입에 그림처럼 자리 잡은 카페 커핀 그루나루도 들러볼 것. 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11.

바리메오름(오른쪽 아래)

웬만한 산과 견줄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높은 오름. 정상에 오르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등산할 채비를 단단히 하고 오르는 게 좋다.제주시 애월읍 애월로.

제주 스타일 행복 레시피

"그냥 가만히 있을 때가 좋아요." 제주에서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냐는 물음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바람 스윽 불고, 새소리 들리고 그럴 때 제일 좋아요. 특별히 무엇을 할 때 행복한 게 아니라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좋거든요." 그저 가만히 앉아 바람 소리, 새소리를 온전히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 있다니, 제주이기에 누릴 수 있는 그 여유와 행복이 부러웠다.

그가 즐기는 제주의 일상 중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가 바로 '오일장'. 평소에는 집 근처 마트를 애용하지만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 가서 시장 구경을 하고, 장을 본다. "오일장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러 가는 거죠. 북적북적한 사람 구경을 하며 할머니들의 정도 느낄 수 있고 호떡이나 만두 같은 맛있는 먹거리도 많아 꽤 재미있어요. 가끔 싱싱한 전복을 사와서 전복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해요." 전복도 좋아하지만 그가 특히 좋아하는 재료는 토마토. 토마토를 이용한 이정만의 레시피가 궁금해서 물으니, '토마토라면'이라는 생경한 메뉴를 댄다. "토마토 넣고 라면 끓이면 정말 맛있어요. TV 프로그램에서 보고 따라 해봤는데, 토마토스파게티 같기도 하면서 꽤 괜찮더라고요." 토마토라면의 레시피는 간단하다. 먼저 깨끗이 씻은 토마토를 넣고 물을 끓인 뒤, 라면과 함께 분말 스프를 넣고 끓이면 완성. 토마토의 칼륨 성분이 라면 스프의 염분을 배출시켜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니 꽤 유용한 레시피다.

이토록 제주에 동화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그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그의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지금 이대로의 감성을 담은 그의 노래를 통해 함께 행복해지고 싶어서. 오는 10월에 발매될 정규 앨범을 위해 한창 곡 작업을 하고 있다는 그에게 음악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물었다. "여기서 차분한 노래를 만들게 될 줄 알았는데 안 그렇더라고요.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이런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리드미컬한 곡이 써져요. 제주를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어볼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아직은 모르겠어요. 언젠가 느낌이 올 때가 있겠죠."

마지막으로 그에게 < 라디오스타 > 에서처럼 질문을 던져봤다. "이정에게 제주도란?"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을 했다. 식상한 질문인데도 그는 미안할 만큼 오래 고민한 끝에 대답했다. "마음의 아지트. 서울에서 스트레스 받고 힘든 일이 있어도 제주도가 있기 때문에 위안이 돼요. 일 때문에 한동안 제주에 못 내려와도 '아, 제주도에 가서 쉬고 오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힘이 되죠. 제주는 나 혼자만의 비밀 공간, 아지트예요."

니들이 돼지불백 맛을 알아? [미나리]

메뉴는 돼지불백 하나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2인분이오!"라고 사람 수를 대기만 하면 된다. 초벌구이한 양념 돼지고기와 함께 파와 양배추를 수북이 얹은 프라이팬이 서빙되면 노릇노릇하게 구운 고기를 파와 함께 양념에 찍어 먹으면 된다. 일반적인 제육볶음이나 양념갈비와는 다른, 입안에서 살살 녹는 돼지불백을 맛보면 이정이 즐겨 찾는 이유를 알게 될 거다.

메뉴돼지불백 8천원영업시간오전 11시~오후 11시위치제주시 삼무로 11길 34문의064-744-3625

자연산 활어의 참맛 [덕승식당]

갈치는 조림이나 구이로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덕승식당'에 가면 갈치국의 참맛을 알 수 있다. 맑은 국물에 갈치가 동동 떠 있는 비주얼만 보자면 별다를 게 없을 것 같지만 칼칼한 국물과 함께 보들보들한 갈치의 속살을 먹는 순간, 그 의외의 맛에 놀라게 된다. 갈치국 외에도 아나고탕, 한치물회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는데 모두 식당 주인이 덕승호를 타고 잡아온 신선한 활어로 만들어 진짜 자연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메뉴갈치국 1만원영업시간오전 8시~오후 10시위치서귀포시 대정읍 하모항구로 66문의064-794-0177

*자세한 내용은 코스모폴리탄 7월호 부록 [COSMO TRAVEL]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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