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의 유쾌한 변주
누가 패딩은 모두 똑같다고 했던가? 이번 시즌 패딩의 변주는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몇 년 전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문제적 아이템으로 떠오른 패딩 점퍼. 이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까지 가세해, 바야흐로 패딩 아우터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일반적으로 패딩 하면 떠오르는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으니 바로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다. 하지만 충전재를 넣어 가로로 누빈 올록볼록한 실루엣의 이 방한용 나일론 점퍼는 더 이상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 이번 시즌 패딩의 변주가 유난히 예사롭지 않다. 이토록 다양할 수 있다는 걸 그동안 몰랐다는 게 신기할 정도랄까? 먼저 예술적으로 승화된 패딩을 눈여겨봐야겠다. 몬스터를 주제로 뒤틀린 상상을 더한 꼼데가르송을 비롯해 만화 캐릭터처럼 과장된 디자인을 선보인 요지 야마모토, 패치워크로 언밸런스 실루엣을 완성한 준야 와타나베까지, 하나같이 독보적인 시선을 반영한 일본 베이스 디자이너들의 패딩 아우터는 하나하나 '작품' 같았으니까. 그뿐 아니라 퀼팅 디테일을 없애 마치 이불을 덮은 듯한 아우터를 완성한 클로에와 릭 오웬스, 일정한 패턴으로 촘촘하게 누빈 오버사이즈 코트로 눈길을 끈 겐조, 풍성한 양털을 가미해 생경한 실루엣을 창조한 사카이도 패딩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그 결과는 물론 성공적. 패딩 아이템도 얼마든지 페미닌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디올과 미우미우는 또 어떤가! 이처럼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난 패딩 파라다이스가 도래했으니, 이제 다채롭고 또 따뜻하게 겨울을 즐길 일만 남았다.
에디터 이지민ㅣ포토그래퍼 WWW.IMAXTREE.COM
Copyright © 마리끌레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