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생긴 일

2015. 8. 4. 09:10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밀라노, 파리, 런던에 걸쳐 진행된 2016 S/S 패션 위크 현장에 직접 다녀온 <아레나>의 레이더에 포착된 생생한 현장.

1. 프라다의 황금기패션 브랜드의 흥망성쇠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영입 혹은 그의 컨디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요즘이다. 조금 눈에 든다 싶은 신인 디자이너는 '큰집'에서 모셔가기 바쁘다. 2016 S/S 밀라노 컬렉션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행태는 이어졌다.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삭막한 밀라노에서 유일한 희망은 프라다였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3대째 프라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의 계승'이란 지루하기 짝이 없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단 한 번도 트렌드의 중심에서 어긋난 적이 없다. 심지어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디자이너라는 칭송을 받기도 한다.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통찰력이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면서 많이도 아닌 딱 한 발짝 앞서 가는 것. 그리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 그것이 곧 그녀의 천성이자 프라다의 진가다. 지난 6월 밀라노에서 <폰다치오네 프라다> 전시와 2016 S/S 컬렉션을 목격한 이라면 모두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표현이 다소 과장됐을 수는 있지만 지금이 프라다의 황금기임은 부정할 수 없다. editor 이광훈

2. 구찌의 새 시대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두 번째 구찌 컬렉션을 기다렸다. 바로 전 시즌인 2015 F/W 컬렉션에서 그간 우아함의 극치를 달리던 프리다 지아니니의 구찌를 한 방에 보헤미안풍의 자유분방한 컬렉션으로 과감하게 탈바꿈시켰던 그가 과연 두 번째 시즌은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으니까.

결론은 패턴과 색감은 더 화려해지고, 스타일은 더 과감해졌으며, 그 복잡다단한 요소들을 버무리는 솜씨는 더 짜릿하고 능수능란해졌다. 구찌 모노그램으로 만든 트렌치코트와 실크 스카프의 조화, 팔랑거리는 복고풍 팬츠, 옛날 벽지 같은 꽃무늬 실크 소재 등등 뭐 하나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소재와 무늬, 색감을 탈탈 털어 쏟아부었다. '포텐 터졌다'는 표현이 딱 적절하다. editor 최태경

3. 무지갯빛 생 로랑암흑 속에서 무지갯빛 조명이 일렁였다. 2016 S/S 시즌 파리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한 생 로랑 쇼의 런웨이 얘기다. 바로 전날인 6월 27일, 워싱턴의 백악관이 무지갯빛 조명으로 물들었더랬다. 미국 대법원에서 동성 결혼의 권리를 보장하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같은 날 전 세계의 주요 도시에선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열렸다.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생 로랑 쇼장의 현란한 무지갯빛이 그에 대한 응원처럼 느껴졌다. 그 빛이 얼굴들을 비출 때 감동한 표정들이 더러 보였다. 빛도, 옷도, 마음도 아름다웠다. editor 안주현

4. 톰 포드의 팩토리톰 포드는 서둘러 나서는 디자이너가 아니다. 팬으로서 그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가장 높은 확률은 런던 컬렉션에 가는 것이다. 이번엔 런던 톰 포드 부티크에서 작은 쇼가 열렸다. 전 세계 몇 안 되는 프레스들과 그의 친구들만이 초청된 소품 같은 이벤트에서 그는 1960년대 앤디 워홀의 팩토리 시절을 회상하는 옷들을 소개했다. 우연이었을까. 좁은 공간에 모인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에디터들과 유명인들, 이를테면 존 코르타자레나와 러키 블루 스미스 같은 남자들이 페리에 주에를 들이켜는 광경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이곳이 팩토리처럼 느껴졌다. 톰 포드는 지금의 앤디 워홀일까. editor 고동휘

Assistant: 강진기 | Editor: 최태경

Copyright © 아레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