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국 영화계가 주목한 배우, 한예리

2014. 11. 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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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던 한국 영화계에 한예리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해무>에서 짙은 바다 안개처럼 신비로운 매력을 뽐내는 홍일점 '홍매'로 7년 동안의 배우 생활에 정점을 찍은 한예리. 이 영화의 제작과 각본, 기획을 맡은 봉준호 감독이 "이 영화 한예리가 살렸다"라는 문자를 받고 그녀에게 보여주며 칭찬했다는 일화처럼, 그녀는 중견 배우들 사이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을 믿는다는 그녀는 어떤 캐릭터든 겁먹지 않고 충분히 이해한 후 연습해 표현한다. 무용밖에 모르던 한예리가 7년 전, 우연히 연기를 접하고 영화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여배우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건 어쩜 그녀보다 우리에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뱅글, 반지 모두 엠주.

2014년은 영화 <해무>로 한예리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해였던 것 같아요. 감회가 남다른 한 해였죠?

영화가 상영될 때보다 오히려 지금이 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영관에서 내린 뒤 더 많은 사람들이 다른 경로로 영화를 봐서 그런가 봐요. <해무>로 비로소 대중에게 여배우로 기억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뻐요. 이 작품을 통해 제 연기 인생이 더 뻗어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제겐 선물 같은 영화라고 할 수 있죠.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제 안에 뭔가 쌓여가면서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요. 이젠 다른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갈 자신감도 생겼고요. 그러기 위해선 이전 작품에서 연기했던 것들을 잊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필요하죠. 그래야 새 작품에서 다른 인물을 내 안에서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가며 연기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해무>의 '홍매'는 신비로운 인물이라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 속을 알 수 없어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이기도 했어요. 감정을 세분화해서 복잡해 보이도록 표현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은 게 아닌가 싶은데, 계산해서 연기한 건가요?

그렇지 않아요. <해무>는 저에게도 무척 어려운 작품이었고, '홍매'는 특히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거든요. 그래서 감독님과 '홍매'란 인물에 대해 많은 시간 얘기를 나눴죠. 계산해서 연기했다기보단 감독님이 만들어준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하려고 했어요.

흥행 면에서 좀 아쉽긴 했어요. 박유천 씨와의 베드신이 흥행에 한몫할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베드신이 궁금해서라도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와서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하하. 근데 베드신 수위가 높지 않아 많은 분이 낚였다고 얘기해요. 사실 배 안에서 수위 높은 베드신을 찍는다는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잖아요.

예리 씨의 연기를 보며 매번 감탄하는 건 사투리예요. 조선족인 '홍매'의 사투리는 북한 사람으로 출연한 영화 <코리아>의 '유순복'과 비슷한 듯하면서 다르더라고요. 실제론 충청도 제천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얼마나 연습한 거예요?

제가 유난히 북쪽과 인연이 많은 것 같아요. 사투리는 열심히 연습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요. 이번에 <해무> 할 때는 조선족 말을 가르쳐준 친구와 2~3개월 동안 계속 붙어 지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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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으로 어느 정도 흉내는 가능하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억양과 말투로 감정까지 담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사투리가 전혀 어색하지 않고 상황에 탁탁 들어맞더라고요.

북한 여성보다 겉은 좀 말랑말랑하고 속은 강하게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목소리에 여성스러운 느낌이 많이 묻어나게끔 노력했죠. 사투리를 가르쳐준 친구가 그런 느낌의 말투를 써 힌트를 얻은 거예요.

올해 <해무> 외에 대작인 <군도>에도 출연했잖아요. 근데 사람들이 하정우 씨 동생으로 예리 씨가 나온 걸 잘 모르더라고요.

천민이라 거의 거지꼴로 나온 제 모습이 저도 충격적이었어요. 그렇게 시꺼멓게 분장하고 나오는데 너무 잘 어울리는 거예요. 하하.

영화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몇 안 되는 배우예요. 한국 영화계에 예리 씨를 비롯해 김고은·고아성 씨 등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지닌 개성 있는 여배우가 많이 등장해 정말 든든해요.

사람들의 취향이 바뀌고 있어 정말 다행이죠. 예전 같았으면 저 같은 외모로 어떻게 연기를 할 수 있었겠어요.

자신의 얼굴 중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들어요?

눈이오. 예전에는 너무 부은 눈 같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계에 이런 눈을 가진 배우가 별로 없는 것 같아 이젠 제 눈이 좋아졌어요. <해무>를 하고 나니 많은 분들이 예뻐졌다고 얘기해주셔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앞으로 더 예뻐져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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