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최고의 악녀, 이유리

입력 2014. 11. 24. 17:36 수정 2014. 11. 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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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연민정'을 연기했냐는 듯 한없이 순수한 얼굴의 그녀가 코스모 카메라 앞에 섰다.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세상에 둘도 없는 악녀로 변신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오롯이 쏟아낸 배우 이유리.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라면 사랑하는 남자는 물론 친딸까지 버리는 '연민정'과 달리, 실제 그녀는 별다른 욕심 없이 그저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해낼 뿐이다. 꿈이나 목표 같은 단어로 스스로를 제한하지 않되, 차곡차곡 준비하고 정확한 타이밍에 자기만의 날개를 활짝 펼 줄 아는 그녀. 그것이 14년간 잠잠히 쌓아온 배우 이유리의 내공이며, 코스모가 2014년 최고의 드라마 스타로 그녀를 꼽은 이유다.

톱 버버리 프로섬. 드레스 에르마노 설비노. 뱅글, 반지 모두 뮈샤.

드라마 제목이 <왔다! 장보리>지만 <왔다! 연민정>이라고 했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소름 끼치는 악녀 연기 덕분에 '암 유발자'라는 별명까지 생겼는데, 마음에 드나요?

마음에 안 들어요. 암이 얼마나 무서운 병인데…. 암 환자분들도 그 말을 들으면 슬퍼하실 것 같아요. 다른 별명은 다 괜찮아요. '국민 악녀', '국민 악질' 다 좋아요. 그냥 캐릭터니까요.

드라마마다 악녀는 등장하기 마련인데, 도대체 왜 '연민정'이라는 캐릭터에 유독 사람들이 열광한다고 생각해요?

기가 막혀서? 하하. 정말 상상을 초월할 만큼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잖아요. 다들 미운 정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한동안 착한 연기만 했잖아요. <부모님 전상서> <사랑과 야망> <엄마가 뿔났다> 등에서 착한 막내딸, 착한 며느리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악녀 연기하는 것을 보니 이제까지 이런 모습을 숨기느라 정말 근질근질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그동안 악역이 잘 안 들어왔어요. <왔다! 장보리> 바로 전에 출연한 작품이 아침 드라마였는데, 거기서도 착한 역이었거든요. 그래서 '다음에는 악역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연민정' 캐릭터가 들어온 거죠. '연민정'이 굉장히 다이내믹한 캐릭터라 매번 도전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착하고 밝은 역할이 더 잘 어울리는 배우도 있지만 이유리 씨는 악역을 할 때 더 매력이 돋보이는 배우 같아요.

그런가요? 아무래도 악역이 겉으로 더 드러나는 캐릭터여서 그런 거겠죠. 지고지순한 역할은 사실 눈에 잘 띄지 않잖아요. 이제까지 항상 인내하고 힘든 상황에 놓인 역할을 많이 했는데 완전 밝고 착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사극이나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보이시한 역할도 탐나요. 근데 악역이 또 들어온다 해도 두려움은 없어요. 이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니까요. 특별히 어떤 연기만 추구한다든지, 어떤 연기는 하고 싶지 않다든지 하는 건 없어요. 그냥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고 싶어요.

드레스, 팔찌 모두 펜디. 목걸이 몬드. 귀고리 뮈샤. 슈즈 살바토레 페라가모.

드레스 이상봉 드레스. 귀고리, 팔찌, 반지 모두 뮈샤.

'연민정' 연기에 익숙해져선지, 예능에서 보여주는 실제 이유리의 모습은 좀 낯설게 느껴져요. 생각보다 너무 순하고 착한 거죠. 도대체 악녀 연기할 때의 그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제 안에 에너지가 많은 것 같아요. 연기할 때 저 자신도 가끔 놀라요. 도대체 이게 어디서 나오는 힘인지. 그냥 연기하는 게 정말 재미있고, 머릿속에는 늘 연기 생각밖에 없어요. 이렇게 화보를 찍을 때도 콘셉트에 맞게 연기하는 기분으로 촬영에 임하죠.

'연민정'처럼 돌변하는 순간은 없나요? 화날 때라든지, 억울할 때라든지.

평소에 화를 잘 안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만약 화를 내면 다음 날까지 감정이 남아 아무 일도 못 하거든요. 혹시라도 누구랑 관계가 틀어지면 견디지 못하죠. 사람들이랑 두루두루 잘 지내고 마음이 안정된 상태일 때 연기도 편하게 나오더라고요.

요즘 예능에서의 활약도 대단하죠. <세바퀴>의 MC도 맡게 됐다는 소식 들었어요.

네, 신동엽 오빠, 김구라 오빠랑 같이 진행하게 됐어요. 쟁쟁한 두 분 사이에 껴서 저는 그냥 웃는 모습만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흐흐흐흥.

그 웃음소리, 정말 웃겨요. 예능에 삽입되는 효과음 같아요.

흐흐흐흥. <힐링캠프>에서 이 웃음소리를 지적받고 난 뒤로 잘 못 웃겠더라고요. 그렇게 웃는지 저도 정말 몰랐어요 그래서 요즘은 웃을 때마다 신경 쓰여요. 흐흐흐흥.

얼마 전 <힐링캠프>에서 이유리 씨만의 남자 보는 기준을 얘기했죠. '이 남자와는 텐트만 치고 살아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결혼해도 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냥 제가 결혼할 때 그런 마음이었어요. 남편을 만나면서 '이 사람과 함께라면 어디에서든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에 든 생각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각오였어요. 힘든 상황이 다가온다 해도 같이 견뎌낼 거라는 믿음이었죠. 돈이 많으면 물론 편하긴 하지만 그게 결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거든요. 요즘 주변에 보면 조금만 힘들어도 헤어지는 추세잖아요. 그래서 그런 단단한 각오 없이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 유지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눈에 보이는 조건이나 순간적인 감정만으로 남자를 선택하기보다는 '내가 이 남자와 평생 살 수 있을까? 어떤 일이 있어도 헤쳐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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