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플라잉 '날까, 뜰까 통할까'

입력 2014. 4. 17. 09:44 수정 2014. 4. 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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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의 탄생기는 가슴 찡한 성장 드라마이기도 하고, 냉정한 현실을 담은 리얼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고 반전 가득한 스타의 길에 발을 내디딘 4인조 밴드, '엔플라잉'.

승협

이 입은 슬리브리스 톱과 팬츠는 모두 Givenchy. 서스펜더와 팔찌는 모두 Demand De Mutation.

광진

이 입은 라이더 재킷은 Munsoo Kwon. 안에 입은 티셔츠는 Viktor & Rolf by KOON.

차훈

의 티셔츠는 Sandro Homme. 재킷은 M-vio. 벨트는 Zadig & Voltaire. 팔찌는 Demande De Mutation.

재현

이 입은 네이비 재킷은 Pine by Thisclose. 셔츠는 Marni. 화이트 쇼츠는 Munsoo Kwon. 스냅백은 Gra.museum.

이제 우리는 안다. 스타의 탄생 뒤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자본, 지략 그리고 행운이 존재하는지. 그리하여 아이돌의 탄생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성장 드라마이자 서바이벌 쇼, 리얼 다큐멘터리가 된다. 3월 13일 tvN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 청담동 111: 스타가 되는 길 & gt.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등의 가수들이 속해 있는 FNC 엔터테인먼트를 배경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 청담동 111 > 의 '시즌 2'로, 곧 출동할 신인 그룹의 데뷔 준비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안녕하세요!"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하며 등장한 네 명의 멤버 이승협, 권광진, 차훈, 김재현. 이들이 바로 반전 가득한 스타의 길에 발을 내디딘 주인공, '엔플라잉'이다. 한눈에도 서로 다른 외모, 각기 다른 개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4인조 아이돌 밴드. 2011년 내부적으로 팀이 결성되었다니 3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셈이다.

첫 잡지 촬영에 긴장하고 어색한 티가 드러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네들의 연대감으로 차차 헤쳐나가는 듯하다. 이국적인 외모의 리더 광진씨엔블루의 초기 멤버였으나 안타깝게도 데뷔 직전에 교체된 경험이 있다. 그런 그에게 이 두 번째 기회는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나보다 주변 분들이 더 저를 불쌍하게 여기셨죠(웃음). 단지 연예인이 되는 게 목표였다면 그때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음악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기다릴 수 있었어요. 덕분에 우리 멤버들을 만났잖아요. 여기가 바로 제자리인 것 같아요." 배우처럼 작고 핸섬한 얼굴이 눈에 들어오는 멤버는 팀의 보컬을 맡은 승협. 묵직하게 울리는 목소리와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태도가 금세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적과 김동률의 노래를 좋아하는 감성파였지만 밴드에 들어오면서 다양한 음악에 귀가 열렸다고. 랩과 노래를 둘 다 소화해내는 보컬이라며 멤버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스타의 '끼'가 물씬 느껴지는 재현은 걸 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김재경의 동생이다. "처음에는 가수 되는 걸 누나가 반대했어요. 이 일이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제 든든한 조력자예요." 활달하고 애교 넘치는, 영락없는 막내동생의 모습이지만, 드럼 스틱을 잡으면 파워풀하게 변신한다는 게 형들의 증언이다. 가장 튀는 헤어스타일의 소유자이면서 가장 과묵한 멤버의 이름은 차훈. 초등학교 3학년 때 드럼을 접하면서 음악을 시작했고, 중학교 때 건스 앤 로지스의 'Don't Cry' 뮤직비디오를 보고 기타에 빠지게 된 메탈 마니아다. 내내 말을 아끼는 듯하더니 "인생 최대 목표는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라고 답하는 데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아직 자신을 연예인으로 포장할 줄 모르는 이들과의 대화는 유쾌한 잡답으로 가득하다. 외국어 실력을 묻는 질문에 "중국인 선생님이 젤 예쁘다"는 엉뚱한 멘트가 날아오는 식이다.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에너지에 휩싸인 10대 시절을 연습생이란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사연이 없을 리 없다. 때론 실망했고, 때론 쓸쓸했고, 때론 연습을 빼먹는 등의 작은 일탈도 저질렀다. "회사의 울타리를 벗어나 우리끼리 쌓은 추억도 많아요. 그래서 더욱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졌죠. 우리가 '밴드' 마인드여서 그런지 몰라도, 목 내밀고 데뷔 날짜를 기다리고만 있진 않았어요. 오히려 무대에 섰을 때 꿀리지 않도록 준비 과정이 탄탄하길 바랐죠."

엔플라잉

은 소속사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국내 데뷔 전 일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싱글 & ltBasket > 이 일본 오리콘 인디즈 차트 2위, 'One And Only'가 일본 타워 레코드 차트 1위를 기록하는 등 나름의 성과도 이뤘다. 하지만 이들이 일본에서 보고 배운 건 기록 그 이상의 것이다. "솔직히 충격 먹었어요. 한 마디로 멘탈 붕괴! 맨날 우리끼리만 연습하다가 바깥세상에 처음 나간 거잖아요. 무대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일본 밴드들의 실력에 자극도 받았고요." 유튜브에서 찾아본 동영상 속 이들의 음악은 꽤 강렬하고 록적인 성향이 강하다. 아직 데뷔 앨범의 내용은 비밀이라지만, 적어도 같은 판에 찍어낸 듯 마냥 달달하거나 밍숭맹숭한 음악이 되진 않을 것 같다. "넷이서 통하는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서로가 너무 달라요. 좋아하는 음악도 메탈, 어쿠스틱, R & B, 힙합 다 달랐어요. 각자 지닌 색깔이 확실하다 보니 하나로 뭉치는 게 어렵긴 하지만, 일부러 팀의 색을 규정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시도 속에서 여러 장르가 크로스오버된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 4월 둘째 주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는 이들은 벌써 두 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오늘 촬영에도 ENG 카메라들이 따라와 부지런히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는 담금질 끝에 마침내 쇼타임을 앞둔 기분? "멤버마다 다른 감정이겠지만, 이것 하나는 똑같을 거예요. 얼른 우리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요. 어느 무대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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