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TALK] 82세·61세 할머니가 세계적 브랜드 모델

송혜진 기자 2012. 12. 10.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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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80세를 넘기고 나서, 비로소 모델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프랑스 패션회사 '랑방(Lanvin)'이 2012년 가을·겨울 광고 캠페인 모델로 내세운 82세 할머니 모델 재클린 머독(Murdock)이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들려준 말이다. 머독은 "어릴 때부터 모델을 꿈꿨지만, 피부색 같은 신체조건의 벽에 부딪혀 포기했다. 82세에 모델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시니어 룩(Senior Look·나이 든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성숙한 모습)'이 패션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20~30대 못지않은 아름다움에 나이가 주는 품위까지 지닌 60대 이상의 노년층을 모델로 내세워 광고를 하는 회사가 늘어난 것이다. '할머니 모델'들은 나이 든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헐렁하고 편안한 옷이 아닌, 웬만한 20대도 소화하기 어려운 최신 유행의 명품 기성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서곤 한다. 당연히 몸매도 관리를 잘해 젊은 사람 못지않다. 2~3년 전부터 '루이뷔통' '로에베' 같은 명품 브랜드 패션쇼 무대에 30~40대 '아줌마' 모델이 등장하는가 싶더니, 이젠 패션 화보의 주역이 60~80대 여성으로까지 옮아간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션 회사들이 젊고 예쁜 모델에 싫증 난 소비자의 눈을 붙잡기 위해 이젠 나이 들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노년의 모델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미국 의류회사 '아메리칸 어패럴'은 최근 61세 여성 재키 어셔네시(O'Shaughnessy)를 새 컬렉션 '어드밴스드 베이식스'의 모델로 발탁했다. 이 회사는 "어셔네시의 근사한 은발과 세련된 모습을 통해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멋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어셔네시는 광고 캠페인에서 얇은 면 티셔츠와 속옷만 입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 사는 애리 세스 코헨(Cohen)이 자신의 멋쟁이 친할머니를 소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어드밴스드 스타일'도 업계에선 큰 화제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60~70대 멋쟁이들의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블로그로, 재클린 머독도 이 블로그에 소개되면서 모델로 데뷔하게 됐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최유돈씨는 "올해 83세인 다프네 셀프(Selfe)도 요즘 영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모델 중 한 명이다. 여전히 날씬하고 멋진 몸매를 유지한 덕에 돌체 앤 가바나 같은 패션쇼 무대도 서곤 한다"면서 "패션업계가 시니어 룩에 주목하는 일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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