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릉, 백로가 날아드는 곳.. 동구릉 아홉 번째 문이 열렸다

구리 2013. 5. 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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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현종(1641∼1674)과 그의 비 명성왕후(1642~1683) 능이 있는 숭릉(崇陵)은 경기도 구리 동구릉(東九陵)에서 유일하게 비공개 지역으로 남아 있던 곳이다. 왕릉과 왕비릉을 나란히 조성한 쌍릉 형식이다. 조인제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장은 "동구릉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숭릉은 8개의 능과는 별도의 진입로를 이용해야 하는 데다, 능으로 가는 길에 백로와 왜가리 서식처가 있어 그동안 일반인의 접근을 제한해 왔다"고 했다.

동구능 매표소로 들어서 숭릉 가는 길은 산길로 이어져 있다. 사위는 새소리 하나 없이 조용하고, 실개천이 길동무를 해준다. 그동안 사람들의 접근이 제한돼 있던 데다 숲이 우거져서 마치 다른 세상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다.

숭릉 가는 길 중간에 네모난 연못 가운데 원형의 섬이 있는 연지(蓮池)를 만났다.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성리학적 우주관)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풀로 뒤덮인 연못은 백로·왜가리 등이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곳으로, 수십 마리의 새들이 연못 인근과 나뭇가지에 앉아 있다가 사람이 접근하면 일제히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숭릉은 숲 속에 숨은 듯 자리 잡고 있다.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거리가 비교적 멀고 정자각이 경사지 위에 있어 멀리서 보면 우뚝한 모습이 돋보인다. 숭릉의 정자각(보물 1742호)은 조선 왕릉 중 유일하게 팔작지붕으로 만들어져 다른 왕릉 정자각의 맞배지붕에 비해 규모도 크고 화려한 게 특징이다.

숭릉이 위치한 동구릉은 59만여평의 광대한 숲에 조선시대 왕과 왕비 17위를 안장한 왕릉. 태조의 건원릉(健元陵)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왕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동구릉관리소는 매표소→재실→수릉→현릉→건원릉→목릉→휘릉→원릉→경릉→혜릉→숭릉 관람 코스를 권하고 있다.

숭릉 구경을 하고 인근 산림욕장과 자연학습장(1만평)을 같이 둘러보면 좋다. 산림욕장은 원릉과 경릉 사이에 있다. 자연학습장이 있는 산능선에 오르면 동구릉과 구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연녹색으로 뒤덮인 2.5㎞ 산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봄이 내 몸 안에 들어와 있다.

여행수첩

전철:중앙선(용산~용문) 구리역에서 하차 후 2, 6번 버스 이용→동구릉 버스:서울 청량리 또는 상봉역에서 88, 202번 버스 이용→구리시→동구릉, 강변역에서 1, 1-1, 9-2번 버스 이용→구리시→동구릉 승용차:서울→동서울→구리시→동구릉, 서울→의정부→퇴계원→동구릉, 서울→화랑대사거리→구리시→동구릉, 서울→망우리→교문사거리→동구릉. 구리시내에서 퇴계원 방향(43번 국도)으로 약 2㎞.

문의

: 동구릉관리소 (031)563-2909.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로 197

▲2일자 D3면 '백로가 날아드는 곳… 동구릉 아홉 번째 문이 열렸네' 기사 중 '조선시대 임금 아홉 명이 묻힌 9능과 17위의 왕비와 후비 등을 안장'이란 부분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 17위를 안장'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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