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나 원정대] Rota 로타-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섬

2015. 12. 2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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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ong for Marianas

'송송했다'. 송송빌리지 전망대 위에서 서로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사진을 찍던 그 순간의 느낌을 표현하려니, 차라리 새로운 표현을 창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송송했다고 할 수밖에. 잘 알려진 사이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로타도 원정대에겐 모두 똑같은 '첫' 여행이었기에 각자가 낼 수 있는 최상의 목소리로 이 작은 섬들을 노래했습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우리의 노래가 부디 하모니로 들릴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트래비 마리아나 원정대

트래비 창간 10주년 기념 이벤트로 시작해 태국, 마카오, 부산으로 이어진 트래비 원정대의 네 번째 여행은 마리아나였습니다. 심사를 통해 선정된 10명의 대원들은 글쓰기와 사진 특강을 수강하고 10월7일부터 12일까지 4박 6일 동안 사이판과 로타로 취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마리아나 원정대 스토리

별보다 아름다운 그대들

역시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한 여행이었다. 그냥 즐기자고 다짐한 원정대였지만, 어느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 우리였다. 개인적인 욕심을 부려 30대 중반에 특별함을 찾아보고자 야심차게 떠난 여행이었지만, 난 또 그 안에서 야무지게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말았다. 로타의 송송 전망대, 사이판 타포차우 밤하늘의 별보다 더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 마리아나 원정대를 오랜 기간 추억할 듯싶다. | 구효영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파랑. 그 외에 설명할 길이 없는 로타의 바다. 일몰. 평범하기 짝이 없는 단어를 지워 버리고 싶을 만큼 사랑스럽던 사이판 하얏트 호텔 비치의 해질녘 빛과 색. 비현실적으로 빛나던 별과 파도 소리. 분명 여행이 아닌 취재라고 했다. 그래서 긴장했고 몸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나는 완전히 무장해제당하고 말았다. 마리아나의 어떤 힘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취재를 하느라 손에서 수첩을 놓지 못하는 그 순간에도 힘들기보다는 즐거웠고 이 모든 걸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미친 여행 에너지 그득한 원정대원들 틈에 끼어 있다는 그것조차 내겐 비현실적인 일이었고 모든 것이 감사했다. 땅, 하늘, 바다, 사람 그리고 호흡했던 공기까지. 이렇게 완벽하게 감사한 인연이 존재할 수 있다니! | 정연주

한여름 밤의 꿈이었을까

4박 6일간의 여행 마지막 밤, 갑작스레 폭풍우가 쏟아졌다. 새로운 만남으로 시작해서 심장마저도 쫄깃해지는 액티비티까지 모든 일정을 끝내고 한국으로의 복귀만을 남겨 둔 상황. 쏟아지는 빗줄기에 어렸을 때 그렇게 울고 웃었던 수련회의 캠프파이어가 떠올랐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번 여행이 그랬다. 한줌의 재도 남기지 않을듯이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모든 것을 씻어 낼 듯 세차게 쏟아지는 폭풍우처럼 그리고 어느 한여름 날 밤에 꾸었던 꿈이었던 것처럼. | 노성경

마음에 꼭꼭 담아 둘 기억 한 줌

이렇게 즐거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말 즐거운 여행이자 취재였다. 무더위로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지금 이 순간이 모두 추억이 될 거라고 웃어 넘겼다. 그렇게 우린 4박 6일간의 여행을 통해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모두 열심히 사진 찍고, 기사를 위한 정보를 기록하면서도 힘든 내색 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사이판과 로타의 파란 바다, 밤하늘의 쏟아지던 별 그리고 순수한 사람들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 배주한

별에게 기도할께요

남국의 순수하고 뜨거운 태양은 원정대의 열정과 닮았다. 모두로부터 매 순간 배웠다. 동시에, 찍고 고르고 적고 담는 내내 즐거웠다. 출발 전, 나는 자기소개에서 꽤나 호기롭게 나의 사진과 글에서 잊었던 친구를 만난 듯 깜짝 놀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 했다. 지금은 다만 사진과 글에서 우리의 즐거웠던 마음이 묻어나길 바란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서울은 낙엽이 떨어진다. 한바탕 요란한 꿈을 꾼 듯싶다. 그것은 아주 뜨겁고 근사한 꿈이다. 우리 열명의 대원들 각자의 뜨겁고 근사한 꿈들이 이뤄지기를 응원한다. | 이윤정

낯선 길, 그 끝에서 매듭진 인연

잠시 모든 걸 놓아두고 싶을 때 마리아나 로타로 떠나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세상 밖으로 밀려난 듯한 기분, 남들보다 뒤쳐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들지언정 말이다. 로타의 수많은 별들과 파도소리, 파란바다 그리고 순박한 로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평생 당신의 가슴속에 남을 것이다.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란 나에게 설레면서도 한편으론 두려움 아닌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시작된 4박 6일이란 시간은 나를 한없이 많이 웃게 해 주었고 소중한 시간으로 남았다. 공통된 관심사로 서로의 의견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때론 자신만이 가진 마음속 한 구석의 진한 이야기도 서슴없이 꺼내 놓을 수 있었던 시간. 누군가를 만나고 인연을 쌓아 가는 일 그리고 그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행복한 순간, 이것이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 | 김재은

내겐 너무 예쁜 당신

누구나 자랑깨나 할 만한 자기만의 여행지가 있을 것이다. 내 경우엔 그렇지는 못했다. 20대를 달리는 데만 다 써 버렸으니까. 그래서, 이왕이면 첫 여행만큼은 '좀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길 원했고, 성공했다. 글은 아마 내가 제일 많이 써 봤겠지만, 여행에선 그들이 훨씬 프로다. 물론 여행기도. 그들과 함께한 6일은 너무 짧아서, 내 인생이 끝날 때까지 아마 아쉬움으로만 남을 것이다. 북마리아나 제도는 물과 나무가 예쁘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천소현, 손고은, 홍수연, 정연주, 김재은, 구효영, 유지연, 이윤정, 노성경, 배주한, 이진혁, 임지원이 제일 예쁘다.| 이종철

내 여행의 터닝 포인트

북마리아나 제도에서는 하루가 48시간인 것이 분명하다. 2시간씩 자고도 우리 10명은 모두 시간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고, 다들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했다. 우리는 서로의 열정에 감탄하기 바빴고, 서로 배우기 바빴다. 지나치는 모든 것들이 궁금했다. 나에게 다가오는 마리아나에 대해 오감을 열고 여행했다. 취재 여행이라는 것이 이렇게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 거구나. 이번 원정대 여행이 내 여행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을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유지연

여행은 늘 새롭다

이전의 여행과는 많이 달랐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보다 더 많은 발견을 한 6일이었다. 도저히 지친 기색이 없던 원정대원들의 열정이 물론 첫 번째. 나는 정말이지 내리쬐는 날씨만큼 뜨거운 사람들과 함께했다. 동행한 사람들의 눈을 훔쳐보니 홀로 여행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였다. 꾸밈없이 솔직한 파랑을 말하는 듯 보였던 로타의 바다는 일상을 지내는 지금도 자꾸만 곱씹게 된다. 그 덕에 수영은커녕 물 근처에 가지도 않던 나는 바다가 좋아졌다. 언제 또 그 파랑을 볼 수 있을까. 단순히 바다가 좋다는 마리아나 사람들에게서 나는 괜한 동경을 가지고 돌아왔다.| 이진혁

조금 달랐던 여행

이렇게 부지런한 여행은 처음이었다. 매일매일 다른 일정이 있었고 확연한 목표 또한 존재했다. 적도의 태양이 지글지글 피부를 익혔지만 걸음을 늦출 수는 없었다. 하얀 밴에 실려 좁은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하면서 이전의 자유 여행과는 또 다른 취재 여행의 즐거움을 느꼈다. 무엇보다도 마리아나 구석구석을 샅샅이 훑던 대원들의 뒷모습이 커다란 교훈으로 남았다. 덕분에 조금 더 깊은 여행을 가능케 하는 또 다른 방법을 배웠다.| 임지원

▶intro 로타를 말하는 키워드들

-글 정연주

여행이 식상해질 때가 있다. 뻔하게 구경하고, 뻔하게 놀고, 뻔하게 먹고, 뻔하게 휴식하는, 관광객에게 최적화된 여행지들이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여행의 신선함을 느끼기 어려웠다면, 여기 로타가 있다. 익숙한 휴양지인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로 불과 40여분 떨어져 있는 아주 작은 그 섬 말이다. 태평양의 섬이니 당연히 바다가 예쁘다. 이름 붙은 해변은 물론이고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은 해변들도 예쁘기는 마찬가지다. 이슬이 모여 바다를 이루었나 싶을 만큼 투명한 물빛은 분명 자연의 색인데도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그렇다면 로타는 해변 휴양지? 선뜻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휴양지'라는 상업적인 말을 들이대자니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기존의 단어들로 로타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예상을 벗어난 뜻밖의 모습으로 여행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기쁘게 내려놓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닌 곳. 셀카봉을 휘저으며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존경쟁을 하듯 인증샷을 찍고 바쁘게 돌아서는 것이 진짜 여행인지를 되묻게 하는 곳. 아무것도 특별하지 않지만 그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하고 싶을 만큼 너무나 특별한 곳. 그곳이 바로 '로타 아일랜드'다.

로타섬은▶이 섬의 원래 주인인 차모로 사람들의 언어로는 루따RUTA, 영어로는 로타ROTA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섬들 중 하나로 현재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행정적으로는 사이판에 부속되며 괌과 사이판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다. 제주도의 20분의 1 정도의 면적에 인구 약 2,500명의 작고도 작은 섬이다. 섬 어디를 가든 차로 20~30분 내외면 도착한다.

●The Words for Rota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섬

글 정연주

#낯섦 그리고 여유로움 Strange & Slow

'로타'라, 아무래도 낯선 이름이다. 사이판 옆의 작은 섬이라는 것 외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로 경비행기를 탔다. 푸른 바다 위를 날아서 40여 분 만에 도착한 로타 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다 시외버스터미널 같은 느낌.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누군가 나무열매로 만든 레이를 걸어 준다. 피에스타Fiesta, 축제 기간이라 방문객들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란다. 목걸이를 걸어 주는 아주머니의 넉넉한 웃음이 하와이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뭔가 아마추어 같달까? 그런데 기분이 좋다. 로타에서는 잘 포장된 도로를 종일 달려도 차가 막히는 일이 없다. 신호등도 횡단보도도 찾아보기 힘들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셔틀 밴의 운전사는 이따금씩 마주치는 차들과 일일이 손을 들어 인사를 나눈다. 모두가 아는 사람이고, 모두가 친구다. 볼거리가 있는 포인트에서조차 관광객끼리 마주치는 일이 드물다. 나는 여행을 하고 있지만, 로타는 여행지가 아니다. 관광지는 더더욱 아니다. 로타는 거기에 있을 뿐이고 나도 잠시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것으로 족하다.

# 빈티지 Vintage

로타는 어디를 가더라도 깨끗하다. 낡고 오래됐고, 일부는 지난 여름 태풍의 영향으로 파손된 상태지만 더럽거나 어질러져 있지는 않다. 로타의 자연스러운 빈티지함이 워낙 강한 탓이다. 건물도 식당도, 마트와 성당과 묘지조차도 빈티지하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하루 종일 오래된 미국 컨트리송이 흘러나온다. 언뜻 보아도 꽤나 오래된 픽업트럭을 주차 시켜 놓고 낚시를 하고 있는 주민들의 차림새도 꼭 맞게 어울린다. 1970년대 미국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지만, 맥도널드와 스타벅스가 없는 미국 땅. 반짝반짝 빛나는 새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로타의 빈티지한 매력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 색, 바다 Colorful Sea

제주도 면적의 2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북태평양의 섬. 섬 어디서든 보이는 바다의 색을 로타 블루ROTA BLUE라고 하겠다. 새파란 로타의 바다를 달리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 사람 people 로타 사람들은 경계심이 없다. 누구에게나 웃고 말을 걸면 좋아한다. 예상을 넘어서는 친절함과 순박함이다. 서로 다 안다는 인구 2,500명의 마을에 살다 보면 나도 그렇게 변할까? 축제장에서 우리가 브니엘로스마나코코넛떡을 튀긴 것를 맛있게 먹자 다음날 집에서 만든 코코넛떡을 가져온 운전사 아저씨나, 주문한 음식을 깜박하고 몇십분이나 늦게 내오면서도 멋쩍은 웃음 하나로 분위기를 풀어 버리는 식당 직원도 나를 자기 집에 놀러온 손님쯤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래서 로타에서는 여행자의 신분을 잊게 된다.

# 야경, 불빛보다 별빛 Starlight

해가 지면 섬은 온전히 캄캄해진다. 바나 레스토랑 등은 오후 9시쯤이면 모두 문을 닫고 작은 가게들은 대부분 그보다 더 일찍 문을 닫는다. 마을을 벗어나면 가로등조차 드문, 말 그대로 캄캄한 밤이다. 그래서 로타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야경이 존재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빼곡하게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이 머리 위로 쏟아질 것만 같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육안으로 또렷이 보이고, 투명해 보일 정도로 맑은 별빛은 끝없이 반짝거린다. 운이 좋은 나는 하룻밤에 별똥별이 떨어지는 걸 두 번이나 보았다. 어떤 도시의 화려한 야경보다도 감동적이다.

●Rota Island Tour

로타인들이 편애하는 테테토 비치-Teteto Beach

로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 중 하나다. 완만한 해안선과 하얀 모래사장 너머로 투명하게 푸른 바다가 잔잔하게 출렁이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야자수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사람이 놀 수 있는 깊이에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스노클링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현지인들이 종종 바비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도 애용하는 곳.

파도의 드라마, 비나탕 비치

Binatang Beach

베타랑스 공원Beterangs Park과 테테토 비치 사이에 위치한다. 야자수들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몇 걸음만 옮기면 따뜻한 바닷물이 발목을 적시고 모래사장과 수평을 유지하며 펼쳐진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해안에서 먼 쪽 바다에도 낮은 울타리처럼 암초들이 둘러져 있기에 멀리서 부풀려지며 다가오는 파도들이 포말로 부서져 버리고 육지로 가까워질수록 호수처럼 잔잔해지는 진기한 풍경이 연출된다. 암초 때문에 수영은 어렵지만 아쿠아 슈즈를 신었다면 발을 적셔가며 풍광을 즐겨 보기를 추천한다. 이 해변의 일몰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자연이 만들어 준 스위밍 홀

Swimming Hole

비나탕 비치와 마찬가지로 해안가에 암초가 펼쳐진 곳. 하지만 이곳은 수영이 가능하다. 암초에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의 바닥은 부드러운 모래고, 수심도 적당하다. 다만 파도가 거친 날이나 밀물 시에는 암초에 다칠 위험이 있으니 수영을 자제해야 한다. 로타 리조트 & 컨트리 클럽에서 차로 5분 거리.

유일하고 독특한 송송 빌리지

Song Song Village

로타의 모든 행정기관과 주요 시설들이 이곳에 있다. 병원, 경찰서, 소방서, 은행, 학교, 성당, 묘지, 레스토랑, 마트까지. '송송'은 마을village를 뜻하는 차모로 언어다. 섬 안에 마을이 단 하나이니 딱히 이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이 들어와 '빌리지'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면서 '마을 마을'이라는 뜻의 조금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현재는 공항과 가까운 곳에 시나팔루 빌리지Sinapalu Village라는 주거용 마을이 하나 더 있다.

절경을 선사하는 송송 전망대

Song Song Look Out

완만한 경사로를 차로 약 10분 정도 오르면 로타섬 최고의 전망 포인트가 나온다. 꼭대기에 별이 얹힌 커다란 십자가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앞으로 다가가면 발아래 펼쳐지는 송송 빌리지뿐 아니라 로타섬의 서쪽과 남쪽 해안의 절경과 마주하게 된다. 풍부한 빛이 그대로 퍼져 오는 일몰 시간의 전망대 경치는 로타섬 전체를 통틀어 최고다. 난간에 세워진 나무 십자가는 매년 사순절에 마을 사람들이 예수의 고난을 되새기며 송송 마을의 성당에서부터 지고 올라오는 것

종소리가 특별한 성 프란치스코 데 보르하 교회

San Francisco de Borja Church

로타 유일의 가톨릭교회로 송송 마을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건물 모서리와 창틀에 푸른색으로 테두리 장식을 한 하얀색 교회 건물. 제법 넓은 내부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대신 소박한 조명이 있고, 커다란 선풍기 날개가 창으로 비치는 햇살을 반복적으로 자른다. 특별한 점은 종루에 종 대신 포탄이 매달려 있다는 것. 전쟁에 쓰였던 폭탄 껍데기다. 일요일 미사 시간에 맞추어 가면 아주 특별한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사탕수수 제분소와 일본 기차

Japanese Sugar Mill & Train

송송 빌리지의 서쪽 끄트머리쯤에 있다. 빨간색 기차 기관실이 허물어져 가는 듯한 붉은 담벼락 앞에 세워져 있어 쉽게 눈에 띈다. 2차 대전이 발발하기 전, 일본 자본으로 세워진 사탕수수 농장과 설탕 가공공장이 근처에 있었고 열차는 항구까지 이를 수송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쟁과 함께 공장은 모두 무너졌고, 현재는 기차 일부와 전쟁 중 포격을 당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제분소 일부가 남았다.

쉬어 가도 좋은 천 그루 야자수 산책로

송송 빌리지에서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코코넛 야자수가 일렬로 길게 심어진 산책로가 펼쳐진다. 야자나무를 인공조림한 곳인데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태평양 전쟁에 승리한 미국 정부가 심었다는 설과, 패전한 일본이 언젠가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다짐으로 심었다는 설이 그것이다. 어느 쪽이든 야자수 길에 깊게 배인 고요함이 신선하고, 낮은 배경음처럼 찰팍거리는 파도소리와 간간히 지저귀는 새소리가 고요를 살며시 흔들어 깨우는 느낌이 오글거리게 좋을 뿐이다.

로타의 랜드마크 웨딩케이크 마운틴

Wedding Cake Mountain

로타섬 서남쪽 끝에 있는 산이다. 산의 꼭대기가 평평한 모양인 데다 전체적으로 결혼식에 사용하는 2단 케이크 같은 모양이라 이름 붙여졌다. 로타섬에서 가장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곳이다.

무거운 전쟁의 흔적, 재패니스 캐논

Japanese Cannon

태평양 전쟁 때 일본군이 사용한 대포가 남아 있다. 산 중턱에 굴을 파고 바다를 향해 대포를 놓았으며 미군이 포격을 하며 이 섬으로 진격해 올 때 이 굴 속에 피해 있었던 사람들은 죽지 않았다고 한다. 웨딩케이크 산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Tip 로타를 여행하는 방법

택시를 포함한 대중 교통수단이 없다. 차를 렌트하거나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을 이용해야 한다. 공항에 렌터카 사무실이 있고, 로타 리조트 & 컨트리클럽에 묵는 그룹이라면 차량을 포함한 투어를 신청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손고은 기자 취재 트래비 마리아나 원정대 취재협조 마리아나 관광청 www.mymariana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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