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원의 뚜벅뚜벅 라틴아메리카] 멕시코④ 먹방 여행지 와하까
2016. 11. 28. 00:04
‘멕시코의 맛’을 가장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여행지는 어딜까. 맛있는 음식과 전통술, 겔라게차 축제로 이름 난 ‘와하까’다. 와하까는 멕시코 중남부, 해발고도 1550m 고원에 자리한 도시로 기원전 4세기부터 사포테카, 미즈테카 부족이 살던 지역이다.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지키고 있는데, 해마다 7월 마지막 주 성대한 인디오 축제 ‘겔라게차’가 열려 전 세계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와하까 외곽의 뜰라꼴룰라, 오꼬뜰란 등 원주민 마을에선 인디오 장터인 ‘띠앙기스’가 열려 현지인의 시장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있다. 와하까 일대에만 원주민 16개 부족이 살고 있고, 각 부족은 독자적인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와하까에서 꼭 방문해야 할 유적지는 몬테알반이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몬테알반은 4세기 사포테카 인들이 건설한 고대도시로 야트막한 언덕에 펼쳐져 있다. 시내에서는 30여 분이 걸린다. 몬테알반 유적은 ‘하얀 산’이라는 뜻이다. 나무 끝에 하얀 솜뭉치가 달린 코팔나무가 많다고 해서 그렇게 붙었다고 한다. 와하까라는 지명 역시 이 나무를 ‘와헤’라고 불렀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진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제단과 13개의 계단식 피라미드 신전, 천문 관측소 등이 자리해 있다. 사포테카족이 멸족한 이후 버려졌던 땅은 10세기 후반 미즈테카 인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전 주변에서 발견된 석주에는 사람들이 춤을 추는 형상이 새겨져 있다. ‘춤을 추는 모습이 아니라 전쟁 포로들이 고문을 받는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언덕에선 드넓은 와하까의 고원지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여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다. 13세기 경 사포테카 인들이 세운 종교 중심지인 ‘미뜰라’도 몬테알반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특히 계단식의 기하학적인 벽돌 모자이크가 독특하다. 와하까 시내에서 1시간 거리에 있으니 고대 유적에 관심이 있다면 꼭 들러보자.
시내에서 재미난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한 곳은 ‘11월 20일 시장’이다. 멕시코 혁명 기념일인 1910년 11월 20일에서 이름을 따 온 이 시장은 일명 ‘석쇠구이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숯불에 구운 고기 냄새를 따라 내부로 들어가면 연기가 자욱하다. 여러 가게들이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팔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얇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소세지·양파·고추 등을 구입해 고기를 굽는 사람에게 전해 주면 석쇠 위에서 구워 자리로 가져다준다. 선인장 요리 ‘노팔’ 등을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다.
멕시코 현지인에게도 와하까는 ‘맛있는 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다. ‘께시요’라고 불리는 와하까산 치즈가 일품이다. 둘둘 말린 동그란 공 모양의 치즈다. 구운 토르티야에 얹어 먹거나 국물요리, 튀김요리에도 많이 사용된다.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도 유명한데 전통 요리인 ‘몰레’나 음료인 ‘데하떼’ 등에도 카카오 가루가 많이 들어간다.
와하까 시내에도 볼거리가 많지만 외곽으로 나가면 초자연적 풍광을 한 ‘이 에르베 엘 아구아’, 고대 유적인 ‘미뜰라’와 ‘야굴’등 볼거리가 많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삼나무로 알려진 ‘엘 뚤레’도 유명하다. 수령 2000년의 엘 뚤레 나무는 성인 30명이 손을 잡고 나무를 둘러싸야 할 정도의 두께를 자랑한다. ‘끓는 물’이라는 뜻의 ‘이에르베 엘 아구아’는 언덕 위 용천수가 흘러 만들어진 작은 미네랄 온천이다. 특히 절벽에 탄산칼슘과 미네랄이 함유된 용천수가 흐르다가 하얗게 굳어진 모습이 아름답고 기이해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미지근한 노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언덕 아래로 펼쳐진 전경을 보며 쉬어가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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