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경의 Shall We drink] <29> 사운드 오브 뮤직과 에델바이스 맥주

2016. 8. 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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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벨 정원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의 아름다운 풍경. @salzburg
눈을 감고 ‘에델바이스’에서 연상되는 것을 떠올려보자. ①에델바이스 노래 ②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③에델바이스 맥주. ①번은 누구나 쉽게 떠올렸을 테고, 에델바이스 노래를 전 세계에 퍼뜨린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을 명절마다 TV에서 봤던 이는 ②번을 연상했을 테다. 누군가 ①,②번 보다 ③번을 먼저 떠올렸다면 맥주 맛 좀 아는 사람이 틀림없다. 아니, 맛을 보기도 전에 맥주의 ‘향’에 매료되고 마는 밀 맥주 애호가가 분명하다.

오스트리아의 국화에서 이름을 따온 ‘에델바이스(Edelweiss)’는 민트와 엘더 꽃(Elder flower)의 향에 코끝부터 상쾌해지는 밀 맥주다. 밀 맥주 중에서도 효모를 거르지 않은 헤페 바이젠(Heffe-Weizen) 특유의 탁한 금색을 띠며, 흰 눈처럼 소복한 거품이 오래간다. 허브 향에 이끌려 한 모금 머금으면 입 안 가득 향긋함이 번지고, 마시고 난 후엔 갓 양치를 한 것처럼 입안이 산뜻해진다.

맛의 비결은 청정한 재료에 있다. 1475년부터 잘츠부르크 남쪽으로 25㎞ 떨어진 칼텐하우젠(Kalltenhausen) 양조장에서 알프스 산맥에서 내려온 깨끗한 물과 알파인 허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 뮌헨의 밀 맥주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이쯤 되면 당장 대형마트로 달려가 에델바이스 병맥주를 사와야겠다고 맘먹은 이도 있겠다. 혹, 다음엔 잘츠부르크에 가보리라 결심했다면, 여행 계획에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후 에델바이스 생맥주 한 잔’을 추가해도 좋겠다. 추억의 뮤지컬 속으로 시간 여행 후 꽃말처럼 고귀한 맥주의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테니.

잘츠부르크(Salzburg)는 전 세계 ‘사운드 오브 뮤직’ 팬이 작정하고 찾는 여행지다. 할리우드 고전 뮤지컬 영화지만, 영화 대부분을 잘츠부르크 일대에서 촬영했기 때문이다. 전직 수녀 마리아가 음악을 통해 7남매의 상처를 치유하고, 오스트리아 군인과 사랑을 꽃피우는 영화 내용도 폰트랍(VonTrapp) 대령 일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 팬들을 싣고 잘츠부르크 일대를 달리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버스.
영화 개봉 50여년이 흘러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는 잘츠부르크의 명물이 됐다. 누구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 앞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버스만 타면 노래하는 가이드의 흥겨운 안내를 받으며 반나절 동안 영화 촬영지 5~6곳을 둘러볼 수 있다. 영화 줄거리 전개 순으로, 촬영지를 둘러보니 감정 몰입이 더 잘 된다. 버스는 마리아가 수녀로 있던 논베르크 수녀원을 지나 푸른 초원과 호수가 펼쳐지는 교외로 달려간다. 영화 속 폰트랍 대령의 집, 레오폴드스크론 궁(Schloss Leopoldskron)의 그림 같은 풍경은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대령의 맏딸 리즐이 남자친구 롤프와 “I am sixteen, going on seventeen”을 부르며 가제보를 빙빙 돌던 헬브룬 궁전(Schloss Hellbrunn)에 이르면 영화 속 장면을 따라하는 이마저 속출한다. 헬브룬 궁전은 조각상과 분수가 어우러진 ‘물의 정원’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겠다고 눈치작전을 펼치는 곳은 가제보 앞이다. 가이드는 이런 모습을 수백 번 넘게 봤단 표정으로 한 마디 덧붙인다. “이 예쁜 가제보는 원래 궁에 있던 게 아니라, 영화 세트였어요. 촬영이 끝나고 영화 제작팀이 헬브룬 궁전에 기증한 거죠.”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의 낭만은 마리아와 폰트라 대령이 결혼한 성당이 있는 몬트제(Mondsee)에서 무르익는다. 돌아오는 버스에선 모두가 가이드의 선창에 맞춰 도레미 송을 합창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렇게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영화 속 마리아와 아이들이 ‘도레미 송’을 부르던 미라벨 정원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만년설처럼 흰 거품이 소복한 에델바이스 밀 맥주.
반나절의 투어가 끝난 뒤에도 자꾸 에델바이스나 도레미 송이 흥얼거려진다면, 차가운 에델바이스 생맥주 한 잔과 함께 그 여운을 음미할 차례다. 미라벨 정원에서 가까운 유서 깊은 비어홀, 가블러브로이(Gablerbräu)에서 푸짐한 식사와 함께 즐겨도 좋겠다. ‘여기, 한잔 더!’를 외치고 싶을 땐 가블러브로이에서 만든 가블러 츠비클(Gabler-Zwickl)도 마셔보자. 에델바이스 못지않게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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