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행 계획 중? 이 박물관엔 꼭 가보자

이상기 입력 2016. 2. 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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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인도 라자 문화기행 ②] 국립박물관 1, 인더스 문화유산 살펴보기

[오마이뉴스이상기 기자]

 인도 국립박물관
ⓒ 이상기
꾸뜹 미나르 관광을 마친 우리는 뉴델리의 중심거리 라지파트(Rajpath)에 있는 국립박물관으로 간다. 인디아 게이트에서 대통령궁까지 이어지는 라지파트에는 인도의 행정관청과 기관들이 들어서 있다. 국립박물관도 라지파트 남쪽, 잔파트(Janpath)와 마울라나 아자드 로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1949년 8월 15일 문을 연 인도에서 가장 큰 박물관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인도의 대표적 문화유산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총 21만 점의 유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시대적으로 하라파(Harappa) 문명으로부터 근현대 회화와 직물에 이르기까지 5000년 인도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분야별로는 고고학, 인류학, 종교, 민속학, 조각, 건축, 공예, 회화, 의류와 직물, 무기, 금화와 동전 등이 있다. 이들 문화유산이 3개 층으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

 인도 장신구
ⓒ 이상기
1층 입구에는 현관, 회랑, 도서관과 강당이 있다. 회랑을 지나면 원형의 복도가 있고, 여기서부터 13개 전시실에 인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보물들이 진열되어 있다. 가장 먼저 만나는 전시실이 하라파 문명이고, 가장 마지막에 만나는 것이 장신구(Jewellery) 갤러리다. 4번 하라파 문명 전시실에서 10번 중세 후기 예술 전시실까지는 시대순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리고 11번 불교미술부터 16번 장신구 예술까지는 분야별로 나누어져 있다.

2층에는 모두 11개 전시실이 있다. 1번 특별전시실부터 11번 아잔타 회화실까지 있으며, 필사본과 회화, 주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제4/5전시실 중앙아시아 고대벽화에 관심을 갖고, 이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3층에는 모두 13개 전시실이 있다. 이곳에는 주로 생활용품이 많다. 장식과 직물, 동제품, 목제품이 있고, 악기, 무기, 민속품 등이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간이 많지 않아 3층은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정원과 복도에서부터 만난 수많은 힌두교 신상들

 1층 회랑의 비쉬누.
ⓒ 이상기
국립박물관 정문으로 들어가면 야외 정원에 수많은 석조물이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1층 현관과 회랑에도 석상과 청동상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대부분 힌두교 유물로 신상들이다.

이들 신상은 인간 또는 동물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힌두교를 대표하는 세 신은 브라흐마(Brahma), 비쉬누(Vishnu), 시바(Shiva)다. 브라흐마는 우주의 창조자(Creator, Generator)로 절대적인 신이다. 그는 네 개의 얼굴을 하고 연꽃 위에 앉아 사방을 바라보는 형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브라흐마는 힌두교 신전이나 인도인들의 실제생활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신상이다. 그를 표현하는 작품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사람들에게는 유지(Operation)와 보존(Preservation)의 신인 비쉬누와 파괴(Destruction)의 신인 시바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쉬누는 모든 생명의 원천인 성스러운 우유 바다(乳海: Ocean of Milk) 크쉬르 사가르(Kshir Sagar)에 살고 있다. 이에 비해 시바는 성산 카일라스(Kailas)에 살고 있으며, 그의 머리로부터 갠지스(Ganga)강이 흘러나온다. 이들 세 신은 성 삼위일체로서, 비쉬누가 브라흐마와 시바 사이를 중재하면서 세상을 유지 보전하고 있는 것이다.

 정원에 있는 춤추는 석상 나타라자. 시바를 상징.
ⓒ 이상기
일부 인도 사람들은 신을 뜻하는 GOD라는 말이, Generator인 브라흐마, Operator인 비쉬누, Destructor인 시바의 첫 알파벳을 따서 만들어졌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 신에게는 부인과 자식이 있고, 타고 다니는 동물이 있다. 그리고 그때 그때 변신해서 나타나는 화신(化身, Avatar, Incarnation)이 있다. 그러므로 힌두교 신에 대해서는 아무리 공부해도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는 알아둘 필요가 있다.

비쉬누는 창백한 얼굴과 검은 피부에 네 팔을 가지고 있다. 그는 아래로 내린 왼손에 빠드마(Padma)라 불리는 성스런 연꽃을 들고 있다. 위로 올린 왼손에는 바다의 상징인 소라를 들고 있다. 아래로 내린 오른손에는 철퇴가 들려 있다. 그리고 올린 오른손에는 차크라(Chakra)라 불리는 바퀴 또는 디스크를 들고 있다. 이것은 108개의 톱니로 이루어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그는 세상을 여행할 때 새처럼 날 수 있는 가루다(Garuda)를 타고 다닌다.

 쉬바와 빠르바티.
ⓒ 이상기
비쉬누의 화신으로는 일곱 번째 화신인 라마(Rama)와 여덟 번째 화신인 크리슈나(Krishna)가 유명하다. 우리가 아는 부처도 비쉬누의 아홉 번째 화신이다. 라마는 힌두교 서사시 <라마야나 Ramayana>의 주인공으로 아요디야의 왕이다. 그는 이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미덕(Virtue)을 중시하는 위대한 인간이다. 크리슈나는 이 세상을 파괴로부터 구해주는 사랑(Love)의 신이며, 미소년으로 나타난다. 크리슈나는 '검은 또는 어두운'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얼굴과 피부가 검게 또는 검푸르게 표현된다.

시바는 힌두교 신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신이다. 그것은 그가 인간에게 자비로운 존재인 동시에 두려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시바는 이마에 상대방의 내면과 무의식을 인식할 수 있는 제3의 눈을 가지고 있다. 목에는 코브라의 왕 바수키(Vasuki)를 걸고 있다. 머리에는 초승달로 치장하고 있다. 무기로는 삼지창을 들고 있고, 악기로는 아주 작은 장구 형태인 다마루(Damaru)를 들고 있다. 그리고 난디(Nandi)라는 황소를 타고 다닌다.

 사라스와티.
ⓒ 이상기
 박물관 정원에 있는 카르티케야.
ⓒ 이상기
시바는 빠르바티(Parvati)라는 부인과 가네쉬(Ganesh), 카르티케야(Kartikeya)라는 두 아들이 있다. 가네쉬는 악마와 장애물을 제거하는 상서로운 신이고, 카르티케야는 전쟁의 신이다. 빠르바티는 히말라야 산신의 딸로, 사랑과 풍요 그리고 헌신의 상징이다. 그녀의 얼굴은 황금색을 지니고 있다. 두 팔을 가진 그녀는 붉은색 사리를 입고, 머리에는 밴드를 두르고 있다.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착한 빠르바티와 정반대로 무서운 신이 두르가(Durga)다. 그녀는 치명적인 무기를 들고 호랑이를 타고 세상의 악을 물리친다. 그 외 여신으로는 브라흐마의 부인 사라스와티(Saraswati)와 비쉬누의 부인 락슈미(Lakshmi)가 있다. 사라스와티는 순수의 상징으로 배움과 음악의 신이다. 그녀는 늘 연꽃 위에 앉아 있고, 여행을 할 때는 백조를 타고 다닌다. 락슈미는 비쉬누의 부인으로 부와 번영의 여신이다. 그녀는 올빼미를 타고 다닌다.

그 외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신으로 가네쉬와 하누만(Hanuman)이 있다. 가네쉬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시바와 빠르바티의 아들로, 코끼리 얼굴을 하고 있다. 그는 지성과 지혜의 상징으로 예술과 학문의 수호신이다. 그는 힌두교뿐 아니라 자이나교와 불교에서도 존경받는 존재다. 하누만은 라마를 도와 마왕 라바나(Ravana)를 물리친다. 그는 원숭이 모습을 하고 있으며, 불굴의 정신과 용기를 보여준다. 

하라파와 모헨조다로에서 발굴된 문화유산을 모르고는...

 모헨조다로 인장.
ⓒ 이상기
인도 국립박물관 건물은 크게 보면 정사각형이지만, 네 모서리에 다시 벽과 창을 만들었기 때문에 정확히는 팔각형 건물이다. 그리고 빛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건물 가운데 원형의 중정(中庭)을 만들고, 외부 팔각과 내부 원 사이에 8개의 삼각형을 만들어 채광을 원활히 했다. 그러므로 내부 관람시 건물 입구 현관에서 회랑을 지난 다음 원형의 중정 쪽 하라파 문명관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하라파 문명관에는 약 3800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테라코타, 도자기, 장신구, 장난감, 인장, 청동조각, 생활용품 등 다양하다. 하라파 문명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인도고고조사국(Archaeological Survey of India)이 1850년대 물탄과 라호르 중간에 있는 하라파 지역에서 여러 점의 인장 등을 수집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곳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은 50년이 지난 1902년 이루어졌다.

 청동 수레.
ⓒ 이상기
그리고 1922년 인더스 강변 모헨조다로(Mohenjodaro) 유적에 대한 발굴이 이루어진다. 발굴 결과 기원전 3500년경 이 지역에 도시 문명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기원전 2500년경에는 5만~10만 정도의 대도시가 형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도시계획과 하수시설이 확인되었으며, 건물에서 목욕탕, 곡물창고, 마굿간 등도 확인되었다. 곡물창고 유적에서는 밀, 보리, 면화 등을 찾아낼 수 있었다. 하라파와 모헨조다로에서는 높은 지역에 지배자의 성채가 있고, 낮은 지역에 시가지를 형성해 주민들이 거주했다고 한다.

하라파에서 발굴된 유물 중에는 인장, 붉은 칠을 한 테라코타, 구멍난 도기, 청동 수레 등이 인상적이다. 인장에는 동물로 생각되는 조각이 있다. 테라코타상은 코를 크게 표현하고 머리에는 모자를 썼다. 그리고 가슴과 성기를 인상적으로 표현했다. 구멍난 도기는 시루나 곡물 저장용기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청동 수레는 예술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운반용과 전사용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테라코타 황소.
ⓒ 이상기
앞에서 두 마리의 뿔 달린 짐승이 끌고, 뒤에서 마차를 탄 사람이 이들을 조종한다. 짐승의 목에는 멍에가 걸려 있고, 마차에는 손잡이가 있다. 바퀴는 두 개인데, 아직 바퀴살이 없다. 이를 통해 이것이 원시적인 형태의 수레 또는 마차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청동기 하라파 문명의 우수성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라파 문명은 아라비아해를 통해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교류했고, 힌두교 문화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헨조다로에서 발굴된 유물 중에는 테라코타 황소, 주사위, 춤추는 여인, 대지의 여신 등이 인상적이다. 테라코타로 만들어진 황소는 다리와 목 그리고 입을 선으로 처리했고, 목덜미 부분을 양각으로 조각했다. 눈과 귀를 두드러지게 만들어 상당한 생동감을 부여했다. 소는 농사용과 수송용으로 이용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시바신을 태우고 다니는 난디의 원형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춤추는 여인.
ⓒ 이상기
춤추는 여인은 청동으로 만든 조각상이다. 기원전 2500년경 작품으로 밀랍주조법으로 만들어졌다. 젊은 여자로 눈이 크고 코는 넓적하며 입도 큰 편이다. 목걸이를 했으며 머리를 들고 막 춤을 추려는 모습이다. 그것은 무릎을 구부린 왼발, 오른손을 구부려 엉덩이에 댄 모습, 장신구를 한 왼손과 손에 든 기물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대지의 여신은 좀 더 원시적인 작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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