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 활짝 핀 식물원 여행

김성환 입력 2015. 6. 30. 16:43 수정 2015. 6.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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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양 고운식물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름 꽃이 볼만하다. 강한 햇살 품고 피운 꽃이라 꽃송이가 실하고 빛깔도 아주 곱다. 식물원에 여름 꽃이 활짝 피었다. 여름방학 기간 아이와 함께 어디 갈 곳 없을까 생각한다면 식물원 떠 올린다. 꽃이 화사하고 숲 그늘도 시원하다.

● 충남 청양 고운식물원

청양읍에 위치한 고운식물원은 37ha에 이르는 숲 전체가 정원으로 꾸며진 야생화 배움터다. 다양한 수목과 8,800여종의 꽃이 자란다. 수련원과 습지원, 장미원, 야생화와 어우러진 조각공원, 튤립이 지고 양귀비가 피어난 일년초원, 독특한 꽃모양의 디기탈리스가 자라는 열대수련원과 사계정원 등 수종에 따라 식재된 다양한 테마정원이 조성돼 있다. 탐방로 주변에는 야생화가 가득하다. 숲이 우거진 산책로도 있다. 탐방로 중간지점에 전망대정원이 멋지다. 전망대정원 아래 롤러슬라이드가 있다. 롤러슬라이드는 식물원 중간지대까지 약 230m를 내려가는 미끄럼틀이다. 미끄럼을 타고 숲 사이를 휘감아 내려가면 어른도 아이처럼 동심으로 돌아간다. 식물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2~3시간이 소요된다. 식물원 안에는 숙박이 가능한 방갈로도 있다.

▶주변여행지: 청양목재문화체험장은 목재의 다양함과 쓰임에 대해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1층에 자리한 목공예 체험교실은 곤충이나 자동차, 비행기 모형을 만들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칠갑산천문대 스타파크도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곳이다.

▲ 양구생태식물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 강원 양구생태식물원

강원도 양구 대암산은 산마루에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용늪이 있어서 생태계의 보고로 불린다. 양구생태식물원은 대암산 자락을 그대로 활용해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히어리, 깽깽이풀, 대청부채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한 식물을 직접 보거나 야생화학습관 안에서 멸종 위기 동식물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계곡 위에 걸린 초롱다리를 건너면 '비밀의 숲'이 시작된다. 대암산 자락을 그대로 활용한 이곳은 사람의 손 때 묻지 않아 원시림을 밟는 느낌이다. 여름에는 기린초가 인사하고 산딸기가 익어간다. 생태 해설사와 동행하면 지나치기 쉬운 야생화며 나무에 대해 알려준다. 꿀풀을 뜯어 빨아보게 하고, 생강나무 잎을 찢어 냄새 맡게 하고, 두더지가 파놓은 굴을 보여주니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비밀의 숲 옆은 탁 트인 경사지다. 습지원, 야생화정원, 로맨스정원, 약용식물원 등으로 꾸몄다. 잣나무가 빽빽한 곳에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는 명상의 숲길이 조성돼 있다.

▶주변여행지: 양구생태식물원 바로 아래 DMZ야생동물생태관이 있다. DMZ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여준다. 야외에 철조망과 철망, 깡통, 포탄 껍데기 등으로 꾸민 DMZ 공간이 인상적이다. 외줄에 매달려 허공을 가르는 짚라인도 유명하다. 도착 지점은 파로호 위에 있는 '한반도섬'이다. 한반도 섬은 파로호 상류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물을 가둬 만든 호수에 조성한 한반도 모양의 섬이다. 양구레포츠공원에는 캠핑장과 야외 수영장이 있다.

▲ 포항 기청산식물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경북 포항 기청산식물원

북구 청하면에 기청산식물원이 있다. 정문 일대부터 영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숲길이 펼쳐진다. 초록 숲 사이로 알록달록한 꽃들이 반긴다. 비밀의 빗장을 열듯 살며시 걸음을 낸다. 초입의 양치식물원, 자생화원, 울릉식물관찰원을 지나 가장 안쪽의 용연지나 희귀멸종위기식물원까지 다녀온다. 그 중간에 식용식물원이나 암석원, 해변식물원 등이 자리한다.

기청산식물원은 지난 2004년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 환경부가 서식지 내 보전이 어려운 동식물을 서식지 외에서 보호ㆍ관리하도록 지정한 기관이다. 경상도 최초이자 민간 식물원으로는 한택식물원 다음이다. 현재 경상도에서 자생하는 멸종 위기 식물 10종을 보전하며 섬개야광나무, 섬현삼, 섬시호 등 울릉도 자생식물이 많다. 이맘때는 멸종 위기종 섬시호를 비롯해 섬말나리, 섬기린초 등이 꽃을 피운다. 가족이 함께라면 울릉식물관찰원 북쪽의 낙우송 고목이나 대숲도 볼거리다. 대나무 사이 미로를 걷는 재미가 각별하다. 식물원에서는 야생화 심고 기르기, 나무피리목걸이 만들기를 비롯한 목공예 체험과 천연 염색 체험 등이 가능하다.

▶주변여행지: 죽장면 경상북도수목원과 송라면 내연산이 기청산식물원에서 가깝다. 경상북도수목원은 해발 650m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수목원이다. 더위를 피해 걷기에 제격이다. 내연산은 포항의 자랑거리다. 여름에는 12폭포가 피서객을 부른다. 보경사에서 첫 폭포인 상생폭포까지는 왕복 40분,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관음폭포와 연산폭포까지는 왕복 2시간이 걸린다. 관음폭포와 연산폭포 사이에는 구름다리가 있고, 주변으로 학소대와 비하대 등이 절경이다. 포항 시내에서 가까운 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의 해운대'로 불리는 여름철 명소다.

▲ 성주 가야산야생화식물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북 성주 가야산야생화식물원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수륜면 가야산국립공원 백운동탐방지원센터 바로 아래 해발 550m에 자리한다. 성주군이 직접 운영ㆍ관리한다. 식물원 입구의 실내 전시관은 야생화 표본과 나무ㆍ곤충ㆍ화석 표본을 전시하는데 아이들의 학습 장소로도 그만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가면 구름다리를 건너 전망대에 닿는다. 가야산 만물상 능선을 항공촬영 한 뒤 그대로 축소해 설치한 모형을 볼 수 있다. 야생화를 곱게 말린 차를 마실 수 있는 꽃차 시음장은 이곳에서 보물 같은 공간이다. 나무조각으로 다양한 공예품을 만드는 자연물 공작 체험실도 들를 만하다.

▶주변여행지: 사우당종택이 식물원에서 가깝다. 1794년(정조18)에 사우당 김관석의 후손이 지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성주는 참외의 고장이다. 여름이면 성주 어디에서나 참외를 만날 수 있다. 경산리 성밖숲은 천연기념물 제 403호로 지정ㆍ관리되는 마을 숲이다. 이 숲에는 수령 300~500년 된 왕버들 수십 그루가 자란다. 거대한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이 시원하고, 나무 아래 맥문동을 심어 7월이면 보라색 꽃물결이 장관이다.

▲ 용인 한택식물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기 용인 한택식물원

처인구 백암면 비봉산 자락 아래 자리잡은 한택식물원에는 총 9,700여 종 1,000만여 본의 식물이 심어져 있다. 이 가운데 자생식물만 2,400여 종에 달한다. 테마 정원이 36개로 노천 식물원을 둘러보는 데 족히 2~3시간이 걸린다. 한택식물원은 환경부가 지정한 서식지외보전기관이다. 식물원의 '서원'은 서식지 외 보전과 연구ㆍ재배 지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다. 관람이 가능한 곳은 비봉산과 연결되는 '동원' 쪽이다.

테마 정원 36개 중에서 자연생태원, 허브&식충식물원, 암석원, 호주온실, 수생식물원 등 주제원은 찬찬히 감상할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허브&식충식물원에는 파리지옥, 네펜테스 등 식충식물 100여 종과 로즈메리, 민트 등 허브가 식재 되어 있다. 자연생태원은 '식물원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자생식물 1,000여 종이 각각의 생태 환경에 맞게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둔덕을 거슬러 오르는 산책로는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편으로 향하면 비봉산생태식물원이고, 왼쪽으로 접어들면 전망대다. 비봉산생태식물원은 해발 372m에 조성된 생태 정원으로, 울창한 숲길을 거닐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는 식물원 전경을 조망하는 주요 포인트로,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식물원의 자태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한택식물원에서는 식충식물 여행, 생태 체험 교실 등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주말ㆍ여름방학 생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주변여행지: 식물원 인근에 자리한 용인MBC드라미아는 〈화정〉 〈이산〉 〈동이〉 등 MBC 사극이 촬영된 곳으로, 역사적인 고증을 거친 건축물이 실감나게 재현되었다. 문인석, 장승, 벅수 등 한국의 옛 돌을 테마별ㆍ지역별로 노천에 전시한 세중옛돌박물관도 고즈넉한 사색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백암면은 순대가 유명하다. 백암순대는 백암오일장이 용인장만큼 크고 우시장도 들어섰을 무렵, 내장으로 순대를 만들어 장터에서 팔던 게 그 시작이다. 요즘에는 내장에 10가지가 넘는 채소를 넣어 순대와 순댓국을 만든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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