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이여, 자연에서 함께 놀자"

글 사진 황제현 기자 | 사진제공 마고걸스 입력 2014. 11. 21. 17:52 수정 2014. 11. 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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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캠핑 크루 '마고걸스' 이지영 씨

감성 캠핑의 시초이자 '끝판왕'이라고도 불리는 '마고걸스'는 이지영(이깨돌), 정수진(수잔느), 강지은(강자), 장은혜(J양), 손지민(찰떡양) 다섯이 모인 걸스 캠핑 크루다. 이들은 자연에서 재료를 구해 현장에서 직접 캠핑용 소품을 만들기도 하고 먹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아기자기한 음식을 요리해 소개하기도 한다. 캠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캠핑 크루 '마고걸스'의 진수가 담긴 책이 얼마 전 세상에 나오면서 벼르고 벼르던 인터뷰를 진행했다.

왜 닉네임이 '이깨돌'이죠? '마고걸스'라는 이름도 어떤 뜻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서 별명이 '깨돌이'에요. 제 성씨인 '이'에 '깨돌'이 합쳐져 만들어졌습니다. '마고걸스'의 '마고'는 버섯을 뜻하는 어떤 일본어의 한자를 그대로 읽었을 때의 발음입니다. 워낙 버섯을 좋아해서 저희 소품들 중에서 버섯이 유난히 많이 보이실 거에요.

'마고걸스'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과거 일본에서 지낸 적이 있는데 당시 IT 분야에서 일하면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요. 그러던 어느 날 친하게 알고 지내던 수잔느와 강자, 이렇게 셋이서 일본의 캠핑장에서 캠핑을 즐겼는데 그때가 저희 '마고걸스'의 시작이었어요. 일상의 모든 짐을 벗어 던지고 자연에 돌아간다는 기분으로 '힐링'을 했죠. 2012년 제가 우리나라로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마고걸스'의 캠핑이 시작됐어요. 일본에 캠핑 장비들을 다 버리고 와서 어쩔 수 없이 아웃도어 업체에 근무하고 있던 강자에게 많이 의지했지요.

일본에서의 캠핑과 한국의 캠핑을 모두 경험해보셨잖아요. 두 나라의 캠핑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일본 캠퍼들은 장비 욕심이 없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 캠핑할 때에는 유니프레임이니 스노우피크니 그런 브랜드를 전혀 몰랐어요. 몰라도 캠핑을 할 수 있었고 아무런 지장이 없었지요. 일본은 필요한 캠핑용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과 서로 비교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구입하는데, 그것도 아니면 집에서 사용하는 가정용품을 가져와서 캠핑을 즐기더군요. 그들의 소박한 캠핑 스타일이 그땐 당연하다고 생각됐는데, 한국에 와 호화로운 장비들로 캠핑을 다니는 분들을 보니 일본에서의 소박함이 그리워지기까지 했어요.

'마고걸스'도 소박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본의 캠핑 문화와 흡사할 수 있겠네요.

그렇죠. 저희도 소박하게 캠핑을 즐기고자 해요. 굳이 값비싼 캠핑용품으로 사이트를 '인테리어'하지 않아도 나뭇가지나 낙엽 등 주변 자연물들을 이용해 핸드메이드로 저희 자리를 장식할 수 있어요. 그게 '마고걸스' 스타일인 거죠. 어떻게 보면 화려하게 비춰질지 모르지만 사실 거의 모든 소품들은 캠핑을 즐기면서 만든 것이어서 소박함이 느껴지죠. 저희는 어떻게 더 맛있게 요리할 것인가, 이 요리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 어떻게 즐길 것인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귀엽고 예쁘게 만드는 과정 자체를 좋아하는 거죠. 캠핑을 가는 것보다 캠핑을 가서 무얼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때문에 캠핑장비에 대한 욕심은 없을 수밖에 없어요.

'마고걸스'가 만든 소품들을 보면 솜씨가 보통이 아니던데요.

제가 원래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지금은 핸드메이드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어려운 게 아니랍니다. 얼마든지 보고 따라할 수 있어요.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시면 '마고걸스' 특유의 앙증맞은 소품들 뿐 아니라 그것을 응용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소품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거예요.

'마고걸스'의 동계 캠핑이 궁금합니다.

많은 분들이 '마고걸스' 하면 가을이나 겨울철 레이어드 의상을 입고 낙엽을 밟으며 산 속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뜨개질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는데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웃음) 소위 '캠핑 시즌'이 지나고 한가해진 산과 들에서 저희들만의 조용한 캠핑을 즐기는 거죠. 평소와 마찬가지로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주변 사물을 활용해서 공간을 꾸미기도 합니다. 난로는 손과 발을 녹일 수 있을 정도의 미니 난로면 족하고 따뜻한 침낭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 난로가 뿜어내는 답답함이 싫어서 난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얼마 전 '걸스 캠핑-마고 걸스와 떠나는 아름답고 소박한 감성 캠핑'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셨더군요.

저희가 지금까지 캠핑을 다니면서 즐겼던 것들을 모아서 엮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저희들끼리 농담처럼 했던 말이 '만약 우리가 캠핑을 더 이상 다니지 않게 된다면 맨 마지막으로 책 한 권 내고 아름답게 마무리하자'였는데 막연한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져서 무척 행복합니다. 더욱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비공식 캠핑까지 포함해 거의 매주 캠핑을 다니고 있지만 다들 생업이 따로 있는 관계로 바쁠 때엔 월 2회 캠핑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변치 않고 '마고걸스' 친구들과 함께 오랫동안 캠핑을 즐기고 싶은 바람뿐입니다. 거창한 계획은 없구요. 저희는 상업성을 따지는 업체 관계자도,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그저 비슷한 감성을 가진 캠퍼들이 모인 캠핑 크루입니다. 앞으로도 타협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순수하게 캠핑을 즐기고 싶어요.

글 사진 황제현 기자 | 사진제공 마고걸스 / hjh@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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