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놀다보면 어느새 마음도 울긋불긋

김성환 2014. 9. 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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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10월에 가볼 만한 곳

가평 조무락 계곡 복호동폭포. 가평군청 제공.

단풍 들어야 가을 온 거다. 이제 막 설악산에서 단풍 소식이 들려왔다. 이달 중순을 넘기면 절정에 이를 것이란다. 이러니, 이제 슬슬 단풍 구경 떠날 준비해야 할 때다.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10월 가볼만한 여행지로 전국 단풍 명소 8곳을 추천했으니 참고한다. 우아한 멋 철철 흘러넘치는 은빛 억새도 잊지 않고 기억한다.

● 경기도 가평 조무락골과 명지산

가평에는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해발 1468m)을 비롯해 명지산, 연인산, 유명산, 운악산 등 명산이 즐비하다. 산 정상에서부터 시작된 단풍의 물결은 국도변 들머리와 유원지, 마을 깊숙한 곳까지 뻗어 내려간다. 이래서 가평의 가을 풍경이 장관이다. 본격 시즌 되면, 눈 돌리는 곳마다 단풍이지만, 이 가운데 북면 석룡산의 조무락골과 명지산이 으뜸으로 손색 없다. 석룡산(1147m)과 화악산 중봉(1423m) 사이를 흐르는 조무락골은 길게 흘러내리는 넓은 물줄기와 푸른 이끼에 덮인 바위,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다. 삼팔교 용수목에서 출발해 2~3시간이면 다녀온다. 가평 8경 중 하나인 '명지단풍'을 보려면 익근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계곡을 따라 명지폭포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좋다. 산을 오르지 않고 단풍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청평댐 부근에서 가평읍을 거쳐 연인산, 명지산, 조무락골 들머리, 그리고 강원도 화천군과의 경계인 도마치재까지 이어지는 75번 국도를 따라 구간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가평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580-2066

화천 해산령. 화천군청 제공.

●강원도 화천 해산령과 비수구미

화천의 가을은 해산령과 비수구미계곡에 가장 먼저 닿는다. 화천읍에서 평화의 댐으로 이어지는 460번 지방도를 타면 해산령 아흔아홉 굽이를 넘는다. 이 길에 형형색색 단풍이 바다처럼 펼쳐진다. 이 고갯길 넘다가 중간쯤에 있는 해산전망대는 들른다. 여기 올라 해발 1,194m의 해산의 절경을 감상한다. 골 사이로 청명함을 뽐내는 파로호도 찾아본다. 해산령은 이렇듯 드라이브 즐기며 단풍 감상하기 적당한 장소다.

비수구미계곡은 쉬엄쉬엄 걸어서 찾는다. 땀을 좀 흘려야 하지만, 일단 단풍 어우러진 계곡에 들면 빼어난 경치에 수고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 든다. 한갓진 숲길 걸으며 듣는 물소리, 바람소리는 또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마음이 절로 상쾌해진다. 계곡 가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이라 그나마 수월하다. 비수구미마을 이장님 댁에서 내어 주는 산채밥상도 기억한다. 1만원이 아깝지 않을 꿀맛이다.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733

홍천 수타사. 홍천군청 제공.

●강원도 홍천 수타사계곡과 산소길

수타사길은 홍천 동면 덕치리 수타사 옆 연지(蓮池)에서부터 시작된다. 연지 옆으로 난 길은 아이들도, 노인들도 걷기에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일부 구간 제외하면 평지를 걷는 것처럼 경사가 없어 걷기도 수월하다. 길은 생태공원을 지나며 수타사계곡과 나란히 달린다.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가 신봉마을 못 미쳐서 계곡을 건너 반대편으로 돌아온다. 수타사계곡은 크고 작은 소(沼)와 바위들이 많아 풍경이 수려하다. 여물통처럼 길고 넓적한 모양의 소가 특히 볼거리다. 여기에 화사한 단풍까지 어우러지면 명산 경승지 부럽지 않다. 숲해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숲의 나무와 풀, 들꽃까지 자세히 알 수 있어 유익하다. 길이 시작되는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때(708년)에 지어진 고찰이다. 사천왕상 복장유물로 '월인석보'가 발견되며 유명해졌다. '월인석보'는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기록한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번역 불교대장경이라 할 수 있다. 수타사 인근에는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이 깃든 용담도 있다. 이무기가 누워있던 자리는 물 아래 동굴로 남아있는데 수타사 우물까지 이어진다고 전한다. 홍천군청 관광레저과 (033)430-2472

청송 절골계곡. 청송군청 제공.

● 경북 청송 절골계곡

청송의 단풍명소로 단연 주왕산이 꼽힌다. 대전사에서 용연폭포까지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와 주산지는 이미 청송의 대표적인 가을 여행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주산지에서 가까운 절골계곡도 빼놓을 수 없다. 절골계곡은 계곡 트래킹의 명소로 대문다리까지 3.5km 이어진다. 특히 가을에는 활엽수로 가득한 계곡이 붉고 노란 단풍의 기운으로 넘친다. 주왕계곡과 주산지의 가을풍경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청송군청 문화관광과 (054)870-6240

청주 청남대 '대통령길'. 충북도청 제공.

● 충북 청주 청남대

'대통령 별장'으로 익히 알려진 청남대. 이 주변에 내려앉는 가을이 한 폭 그림처럼 곱다. 플라타너스 울창한 들머리 지나고 본관 앞뜰에 이르면 화사한 가을꽃 활짝 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다람쥐, 청설모를 눈으로 쫓다보면 마음은 가을 하늘만큼 맑고 깨끗해진다. 대청호를 끼고 도는 숲길은 '대통령길'이라 이름 붙었다. '노무현 대통령길'은 단풍나무 빼곡하고 '김대중 대통령길'은 소나무, 참나무가 울창하다. 호반길에는 '이명박 대통령길' '노태우 대통령길' '전두환 대통령길' '김영삼 대통령길'이 있다. 호수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한갓진 길이다. 대통령이 머물며 사색을 즐긴 초가정, 숲속 쉼터 등도 있다. 11월 16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는 통기타, 국악,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이 어울림마당에서 펼쳐진다. 청남대 관리사업소 (043)220-6412~4

대구 앞산. 대구광역시청 제공.

●대구 앞산과 수목원

앞산은 도심과 인접해 단풍 구경 나서기 용이하다. 앞산이라는 독특한 이름이 붙은 것은 대구의 앞쪽에 있는 산이라는 뜻에서 불리던 것이 고유명사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산(653m), 대덕산(546m), 비파산(501m)으로 이루어진 산자락은 능선과 계곡마다 삼림이 울창하다. 등산로 따라 오를 수 있는 만큼 등산을 즐긴다. 이게 버겁다면 케이블카 타고 전망대까지 가도 좋다. 앞산공원 관리사무소에서 15분쯤 걸으면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산정 휴게소까지 795m를 천천히 오르며 단풍 화려한 앞산의 풍경과 대구 시가지 전경을 감상한다. 낙동강이 에둘러 흐르는 도시의 가을 풍경도 운치가 있다.

앞산 자락길도 걸어본다. 등산로와 달리 경사가 완만한 능선을 따라 조성돼 있어 걷기 부담없다. 앞산 자락길은 고산골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달비골 청소년수련관까지 14km 구간에 걸쳐 6개 코스가 조성돼 있다. 앞산 아래에 맛 둘레길, 카페 거리, 안지랑 곱창 골목 등이 조성되어 있으니 들러본다. 앞산공원 관리사무소 (053)625-0967

보령 오서산. 보령시청 제공.

● 충남 보령 은행마을

청라면 옛 장현리 일대는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가운데 하나다. 마을에 위치한 신경섭가옥 주변으로는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들이 울창한 운치를 더한다. 마을 주변으로 은행마을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시골 정취를 만끽하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은행마을 인근의 오서산은 만추의 계절이면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오서산의 은빛 억새와 은행마을의 노란 단풍은 가을 나들이 코스로 더할 나위 없는 찰떡궁합이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4542

울산 반구대. 울산광역시청 제공.

●울산 석남사와 간월재

10월 말이면 단풍은 울산 산악의 주봉인 가지산 석남사까지 닿는다. 석남사는 국내 최대의 비구니 수도처다.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에 깃든 단풍이 절경이다. 석남사에서 단풍놀이가 조금 부족하다면 산사에서 멀지 않은 반구대 암각화도 가볼 만하다. 색다른 가을 풍경이 보고 싶다면 간월재로 발걸음을 돌린다. 간월재는 억새 군락지로 이름난 울산 지역의 또 다른 가을 명소다. 해발 900m 이상의 고지대에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들이 깊고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산상 음악회인 '2014 울주 오디세이'도 놓치면 아쉽다. 울산에 왔다면 한 번쯤 가봐야 할 곳이 장생포고래박물관이다. 장생포는 예전 고래잡이의 전진기지였던 곳으로 박물관에는 갖가지 고래 관련 유물과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벽화마을인 신화(新和)마을과 울산 대표 명소인 대왕암공원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울산광역시청 관광과 (052)229-3893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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