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술 그리고..

2013. 10. 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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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약이 됐다가 순식간에 독으로 변하는 두 얼굴의 야누스. 술 어떻게 마셔야 할까?

악셀레이터를 밟지 마라

짜릿함을 만끽하며 고속도로를 빠르게 달리다 보면 '5분 빨리 가려다 50년 빨리 간다'는 문구에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술도 마찬가지. 1시간에 소주 2병 마시는 것이 3시간에 소주 3병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로울 만큼 속도에 민감하다. 몸속에 흡수된 맥주 한 병의 알코올이 완전히 분해되려면 3시간이 걸리고, 소주 한 병은 15시간이 필요하다. 즉, 폭주 기관차처럼 멈추지 않고 매일 술을 들이부으면 몸이 만신창이가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하루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이틀은 휴식을 취하며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폭탄 제조기가 되지 마라

작명소에 돈 주고 지을 만큼 이름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폭탄주는 말 그대로 폭탄이다. 순식간에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핵폭탄처럼 몸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폭탄주 한 잔은 소주 반병을 원샷하는 것과 같다. 또 폭탄주의 알코올 농도는 15도 안팎으로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하는 알코올 농도인 14도와 가깝다. 때문에 30~40도가 넘는 독한 양주보다도 흡수가 빨라 순식간에 취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폭탄주는 중추신경계를 교란시켜 심한 숙취를 유발하기도 하니, 술은 섞지 말고 본연의 모습으로 즐기는 것이 좋다.

현명한 연출 감독이 되라

촬영장에서 감독은 주어진 대본에 맞춰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상황을 연출한다. 술을 마실 때도 이런 감독의 지혜를 발휘해 상황을 세팅할 필요가 있다. 술은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혼자 마시는 습관은 술 자체를 탐닉하고 의존성을 높여 알코올 중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우리가 마신 술의 10%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어울려 마셔야 한다. 또 술을 마시면 피부 혈관이 확장돼 달아오르기 때문에 햇볕 아래나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을 피해 안락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탄산음료는 함정이다

어지간히 술 좀 마셔봤다는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 술의 쓴맛에 저절로 미간을 찌푸리게 된다. 그래서 목 넘김이 편하도록 달콤한 탄산음료와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마시면 알코올은 몸 안에 그대로 남고 수분만 소변으로 빠져나가 알코올 흡수가 더욱 촉진되고 빨리 취하게 된다. 또한 탄산음료가 위벽을 자극해 위산 분비를 촉진, 위염을 초래할 수도 있다. 술을 마시면 배뇨를 통해 전해질이 많이 빠져나가니 전해질이 풍부한 과일 주스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훨씬 건강하게 술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베를린 장벽을 쌓아라

서베를린을 완전히 고립시킨 베를린 장벽은 오래전에 무너졌지만, 술을 마실 때마다 내 몸을 지켜줄 위장 장벽은 잊지 않고 쌓아야 한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흡수가 빨라 위와 간에 강한 자극을 준다. 때문에 미리 식사나 안주를 먹는 것이 좋은데, 음주 1~2시간 전에 음식을 먹으면 위가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막을 만들어 자극을 막아준다. 또한 안주를 충분히 섭취하면 취하는 속도가 더뎌진다. 특히 두부, 생선, 치즈 등 저지방 고단백 식품이나 채소, 과일 안주가 좋다. 육류는 기름기가 많아 알코올 분해를 방해한다.

생명수와 친해져라

술 마시는 재미 중 하나가 바로 안주다. 완벽한 궁합의 치킨과 맥주, 소주와 삼겹살, 와인과 치즈까지, 안주 먹는 재미에 술도 '술술' 넘어간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술안주는 음식이 아닌 물이다. 술을 마시면 체내 수분이 부족해져 숙취가 생기는데, 틈틈이 물을 마시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데다 알코올이 희석돼 취하는 속도도 늦출 수 있다. 특히 술자리가 끝날 무렵에 물을 마시면 배뇨를 촉진해 몸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다. 몸집이 작은 사람은 혈액량이 적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빨리 올라가므로 물을 더 자주 마실 필요가 있다.

새치기는 금물이다

출근 전쟁 속에서 새치기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큼 열 받는 일도 없다. 술도 마찬가지. 술은 종류에 따라 마시는 순서가 있다. 주법과 관련해서 '좋은 술로 시작하자' 는 말이 있다. 좋은 술은 대개 부드럽고 도수가 낮은 편이라 우리 몸이 부담을 덜 느낀다. 또한 도수가 낮은 술은 쉽게 배가 부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과음할 위험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반면 독한 술을 먼저 마시면 고칼로리임에도 불구하고 배가 부르지 않아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간혹 소주를 마신 후 입가심이라며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는데 좋지 않은 습관이다.

데드라인을 넘지 마라

자신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으로 불린다. 하지만 술은 평상시의 이성적인 감각을 마비시켜 스스로를 제어하기 어렵다. 자신이 술을 잘 마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양을 정해놓지 않고 술을 마시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주량이 많고 적고를 떠나 아무리 술이 센 사람도 하루에 마시는 알코올의 총량인 80g을 넘기면 간에 무리가 온다. 알코올 80g은 소주 1.5병, 맥주 7병, 막걸리 2병, 포도주 1병, 양주 반병 정도다. 알코올의 총량은 마신 술의 양에 농도를 곱하면 되니, 반드시 양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자.

술과의 궁합을 파악하라

술과 사람은 서로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때문에 이 밸런스를 모르는 상태에서 체질에 맞지 않는 술을 마시면 독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키와 체격이 큰 태음인은 사상인 중 가장 술과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때문에 독한 술도 괜찮지만 소주 정도가 더 좋다. 키가 작고 마른 편인 소음인은 곡주와 따뜻한 청주가 어울린다. 하체가 약한 태양인과 가슴 부위가 발달한 소양인은 체질상 술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열이 많은 편이라 술과 궁합이 잘 맞지 않아서다. 만약 반드시 마셔야 한다면 무알코올 칵테일이나 생맥주 1~2잔으로 마무리한다.

진행_이미혜 기자 | 사진_박병진 | 참고 도서_ < 건강에 목숨 걸지 마라 > (브리즈) | 자료 출처_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사상체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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