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아토피, 엄마를 치료해야 하는 이유

칼럼니스트 조연상 2013. 2. 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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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 수유 중이라면 엄마 젖 통해 탁한 기운 전해져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흔히 아토피(자가면역성피부증상 모두를 포함)가 생기면 양의원에 가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곧 그 증상이 없어지므로 아토피가 나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증상은 다시 나타나고 범위는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또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그에 비례해 증상은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결국은 전신아토피가 되기도 한다. 특히 영아인 경우는 대사기능이 빨라 전신으로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러한 경험을 가진 부모들은 그제야 스테로이드 연고가 아토피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제대로 입증되지 않는 수많은 정보에 의존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병증은 날이 갈수록 깊어가고 자칫 엄마와 아이의 몸과 마음은 피폐해지게 된다.

아토피에 관한 정보는 범람이라고 할 정도로 정보가 넘친다. 넘치다보니 심지어 어떤 것은 동쪽으로, 어떤 것은 서쪽으로 가라고 하니 일반인들은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런 모순적 상황은 아토피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아직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 필자는 영아 아토피 치료에 관한 경험으로 입증할 수 있는 아토피의 기본적인 병리와 치료 그리고 병리에 바탕을 둔 예방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지면상 병리적 설명은 비유로 간단히 한다. 대신 필자의 설명이 올바르다는 것을 사례로 입증하면 될 것이다.

아토피는 몸 안의 대사활동 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을 피부로 내보내는 과정이다. 쉽게 말해 밥을 먹으면 똥을 싸야하는데 피부도 그 똥이 나가는 통로 중에 하나다. 그런데 피부의 정상적인 생리활동으로 내보내지 못하면 몸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려움을 유발하거나 염증을 유발시켜 피부를 부분적으로 찢어내고 여기를 통해 내보내는 과정이 바로 아토피라는 증상인 것이다.

영아 아토피 치료 전(사진 왼쪽)과 치료 후. 선천성 아토피나 수유 중에 나타나는 아토피는 엄마가 태반을 통해서 준 영양물이나 젖에 아기가 분해할 수 없는 노폐물이 들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영아 아토피는 노폐물 공급처인 엄마의 간을 치료해주면 저절로 나을 수 있다. ⓒ조연상

그렇다면 아토피를 없애려면 스테로이드로 노폐물이 밖으로 나가려는 것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노폐물 자체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체대사에서 노폐물의 생산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기관은 간(肝)이다. 따라서 아토피는 간을 치료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흔히 널리 알려진 맑은 공기는 아토피 치료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 아토피 유병율이 가장 높은 곳은 공기 맑은 제주도로 알려져 있고 또한 호주나 캐나다 등의 청정국가에서도 아토피는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

특히 수유 중인 영아아토피의 경우는 영아의 간이 바로 피로나 병증에 노출돼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천성아토피나 수유 중에 나타나는 아토피는 바로 엄마가 태반을 통해서 준 영양물이나 젖에 아기가 분해할 수 없는 노폐물이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영아 아토피는 노폐물 공급처인 엄마의 간을 치료해주면 저절로 낫게 돼 있다.

실제로 임상에서 영아아토피를 치료하기위해 만나는 엄마의 몸을 진단해보면 타고난 체질이 간이 허약한 것은 기본전제이고 동시에 음식이나 생활섭생을 잘못해 이미 피부증상이 있거나 역류성식도염 등의 소화기 질환을 예외 없이 갖고 있다. 따라서 엄마의 젖에는 탁한 기운이 들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간 능력으로는 그 탁기를 다 정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피부를 통해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바로 영아 아토피의 본질인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엄마한테 간과 심장(참고로 소화기염증은 대부분이 심장에서 온다)을 보(補)해주는 한약처방으로 몇 달 치료하면 엄마의 증상이 사라짐에 따라 동시에 영아의 아토피도 사라지게 된다.

아토피의 예방은 역시 간의 피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각종 화학약이나 백신, 조미료, 인공영양제, 양식된 먹을거리, 극심한 스트레스 등은 아토피를 악화시킨다. 예컨대 수유 중인 영아가 아토피로 고생하는 도중에 엄마가 외식으로 삼겹살을 파무침에 맛있게 먹었다면 거기에 들어간 조미료로 인해 다음 날 아기는 더 심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아기들의 아토피가 계속되면 아기들은 표현하지 못할 뿐이지 아기의 성격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가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므로 아기 아토피치료는 단순히 몸 증상의 치료뿐 아니라 미래의 가정의 치료라는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늘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구들이 먹는 먹을거리와 식구들의 몸과 마음이 서로 분리돼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줄로 연결돼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된다.

▶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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